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음 和音
송 원
발코니의 미니 정원
봄이다
차가운 벽면에 기대고 서 있는 선인장
누구든 다가오면 상처를 입힐 기세로
온 몸에 가시를 세우고 있다
사막에서 그랬을까
시크라멘 토피어리 아이비와 함께
모아서 심어보았다
꽃과 가시꽃 서로 어우러져 둥글게
둥글게 살아보라고
어쩌면 가시만 세우고 있다가 차츰
휘청거릴지도 모를 가여운
가시꽃
3월이 밀치듯 들어온다
송 원
발코니의 미니 정원
봄이다
차가운 벽면에 기대고 서 있는 선인장
누구든 다가오면 상처를 입힐 기세로
온 몸에 가시를 세우고 있다
사막에서 그랬을까
시크라멘 토피어리 아이비와 함께
모아서 심어보았다
꽃과 가시꽃 서로 어우러져 둥글게
둥글게 살아보라고
어쩌면 가시만 세우고 있다가 차츰
휘청거릴지도 모를 가여운
가시꽃
3월이 밀치듯 들어온다
숲의 나무들의 키가 각각 틀리고 잎사귀가 달라도 함께 어우러진 모습은 아름답다 높낮이가 다른 여러 음이 동시에 울려 퍼지는 합창은 더욱 그 아름다운 화음에 매료된다. 시인은 화음이라는 주제에 은유적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있다.
원래는 사막에서만 살아야 하는 선인장, 어떤 인연인지 도시의 아파트 배란다의 냉냉한 벽면에 홀로 기대고 서 있는 모습은 슬프고 아리다. 피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삶을 연민으로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아열대의 건조지대인 사막에서 이주해 온 선인장은 가시를 곧추 세우고 보호본능인지 까칠하고 방어적이다.
시인은 묻는다 사막에서도 그랬을까? 동족끼리 사는 자기 영토에서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고 自問自答한다. 시크라멘, 토피어리, 아이비 등 부드러운 친구들을 모아서 함께 살아갈 영토를 만들어준다. 그냥 두어서는 안된다 독한 가시로 날을 세우다 지쳐서 쓰러지던지, 스스로 자해할 런지도 모를 일, 둥글게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거라, 불현듯 생명의 달 3월이 햇빛을 거느리고 함께 어울릴 꽃밭으로 밀려 들어온다. 아름다운 화음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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