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청소년들이 학업과 진로 문제, 대인관계 갈등문제,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적 문제 등을 경험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사건으로 청소년들이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모방 행위가 발생될 것 같아 염려가 된다.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의 사회학습이론에서는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모방학습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모방학습은 타인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는 단계, 관찰한 행동을 기억하는 단계, 그리고 이에 따라 기억한 행동을 자신의 행동지침으로 받아들이는 단계, 관찰행동의 수행여부를 결정하는 동기화 단계 총 4단계로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팬들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각종 언론 및 매체에는 그녀의 죽음 기사가 넘쳐난다. 그녀를 죽음을 이해하고 애도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마치 죽음을 문제해결의 한 방법인 것처럼 미화하고 합리화한다.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던 사람들이 그녀와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고 그녀의 행동을 모방하여 자살이나 자살시도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실제로 통계청 사망원인 발표(2019)와 여러 연구에서 나타난 유명 가수, 배우, 정치인의 죽음 이후에 자살률이 증가했다는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행히 보건복지부와 한국기자협회에서는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을 만들어 신중하게 보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 이후 보도를 보면서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권고기준에 의하면 자살 사건은 주요 기사로 다루지 말아야 하는데, 일부 매체에서는 자살을 너무 지나치게 부각하였으며 ‘사망’, ‘숨지다’와 같이 객관적 사망 사실을 표현해야 하지만 ‘스스로 목숨끊다’ 또는 ‘극단적인 선택’과 같이 자살을 의미하는 표현을 무분별하게 사용하였다. 또한 구체적인 자살방법,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이 또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하지만 자살과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 사용을 자제하고 보도 말미에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 정보를 제공한 것은 바람직한 변화이다.
유명인의 자살보도는 모방자살을 일으킬 수 있다. 만약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이 잘못된 자살보도를 보고 자살 시도를 하게 된다면 그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사람의 생명보다 더 큰 보도의 가치는 없다. 다시 높아진 자살률을 낮추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언론의 자율적인 규제 노력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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