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13(목)
 
수박을 쪼개며
 -평화를 위한 기도시

                           안 혜 초

수박 한 통을 반으로
쪼개 그 반쪽을
다시 또 반으로
쪼개려다가 멈칫
손놀림이 무거워 진다
절로 또 하나님 소리가
새어나온다, 가슴에서
머리에서 뼈마디 마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소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두려워 말게 히시고
다시는 이 땅이나
지구촌 어디에서건
피 흘리는 전쟁일랑
발발치 않게 하소서
싸워도 끝끝네
입으로 싸우고
가슴으로 머리로
싸우게 하옵소서
보다 큰 나와 너
보다 큰 자유
보다 큰 사랑을 위해
보다 작은 것을
비워 내게 하시고
지켜야 할 것들은
끝끝내 지킬 수 있게 하여주소서.

여름철 무더위 속에 수박은 여름을 이겨내는 상징적 과일인 동시에 우리의 내재(內在)된 정서(情緖)이기도하다.
시인은 평범한 일상의 사물적 개념을 새롭게 변용시켜 부제에서 그의미를 명명(命名)했듯이 <평화를 위한 기도시>로 환치(換置)시키고 있어 놀라운 감동을 주고있다.
시가 좁은 안존의 테두리 머믈러 있지 않고 섀로운 우주적 목소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시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염원이고 기도이기도 하다.
시인은 더욱 간절히 그리고 겸허 하게 노래하고 있다.
보다 큰 나와 너/ 보다 큰 자유/ 보다 큰 사랑을 위해/ 보다 작은 것을 /비워내게 하시고
시인은 수박 한 통의 시원하고 달콤한 즐거움 앞에서 되레 뼈마디 마디의 아픔을 노래하지않을 수 없는, 고뇌를 하나님 앞에 내려놓아야 만 했다.
이 어려운 현실을 누가 혼자 감당해낼 수 있을까 , 전쟁과 분단과 두려움….
그러나 끝내는 더 큰 자유와 더 큰 사랑만이 절대적 가치로 다가올 미래를 기도하며 지켜나갈 것을 믿는다.
비로소 우리는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을 두레상에 둘러앉아 함께 나누어 먹는 기쁨을 상상하며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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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현수)수박을 쪼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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