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시로 그린 그림
-호안 미로 <지평선 맞은편의 새들>

 김 철 교

그림자가 없다
청정한 하늘너머
살아서 볼 수 없는 세상에는

지금 여기는
스모그가 가득하고
너무나 에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기억 속에서 지워지고 있는
이마고 데이

지평선 맞은편에 있는 나라의
새들은
우리를 안타까이 바라보며
손짓을 하고 있다
당신의 원본은 아직도
오염되지 않았다고

지평선 맞은편에 있는 새들이 사는 곳, 그 곳이 곧 에덴일까?  인간의 에덴동산으로의 回歸는 가능한 것일까, 성경에서 이미 그 해답을 명징하게 밝히고 있음에도 시인은 여전히 꿈을 놓지 않고 끊임없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한 편의 시, 한 폭의 명화를 同一한 포커스에 맞추어 놓고 있다. 큐레이터의 진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몽환적이고 시적인 환상의 세계를 창조한 스페인 거장의 소박한 명화 한 폭이 기어히 한 편의 시적 모티브가 되었다. 호안 미로는 시로 그림을 그렸고 시인은 그림으로 시를 빚었다. 새들이 사는 나라는 에덴동산이고 소박한 기쁨의 정원이 아닐까, 그러나 너무 멀리 와 있다고,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의 원본이었노라고 고백 한다. 이 세상 어디에도, 지상에는 그 거룩한 모습의 원본이 없다. 이마고 데이...
아담과 하와가 몰래 선악과를 따먹기 전 까지는 하나님의 모습 그대로 였음을, 인간의 괘도 이탈 후 하나님의 계획은 수정되었음을, 지평선 너머의 새들의 손짓은 새로운 피조물로 나아가고자 하는, 새롭게  하나님을 닮아가고 있는 모습이 새로운 미래이기를 시인은 갈망하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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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현수)시로 그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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