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1(화)
 
감자꽃

임 인 진

그 산 밑 모롱이 돌면
열갈 물속보다 더 깊이
엎드렸던 골짜기

떨기마다 별무리로 일어서는
새하얀 깃발들

흙으로 다져 숨 쉬던
올올(兀兀)한 소맘들이
저린 가닥에 맺혀

하늘하늘 피어오르는
아릿한 향기

그 밭머리 돌각담 돌아들면
가슴 가득 고였던 눈물이
소르르 녹아내린다

한여름 산간 마을에는 아무도 없다. 산비탈에 비스듬히 누운 감자밭, 흰색과 보라색 감자꽃들이 뜨거운 햇살을 온 몸으로 받으며 피어난다. 열길 물속보다 더 깊은 산곡山谷…
시인은 전설 속의 이야기를 도란 도란 듣고 있다.
척박한 산간의 감자밭은 아무도 가꾸지 않아도 꽃은 피어나고 흙 속에서는 알알이 감자알이 영근다 소망과 결실의 꿈은 올올한 소망으로 자라고, 흰 꽃떨기들은 이내 별들과 무리지어 별 떨기가 되고, 감자꽃은 별이 되기도 하고 새하얀 깃발을 흔들며 또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일까.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이 아리게 저려 오기도 한다.
그 정겨운 해후(邂逅), 얼마나 참고 견디었을까. 열길 물 속보다 더 깊이 고여있던 그리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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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현수)감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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