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8(화)
 
그댄 몰라도

임 경 원


이 가난한 가슴 속에
한 사람만
조용히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

슬플 때 꺼내서
위로를 얻고
기쁠 때도 꺼내서
같이 기뻐하고

아무리 해도
좋은 생각 떠오르지 않아
내 영혼 침잠해 갈 때도
마음 속의
그대 생각하며
이 우울한 마음 다스리고

불 꺼진 방 안에 혼자 누워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 못 이뤄도
이 마음
외롭지 않도록
힘들지 않도록

내 이 작은 가슴 속에
한 사람만
조용히 같이 살아 주었으면
좋겠다

“거울아 거울 아 누가 제일 예쁘니?” 동화 속의 백설 공주가 되어 버린 시인의 아름다운 독백이 시의 전문(全文)에 드러나 있다.
인간의 정신구조 안에 있는 shdow (그림자), 그것이 어둡거나 밝거나 아름답거나 그렇지 않거나 내적 자아 속에 숨어 있어서 외적 세계를 넘나들고 있지 않을까.
그댄 몰라도 내 / 이 가슴 속에 / 한 사람만 / 조용히
미래 가상법이 아니라 이미 그 마음 속에 크고 아름다운 한 사람이 존재하고 있음이 시인의고백이 되고 있다. 슬플 때나 기쁠 때 함께 기뻐하고 위로하는 마음 깊은 곳에 자리 하고 있는 그 존재의 의미는 누구일까, 마음 속에 의지하고 있는 절대적 실체야 말로 가파르고 힘든 삶, 영혼 까지도 침잠해 버리는 어려움도 극복할 힘이 되고 있다.
멀리 떠나 있는 사랑하는 연인(戀人)일까, 정신적 멘토 일까, 육신으로 오셔 우리 곁에 계시는 예수님 일까,다의적(多義的) 의미가 부여되는 시의 상징성 때문에 많은 상상력이 동원되는 기쁨을 맛보게 된다.
분명 혼자 있는 어두운 방안에서 잠 못 이루고 있어도 조용히 속삭이며 함께 있어주는 내면 속에 그는 작은 가슴 속에 커다란 존재로 함께 동행해 주고 있음을 안다. 그대에게 아직도 은밀한 사랑을 고백하지 않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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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현수)그댄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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