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12(목)
 
에덴의 덫

민 영 진

먹어서 안 된다면
먹음직해도 안 되지

만져도 안 된다면
보암직해도 안 되지

먹어서 죽는다면
탐스럽게 보여도 안 되지

피조물이 사는 에덴
사람 가까이 덫을 놓는 심술
아름다움 살피는
여인의 심미안도 유죄다
여인의 착한 몸짓 따라 열매 맛 탐한
남자의 미각도 유죄다

위험한 물건 피조물 가까이 두고
그들 시험하는 건
창조주의 원죄 아닌가?

바람 찢어지는 소리에
허공 우러르는 두 사람
하늘이 무섭다

최초의 이 공포
누가 창조한 거냐

에덴동산은 여호와 하나님이 친히 계획하여 만드신 하나님의 동산이라고 한다(창 2: 8-15). 구약성경 헬라어 번역본에서는 에덴동산을 기쁨의 정원 이라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에덴은 인류 최초의 고향이지만 영원히 닫혀버린 고향이 되고 말았다.  하나님이 지으신 피조물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이 금하신 선악과를 따 먹고, 영원히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고 말았으니, 달랑 가죽 옷 한 벌 받아 입고 알몸을 가린 채 추방되고 말았다. 이 기막힌 사건 앞에서 인류의 역사는 새롭게 낯설고 험난한 길을 가게 되었다. 에덴에서 하나님의 금령이 되레 창조주의 원죄가 아니냐고 대드는 인간의 어처구니없는 항변을 시로 형상화 시켜놓고 있다.
시인은 에덴동산에 하나님께서 덫을 놓으셨다고 역설적으로 항변하고 있다. 덫은 원래 사람이 짐승을 잡으려고 설치해 놓는 기구를 일컫는다.
우주만물을 선하게 창조하신, 더군다나 아름다운 동산에 덫을 놓다니, 되레 하나님께 창조주의 원죄라고 대든다. 무슨 발칙한 버르장머리 인가? 시인의 철없고 무모한 궤변을 들으시고 빙그레 웃으실 듯하다. 하나님 앞에 인간은 어리석고 어린애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인간이 그 무한한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를 다 헤아릴 수 있을까..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 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 할 것이로다’ (롬11: 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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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현수)에덴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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