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학(鶴)
물 얼기 전 피라미마저
일찌감치 사라진 강
굽이진 수변엔
마른 갈대 침묵이고
새파란 물 가운데 홀로 섰는 학이다
무슨 소식 바람인가 가는 목 높이 뽑고
붓같이 꼬리 내려 누굴 그리고 있는지
외다리 발 시릴 텐데
꼼짝하지 않는다
혼자란 기다림이라는 말
지나는 이에게 이르려는 듯
땅거미 지는데도
움직일 줄 모른다
한 폭의 겨울 풍경이다. 일명 두루미라고 불리워지는 겨울 철새 한 마리, 새파란 물 가운데 시린 발목을 담그고 홀로 서 있는 모습은 신비롭고 처절한 고독과의 대면이다. 서걱이며 울던 갈대도 바람 없는 날은 잠잠히 침묵하고 있다. 살얼음 얼기 전 피라미 떼도 자취를 감추어 버린 강에는 적막만이 맴돌고 있을 뿐이다. 강물에 외다리로 서 있는 학 한 마리 무슨 생각에 잠겨있을까, 긴 목을 빼고 아무르 강의 습지에서 오는 바람소리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붓 같은 꼬리로는 편지를 쓰고 있을까, 러시아의 아무르 강이나 쿠시로 습지에 보낼 그리운 편지를 쓰고 있을게다. 멀리 동토의 기억들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시인은 겨울학의 그리움을 알고있다. 이 용 대
물 얼기 전 피라미마저
일찌감치 사라진 강
굽이진 수변엔
마른 갈대 침묵이고
새파란 물 가운데 홀로 섰는 학이다
무슨 소식 바람인가 가는 목 높이 뽑고
붓같이 꼬리 내려 누굴 그리고 있는지
외다리 발 시릴 텐데
꼼짝하지 않는다
혼자란 기다림이라는 말
지나는 이에게 이르려는 듯
땅거미 지는데도
움직일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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