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12(목)
 
오늘의 한국교회가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는 우려들이 팽배해 있다. 이런 위기에서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라는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다. 여러 가지 방안이 제시될 수 있으나 가장 원시적인 대답으로. 김남식 박사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를 특별기획으로 싣는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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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무런 생각도 없이 사용하고 있는 ‘평신도’라는 용어가 과연 성경적이며 우리들이 그대로 사용해도 좋은 용어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때가 되었다.

문제의 탐색
만인제사장론을 주창한 기독교회가 계급주의적 사고와 표현들을 하고 있다. 한국교회에 통용화 되고 있는 ‘평신도’라는 단어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어느 목사가 ‘평신도를 깨운다’는 책을 내고 제자훈련을 시작하여 폭발적 호응을 받았다. 그 여파는 아니어도 이 용어가 한국교회의 계급주의를 나타내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다.
‘평신도’라는 용어는 성직자가 아닌 일반교인을 의미하는데 그러면 성직자는 ‘고(등)신도’나 ‘특(별)신도’인가? 그런데 근래에 와서 계급이 세분화 되어 ‘중직자’라는 단어가 생겼다. 목사는 성직자, 장로·안수집사·권사 등은 중직자, 서리집사와 일반 교인들은 평신도라는 3계급이 된 것이다. 앞으로 이것이 더 세분화될까 염려된다. 장교도 위관, 영관, 장군으로 나누어지듯이 성직자도 이렇게 나누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까?

사례의 탐구
의식있는 목사들 가운데 이런 용어의 사용을 바꾸자고 하는 이들이 많다. 그 중 부산 제2영도교회 신인범 목사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신 목사는 개혁신학을 파수하고 실천하는 현장사역자이다.
김남식(이하 김): 한국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교회 용어 중에 성경적이 아닌 것이 많다. 그 중 하나가 ‘평신도’라는 용어이다. 이 어휘의 유래가 무엇인가?
신인범(이하 신): ‘평신도’라는 어휘의 유래로 영어 단어 ‘Laity’는 ‘평신도’를 뜻하는 말인데, 헬라어인 라이코스(laikos)로 라오스(laos)에서 파생된 말이다. 즉 ‘일반백성’을 의미한다.
김: 교회사적 측면에서 이 용어가 어떻게 사용되어 왔는가?
신: ‘평신도’라는 말은 주후 2세기 경 클레멘스가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그는 고린도인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때 처음으로 대제사장, 제사장, 레위인과 구별되고 직분 없는 자들을 ‘평신도’로 불렀다고 한다. 그 이후에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가 ‘성직자와 평신도’의 혼인에 대하여 언급하는 부분에서 사제와 대조시켜 ‘평신도’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 이후에 로마 가톨릭에서 이 단어를 사용했다.
김춘근 교수의 주장에 의하면 평신도 제도는 계급구조가 분명한 천주교에서 시작했다. 로마 가톨릭에서는 그 직위를 교황, 추기경, 대주교, 주교, 성직자 그리고 평신도로 나눈다. 또한 1950년대 가톨릭 신학자 핸드릭 그래머, 반 룰러, 이반 콩가르가 평신도 신학을 주창해 ‘평신도 개념’을 고착화 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김: 그러면 ‘평신도’라는 용어가 성경에 나와 있는가?
신: 평신도란 용어는 성경에는 나와 있지 않다. ‘평신도’의 어원인 라오스(laos)는 일반교인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인 의미로 ‘백성 전부 혹은 교회공동체 전체’를 뜻하는 말이다. ‘라이코스’ 혹은 ‘라오스’라는 말은 사도행전 4장 10절에서 처음에는 이방인과 대조되는 구약백성으로, 그 후에는 사도행전 15장 14절에서 예수를 믿는 이방인을 포함한 새 이스라엘, 즉 신약교회를 가리키는데 사용됐다. 그렇기 때문에 ‘평신도’ 용어는 성경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 기독교회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이 용어가 주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신: 교회를 계급으로 전제해 ‘목회자’와 ‘평신도’라는 개념으로 사용됐다. 교회는 직분이 있을 뿐이지, 상하계급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교회공동체의 모든 성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섬기는 한 지체, 한 형제 자매이다. 주안에서 서로 돕고, 사랑하고, 이해하는 믿음의 삶을 살아갈 뿐이다. 그래서 ‘목회자’와 ‘평신도’라는 이분법으로 교회공동체의 조직을 구분하는 것은 교회의 참모습을 훼손하는 것이다.
김: 그러면 성경에서 ‘평신도’라는 용어 대신 다른 용어를 사용하였는가?
신: ‘믿음으로 의롭게 된 모든 자’를 가리키는 용어로 ‘성도’(61회)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했다. “무덤들이 열리며 자던 성도의 몸이 많이 일어나되”(마 27:52). “베드로가 손을 내밀어 일으키고 성도들과 과부들을 불러들여 그가 살아난 것을 보이니”(행 9:41). 이외에도 수많은 성경에서 ‘성도’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래서 교회공동체의 구성원을 지칭할 때는 ‘평신도’보다는 ‘성도’라는 용어가 성경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김: 우리는 사제와 신도로 구분하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잔재에서 벗어나 개혁자들이 주장한 만인제사장설을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회를 계급화 하고 있는데,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고 본다.
신: 모든 성도는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 직접 나아갈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사제로서의 중재자는 더 이상 필요치 않다. 왜냐하면 모두가 만인제사장(벧전 2:9)이 되기 때문이다. 만인제사장설에 근거해 볼 때에 기능상으로는 교역자와 성도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계급상의 구분이 아니기에 굳이 ‘평신도 용어를 사용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김: 용어란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우리의 사상을 표출한다. 어떤 용어를 사용하여야 할까?
신: ‘평신도’란 말 자체는 성직자라는 개념과 구분을 지으려는 의도에서 생긴 말이고, 또한 구교의 잔재이고, 권위의 산물로 변질된 용어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평신도’ 대신에 ‘성도’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성경적이지 않을까?

기본에의 복귀
언어는 사상의 표현이다. 교회를 계급주의의 틀에서 성직자와 평신도로 구분하고, 이것이 더 세분화되어 가는 우리의 현실에서 ‘성경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 중 성경적이 아닌 것을 고쳐야 한다.
‘평신도’라는 용어를 ‘성도’로 바꾸어 사용하자. 이것은 성경적 신앙을 추구하는 기본이다. 교회는 계급이 아니라 직분이 있을 뿐이다. ‘성도’들은 각자의 직분에 충성하는 믿음의 삶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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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기본으로 돌아가자 ⑧ ‘평신도’라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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