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 “예수는 신화가 아니다”
기독교변증선교연구소(소장 박명룡 목사)와 변증전도연구소(소장 안환균 목사), 청주서문교회가 함께 주최하는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가 지난 11월 8일, 청주 서문교회(담임 박명룡 목사)에 개최됐다. 성경과 기독교 신앙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응답하고, 역사적 근거에 기초해 성경의 신뢰성과 유일성, 복음의 진실성을 밝히고자 하는 이번 세미나에는 전국에서 함께한 목회자, 신학생 등으로 성황을 이뤘다.
먼저 구약 성경에 대해 한국구약학연구소 소장 차준희 교수(한세대)와 이삭 교수(연세대)가 고고학적·역사적·해석학적 입장에서 발제했다.
차준희 교수는 ‘창세기, 고대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베낀 것인가?’라는 강의에서 창세기 1-11장의 창조와 『길가메시』, 『에누마 엘리시』 등 메소포타미아의 창조 신화 문서들을 구체적으로 비교한 후 창세기는 고대근동 신화를 베낀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소재로 삼은 것이고, 이를 통해 당시 신화를 반박 또는 조롱하면서 이와 비교되는 야훼 하나님의 독특성을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차 교수는 “신화가 ‘신들의 이야기’라면, 성경에 신화는 없다. 성경은 야훼 유일신앙(Yahweh-Monotheism)을 처음부터 끝까지 밀고 나가고, 야훼 하나님 외에 어떤 신도 인정하지 않는다. 성경은 다신론적 신화가 들어올 자리는 없다”며 “태양과 달, 바다와 리워야단 등 고대 사회에서 숭배하던 자연들을 성경은 탈신화화(de-mythologization)하고 탈신격화(de-divinization)하고 있다. 창세기 1-11장은 고대근동, 특히 바빌로니아 자료들을 꾸준히 ‘바꾸어 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성경은 다양한 문학 양식을 포함하고 있다. 성경은 신화와 민담, 동화와 우화 등 다양한 양식들을 총동원해 하나님의 의중을 표현했다. 어떤 문학적 양식인가보다, 의도가 중요하다”며 “본문의 의도는 양식보다 맥락이 결정한다. 성경은 세상에 둘도 없는 유일하신 ‘하나님의 눈으로 역사를 해석한 독특한 책’이다. 성경 속 신화 같은 이야기를 어떻게 봐야 할까? 양식보다 맥락을 보고 해석하면, 하나님의 의도가 보인다. 성경에 ‘신화적 본문’은 있을지 몰라도, 신화는 없다”고 정리했다.
이어 이삭 교수(연세대)는 ‘구약성경, 꾸며낸 이야기인가: 고고학과 역사적 접근’이라는 제목으로 성경의 역사적 진술들이 고고학적 비문학적 자료와 교차할 때 얼마나 높은 신빙성을 획득하는지를 입증하고자 했다.
이삭 교수는 “성경은 종종 특정 종교 즉 기독교와 유대교의 신학적 이데올로기에 편향돼 있다는 이유로 객관성이 부족하고 신뢰하기 어려운 고대 문헌으로 오해받아 왔다”며 “그러나 성경 내용은 다른 지역 고대 중세사보다 풍부한 고고학 문헌 사료를 보유했고 이 기록들이 실제 역사적 현실에 뿌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다윗 왕조 존재를 증명하는 텔 단 석비의 ‘다윗의 집’ 기록, 다윗성과 오펠·기브아티 발굴지에서 확인된 기원전 10세기 행정 건축물과 토기들은 통일 왕국의 실재를 뒷받침한다”며 “하솔·므깃도·게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육방 성문과 포곽식 이중 성벽은 솔로몬의 건축 사업과 일치하며, 카르낙 신전 부바스티트 대문의 셰숑크 1세 지명록은 성경이 전하는 시삭의 침공을 역사적으로 재구성하게 한다”고 전했다.
신약 성경에 대해선 박명룡 목사가 검증에 나섰다. ‘예수 이야기, 신화인가 역사인가?’라는 제목으로 그는 “인터넷에는 ‘예수는 허구의 인물이고 고대 신화에서 모방한 것’이라는 자료가 넘쳐난다. 그 대표적인 책은 『예수는 신화다』로, 지난 20여 년간 젊은이들 사이에서 꾸준히 읽혔다”며 “예수 이야기는 고대 신비종교들에서 각색된 허구적 신화에 불과하고, 대표적으로 ‘부활’도 고대 지중해 세계 신비종교들을 각색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젖먹이는 이시스 여신상과 성화 속 젖먹이는 성모상, 오시리스와 디오니소스, 미트라스의 부활, 미트라스교의 성찬식 등 기독교와 고대 신비종교 간 유사한 면에 대해선 “기독교 이전에 실제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고대 신비종교 신인신화(godman)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비종교에는 기독교처럼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죽고 부활하는 성숙한 내용은 등장하지 않는다”며 “결국 기독교가 신비종교를 모방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신비종교들이 기독교의 핵심 교리들을 모방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박 목사는 “그러므로 예수 이야기가 신화라는 주장들에는 학문적 근거가 없다. 역사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예수 이야기는 실제 사실이고,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은 실제 역사 속에서 생생하게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이었음이 명확하다”며 “예수는 신화가 아니다”고 정리했다.
끝으로 안환균 목사는 ‘기독교 복음, 팩트체크’라는 제목으로 과학만이 합리성을 인정받는 시대, 성경이 말하는 천지창조의 의미를 요한복음 1장 속 ‘로고스(말씀)’의 의미를 중심으로 현대철학과 논리학, 과학 등을 동원해 풀어냈다.
안환균 목사는 “성경이 선포하는 창조의 원리가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관찰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한계를 가진 과학으로 다 설명될 순 없다. 과학과 신앙은 하나가 다른 하나를 직접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관계가 아니다”며 “그럼에도 기독교 변증은 창조 세계를 관찰하는 과학과 성경적 창조 사건의 공통분모를 찾아 논리적으로 연결지으려는 작업을 끊임없이 수행하고자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 목사는 “성경의 하나님이 말씀이자 사랑이신 존재라는 진리를 기반으로 한 성경적 창조 신앙은 단지 종교적 교리 차원을 넘어, 오늘날 인류가 마주한 존재론적 질문과 과학적 탐구에 의미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며 “아무것도 아닌 우연에서는 수많은 시간이 지나도 정교한 질서와 정보를 갖춘 세상 만물이 도출될 수 없다. 세상은 우연히 생겨나지 않았다면, 누군가에 의해 창조된 것이다. 그 사이 어중간한 제3의 옵션은 없다”고 했다.
안 목사는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말씀이신 예수님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사건, 곧 말씀의 성육신은 비가시적 하나님이 가시적 존재로 시공간 안에 들어오신 사건이다. 서로 다른 세계관을 반영하는 히브리어 ‘다바르’와 헬라어 ‘로고스’가 예수님 안에서 통합되는 것”이라며 “다바르는 ‘말은 곧 행위이고 말하면 그대로 이뤄진다’는 뜻이고, 로고스는 ‘말은 존재의 논리요 질서의 근원’이라는 뜻으로, 이 둘은 예수님 안에서 능동적이고도 인격적인 실재가 된다”고도 했다.
황윤관 목사는 “교회 안에는 별다른 지적 의문 없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다수이고, 교회 밖에도 기독교에 대한 맹목적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라며 “기독교 변증의 본질적이고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대화’이나, 이는 쉽지 않으므로 차선책으로 기독교에 지적 질문을 가진 이들을 이런 컨퍼런스로 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