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15(토)
 
옥수역

 정 재 영

일하러 나가거나 돌아온는 길에, 한강 동호대교 위에 있는 지하철 3호선 옥수역에서 내린다. 남한강이나 북한강이 두물 머리에서 만나 흘러오듯 어느 젊은 날 우리도 그랬지, 감사하는 마음이라도 남겨두려 암사동을 돌아오는 긴 행렬에게 마음으로 거수를 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넓어지는 강폭을 호수려니 여긴 날, 갇힌 곳에서 쓸려 내려온 길에 한 번 쯤 교각도 인연이라 여겨 쓰다듬고 지나가는 서향 길의 노을 쓰러지는 이른 겨울 강에 손짓 한번 하고 다음 전철을 탄다.

잊힌 사람이나 잊어야 할 사람, 모두 떠나간 하루의 사람들, 언젠가 바다에서 다시 만날 강물 위에 올린 마음, 전철도 강 위에 역을 만들어 잠시 쉬어가듯 옥수역에 잠깐 내려 흘러가는 강물에게 하루를 실어 보낸다.

“전철도 강 위에 역을 만들어 쉬어가듯” 시인은 쉬어가듯 시를 짓고 있다. 잠시 삼상(三上)의 시인을 떠올려 본다. 시인의 품위로나 시의 품질로도 가장 우수한 시를 가리켜 은유로 일러주는 말임에 시인의 시심이 아름답게 아롱지는 시(詩) 옥수역은 침상의 시인이 지은 시임을 부정 할 수 없다. 삶을 그리워하고 그 삶이 그리워진다. 절박하거나 용암같이 분출하는 시간이나 거리의 질주하는 시간을 너머 조용히 그의 진실을 관조하고 있다.
“남한강이나 북한강의 두물 머리에서 만나 흘러오듯 젊은 날 우리도”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도 유정(有情)함을 보인다. 강물을 인생처럼 바라 본다 그리고 강물의 긴 행렬에 거수를 한다 교각도 쓰다듬고 붉은 노을과도 교감(交感)하며 강물처럼 만났다가 떠나간 사람과 시간 앞에서 관조한다. 옥수역에서 잠깐 강물과 함께 머물다가 또 새로운 침상의 시를 지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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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현수)옥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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