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
“다 이루었다”
십자가에 달린 서른세 살의 청년의 한 마디
이십이억 지구인이 ‘아멘 아멘 ’
경베를 한다.
해마다 봄이 증명하는 낙엽의 부활
소멸과 완성이 하나라는 복된 소식
그 소멸의 첫날인 오늘
낙엽이 진다, 나도
한 사흘 푹
잠이나 자야겠다.
24 절기 중 열아홉 번 째가 立冬이다. 霜降과 小雪 사이의 절기다. 스산하고 어두운 계절의 암시다. 입동은 겨울을 앞 세우고 와 있다. 자연계의 모든 생명 앞에 죽음을 암시하고 있다. 시베리아 벌판 凍土의 칼바람이 날을 세우고 불어온다.이 무 권
“다 이루었다”
십자가에 달린 서른세 살의 청년의 한 마디
이십이억 지구인이 ‘아멘 아멘 ’
경베를 한다.
해마다 봄이 증명하는 낙엽의 부활
소멸과 완성이 하나라는 복된 소식
그 소멸의 첫날인 오늘
낙엽이 진다, 나도
한 사흘 푹
잠이나 자야겠다.
모든 나무와 풀과 꽃들은 시들어 땅으로 떨어져 그들의 생명을 마무리 한다. 鬱鬱하던 숲은 죽음처럼 동면에 들어간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인은 입동은 곧 소멸이요, 소생이라고 복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입동과 입춘의 묘한 대립과 공존이 희망이다. 죽음은 부활이라는 것을 예수님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며 남기신 “다 이루었다”는 話頭가 인류의 새 생명이고 희망이다. 낙엽은 곧 새로운 생명으로 소생되고 우리 생명도 부활의 생명이 된다는 진리를 안다.
T.S 엘리엇은 그의 시 ‘황무지’에서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 봄비로 잠든 뿌리를 깨운다.”라고 노래했음에, 어둡고 우울한 시어와 이야기 조각들이 지성적 詩句로 표현되며 죽음이 결코 죽음으로 매장되지 않고 다시 소생하게 됨을 경험 하게 된다.
나뭇잎은 떨어져 흙으로 돌아가도, 입동 앞에 서 있는 나무와 우리는 영원한 죽음이 아닌 부활 생명으로 돌아감을 시인은 明徵하게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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