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하성 총회 WEA 참여 ‘잠정보류’··· 이영훈 목사 공동위원장직 유지 불투명
- 민족복음화 내부 공문에 이영훈 목사의 WEA 공동위원장 사임 명시
오는 10월로 예정된 'WEA서울총회'에 대한 한국교회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조직 내부도 점차 금이 갈 기미가 보이며, 주변의 우려를 사고 있다. 현재 공동위원장으로 WEA서울총회를 이끌고 있는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의 거취에 대한 잡음이 적지 않은 상태인데, 이미 이 목사가 대표총회장으로 있는 기하성 교단에서는 WEA에 대한 참여를 잠정보류키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본지가 입수한 민족복음화운동본부(총재 이태희 목사)의 공문을 보면, 이영훈 목사의 'WEA서울총회 공동위원장' 사임 부분이 직접적으로 명시되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오정현 목사에 보낸 해당 공문에서는 이 목사가 더 이상 공동위원장을 함께할 수 없다고 통보하고 있다. 이 목사는 민족복음화측이 준비하는 '2027 민족복음화대성회'의 대회장도 맡은 상태다.
민족복음화측은 "WEA를 극렬히 반대하는 교단들과 목회자들이 많이 있어 한국교회의 화합과 일치를 위해서 이영훈 목사님이 WEA서울총회 공동위원장에서 사임키로 했다"며 "이는 이영훈 목사와 민족복음화 회원들의 합의하에 이뤄진 결정"이라고 명시했다.
안 그래도 반발이 큰 WEA서울총회를 강행해야 하는 조직위원회 입장에서 혹여 벌어질 지 모르는 이영훈 목사의 사임은 여러모로 결정적 타격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단체를 배제한 WEA서울총회 개최가 가뜩이나 대형교회를 앞세운 오 목사의 과도한 욕심이 아니냐는 비난이 큰 상황에 이 목사마저 빠진다면 그나마 갖고 있던 '교회 연합'이라는 명분마저 잃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 12월 27일, 작성된 해당 공문은 실제 오 목사측에 전달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목사측 역시 공문과의 관련성을 부정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교계 관계자들은 총회 준비에 있어 오 목사와 상당한 온도차를 보이는 이 목사의 거취에 대해 여러 의구심을 쏟아내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이 목사가 근래 WEA서울총회와 관련해 다소 미온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은 부정키 힘들어 보인다. 실제 이 목사는 지난 달 열린 WEA서울총회 사무실 개소식에 참여치 않았다. 일정상의 문제일 수도 있으나, 공동 주최자가 빠진 개소식은 충분히 명분있는 추측들을 양산했고, 특히 지난해 11월 WEA서울총회 조직위원회 발족식 때 WEA의 가장 적극적인 협력자로 꼽힌 장종현 목사가 참석치 않은 점을 회자시켰다.
결정적으로 여의도 관계자는 근래 이 목사가 속한 기하성 여의도총회에서 WEA의 참여와 관련해 논란의 진위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참여를 보류키로 했다는 점을 확인해 줬다.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이 목사 역시 총회 결의에 따라 사실상 WEA서울총회에 대한 참여를 보류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WEA서울총회는 사실상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 단독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반면, WEA 반대 진영은 시간이 지나며 점차 힘이 붙고 있는 형국이다. 먼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고경환 목사)가 총 3차례에 걸쳐 반대포럼과 끝장토론을 예고했고, 예장합동 호남권 목회자들은 ‘WEA 서울총회개최반대연합회’를 조직하고 본격적인 반대 운동에 나서고 있다.
이제 고작 반년 앞으로 다가온 WEA서울총회의 결말이 과연 어떻게 될지 벌써부터 교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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