• 최종편집 2024-03-27(수)
 
이단연구 신학적·신앙적 지식 갖춘 연륜있는 인사들이 나서야

한국교회는 이번 총회를 통해 이단감별사들의 폐회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는 아마도 각 교단 간의 이해가 맞물려 있는 데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그동안 본보를 비롯한 교계언론들은 일부 특정 직업적 이단감별사들의 폐해를 수없이 지적해 왔다. 그럼에도 교단들은 ‘내 일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아무런 반응도 나타내지 않았다. 그러다가 ‘인터콥’과 ‘두날개’ 등 특정교단과 관련된 인사들에 대한 이단시비가 제기되자 그 해교단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그리하여 곳곳에서 직업적 이단감별사들의 ‘갑질’에 대해 “우리도 억울하다”는 ‘을’의 주장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한기부’와 ‘한장총’ 관계자들의 이단 퇴출 선언
한국교회를 이 꼴로 만든 것은 이단감별사의 횡포를 방치한 예장통합측의 책임이 크다. 통합측은 대교단의 힘만 믿고 80년대부터 특정인사들에 대한 이단시비를 시작했다.
80년대 초 조용기 목사와 권신찬 목사에 대한 이단시비로 교계의 이목을 끈 통합측은 이후 합동측에서 전입되어온 최삼경 목사가 사실상 통합측의 이단문제를 주도하면서 한국교회 이단논쟁을 격화시켰다.
최삼경은 통합측 이대위를 업고 20여년간 60여 건의 이단 문제를 제기해 이단문제의 전문가로 등극했다. 그러자 교계에는 4인방 혹은 5인방이라는 이단감별사 패거리들이 무소부위 이단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그 폐해가 결국은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에까지 악영향을 끼쳐 한기총이 갈라지는 사태까지 벌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예견한 교계언론인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본보는 이 점을 끊임없이 교계에 환기시켜 왔다. 그 결과 이번에 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한기부) 회원들의 이단감별사들에 대한 투쟁 선언과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이단대책위원회의 이단감별사 퇴출 선언으로 나타난 것이다. 아마도 이런 선언을 보고 이단감별사들은 ‘이단연구의 활동을 방해하고 이단을 이롭게 하기 위한 이단옹호자들’의 수작이라고 오히려 비난하고 나설지 모르겠다. 그러나  교계가 직업적 이단감별사들에 대한 폐해가 도를 넘었다는 심각성을 인식한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이단은 그 열매로 안다
모든 종교활동에는 ‘이단’운동이 따른다. 특히 기독교의 복음선교는 진리운동임으로 더욱 그러하다. 역사적 기독교도 초기부터 이단과 싸웠고, 한국교회에도 이단은 끊임없이 생성돼 왔다. 그리고 지금도 한국교회에 이단은 있다. 그 지도자를 신격화 하는 교주우상주의 집단과 고대 에큐메니칼 교리를 왜곡하는 집단이 그것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그 열매로 그들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고 싶어도 그 가르침이 전통적 기독교의 가르침과 다르다는 사실이 곧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업적 이단감별사들의 문제는 그들의 열매를 기다리지 않고 자신과 다른 사람은 모두 이단으로 공격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어떤 특정인의 주변에 사람과 돈은 좀 모이는데 그 신학적 교단적 배경이나 울타리가 부실해 보이는 사람만 골라 공격한다. 그것도 ‘내가 해석해 보니 이단이다’라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운다. 아직 그가 이단인지, 삼단인지 그 열매가 열리지도 않았는데 이단이란 결론을 내어놓고, 신론이 어떻고 기독론이 어떻고 인간론이 어떻다며 멋대로 해석을 붙여 ‘그러므로 이단이다’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그것을 대교단의 이름으로 발표하니 누구나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주께서 이미 말씀하셨다. 나무는 그 열매로 좋은 나무와 나쁜 나무를 알고, 알곡과 함께 밭에 있는 가라지는 추수 때까지 그대로 두라고 하셨다. 자칫 가라지를 속아내려다 알곡도 다칠까 염려한 것이다. 이단은 한때 유행하다가 결국 소멸하게 되어 있다.

절대 ‘갑’에 대한 ‘을’의 반격
한국교회 이단연구는 대교단 이대위를 업은 이단감별사들이 절대 ‘갑질’을 해왔다. 그들이 아무개는 이단이다라고 선언하면, 그는 아무런 변명의 기회도 갖지 못한채 곧 한국교계에서 이단으로 매되되어 교계 밖으로 몰려 나갔다. 그러나 이제는 그 모양이 좀 달라져 가고 있다. ‘내가 왜 이단이냐’고 항의하고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성교회 안에서 상당한 동조자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단감별사들의 갑질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한데서 나오는 동조현상이다.
그럼에도 한국교회 이단연구는 필요하다. 그러나 직업적 이단감별사들의 부분별한 ‘갑질’은 교회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결국 교회를 분쟁과 분열로 몰아가는 것이다. 지난 주 이들로부터 이단시비를 당한 한 교회에서 일어난 피해자들의 증언에서 드러난 대로 이단감별사들은 아무런 책임없이 아무개가 이단이다라고 선언하지만, 그 순간 그 교회 구성원들은 가정과 직장에서 엄청난 고통에 휩싸인다.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한 가족들로부터 이단교회에 나가지 말라는 압박을 받다가 이혼까지 가는 경우도 생기고, 직장 동료 간에도 이단교회 멤버로 몰려 소외 당하기 일쑤이다. 그러므로 이단의 문제는 이제 단순히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신앙문제만이 아니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을의 반격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므로 이제 각 교단의 이단대책이 달라져야 한다. 이단 문제를 그 분야의 전문가라는 이유로 직업적 이단감별사들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신학적 신앙적 지식과 상식과 연륜이 있는 자들이 나서야 분쟁을 줄일 수 있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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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한국교회 이단논쟁 ‘갑’의 횡포에 맞선 ‘을’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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