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8(화)
 
祈願

  김 동 명

主여,

여기 無花果나무 한구루
아직 한번도 열매를 맺어보지는 못하였아오나
그렇다고 찍어 버리시지는 마옵소서
새봄을  맞어
말은 가지에 물이 오르고
잎이 퍼드러지면
날새들의 쉬임터는 될만 하오니
또한 땅우에 고요히 흔들거리는 푸른 그늘을
지나는 길손들은 반겨 하오리니
主여
열매를 맺을줄 모른다고
찍어버리지는 마옵소서.

작열하는 여름날,  민족 시인 김동명의 시 芭蕉가 절로 읊조려지는 계절이다 강원도 강릉이 낳은 시인,  남국의 꽃 파초가 치맛자락 같은 잎사귀 위에 솟아 붉게 타오르고 동해의 푸른 바다가 파도소리를 들려주며 밀려오는 듯 하다.
 그의 시 ‘기원’ 도 뜨거운 여름날 비유적으로 무화과가 은유적 대상으로 의인화 되어 간절한 기도의 시로 형상화 되어 함께 무릎 꿇게 된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느니라 (마태7:9)’ 라고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는가, 그러나 이 기도문은 하나님께 직설적 간구를 주저하지 않는다. 어떤 화려한 수사나 변명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가엾은 나무가 베어져 버리지않게 간구하는 신실한 시인의 기도문이다. 비록 쓸모없는 존재일 찌라도, 우주만물 주께서 만드신 것 중에 열매 없는 초라하고 무가치한 나무 , 이 비유적 무화과나무는 인간의 모습이기도 하다. 한 번도 주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나약한 우리들의 모습 다시 힘주어 간절한 기도를 드린다. 땅 위에서 흔들거리는 푸른 나무로 지나는 길손과 이웃의 그늘과 위로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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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현수)祈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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