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04(월)
 
자상한 정다움으로
                                 추 영 수
바쁘다 바쁘다의 바다 속에 빠져
개헤엄으로 허우적거리다가
알뜰한 눈짓
살가운 숨결
그만 놓치는 일
없게 하여 주옵소서

둑길 지름길
서두르는 내 차바퀴에
행여라도 깔려
신음하는 여린 풀잎
없게 하여 주옵소서

풀숲에 숨어서 기다리는
풀벌레들의 간절한 두근거림에
달빛 되어 이슬 되어 귀 기울이는
자상한 정다움으로 기도하는 시간만은
꼭 허락하여 주옵소서.


일상은 멈추지도 쉬지도 않고 숨 가쁘게 한다. 바쁘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듯 강박 관념에 끌려 다니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시인은 개헤엄 치듯 허우적대는 일상 속에서도 하나님의 섭리와 참 뜻을 헤아리고 있다.
알뜰한 눈짓, 살가운 숨결,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안다. 그래서 시인은 겸손한 고백성사를 하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심히 주변을 다치게 하는 일들이 행여 있었는지 모른다.
험한 길, 가파른 길, 서두르는 길목에서도 쉼 없이 기도하고 은총을 기다린다. 보잘 것 없는 작은 생명 하나에게도 자상한 정다움으로 다가가고 있다. 한 해를 돌아보면 놓치고 지나쳐 버린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서두르는 내 차바퀴에 깔려 신음 하는 여린 풀잎 없게 하소서” 시인의 간절한 노래와 기도문이 오래도록 울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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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현수)자상한 정다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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