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02-08(수)
 

임성택 교수.jpg

 

말로 제일 큰 덕()을 보고, 설화(舌禍)로 제일 상처를 입은 대통령이라면 노무현 대통령일 것이다. “아내를 버려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면, 차라리 대통령을 버릴 것입니다라는 그 유명한 노풍연가로 대통령에 오른 그가 야심차게 기획한 평검사들과의 대화에서 이 정도면 막가자는 거지요?”로 대표된 그의 설화는 임기 내내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군대 3년을 썩는다는 말로 비교적 군생활에 유감이 없던 필자를 포함한 힘들게 33개월 이상의 군복무를 마친 당시 현역 출신들의 공분을 샀었다.

 

그런데 이런 말들이 속칭 안주감으는 그리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 “이 정도면 막가자는 거지요?”라는 정도는 제법 품위 있는 집단의 뒷풀이에서 소수 한잔 놓고 , 그럴 수 있어?”라고 나무람이요, “, 죄송합니다. 분위기도 그렇고 해서...”, 뭐 이런 식으로 넘어갈 수 있는 말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군대 3년 썩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 현역 출신들의 생각이다. 징집당한 군생활이 즐거울리 없지만, 그래도 나라 지켰다는 의미 하나로 고생을 가치로 바꾸었는데, 그 수장 현역 대통령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을 때 절망한 것이다.

 

이런 딱한 모습을 윤석렬 대통령에게서 다시 보고 있다. 여론 조사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을 무렵, 기자들의 질문에 , 그런거 신경쓰지 않는다. 열심히 일할 뿐이라는 대답을 출근길에 늘어선 기자들에게 던졌다. “그런 거?”... 여론조사기관의 성향이나 표본에 대한 의구심이 있더라도, 국민의사를 대변하는 여론 조사를 향해서 그런 거라고 하면 이것은 말실수가 아니다. 어쩌면 저렇게도 말을 못할까? 아니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건가?, 아니면 알면서도 속상하니까 한번 내질러 본 걸까? 떠오르는 여러 상념을 지울 수가 없었다.

 

, 국민의 채찍으로 알고 더 겸손히 더욱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이렇게 말할 수는 없었겠는가? 그랬다면 지금처럼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겠는가? 여론조사기관에서 전화오면 시작도 하기 전에 끊어버리던 사람도 이런 대통령의 말을 듣고는 실망했단다. 사실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이제 취임 2개월 지났는데, 표본 문제 등등 이러저런 사유로 여론조사가 조작 내지 기획된 의도가 있다는 생각할 수 있기에 신경쓸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는 술자리 안주감이지, 기자 인터뷰에서 할 말투는 아니다.

 

프로 검사의 아마 대통령이란 비아냥이 공연히 나온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윤 대통령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말과 행동을 우려한다. 그 우려는 때와 장소를 구별하는데 매우 서툴다는 것이다. 같은 말도 언제 어디서 하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의미와 결과를 낳는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이런 구분을 무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체 판단력이 부족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국가 원수요 최고 결정권자이며, 그의 말 한마디가 국가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그런 그의 경박함은 상상할 수 없는 불행을 초래할 수 있음을 염려하는 것이다.

 

왜 펜이 총보다 무섭다고 하는지 그 의미를 안다면 이 염려가 결코 단순한 것이 아님을 짐작할 것이다. 지금 많은 지식인들과 뜻있는 애국자들이 윤 대통령의 입을 걱정하고 있다. 그의 실패는 곧 이 땅의 자유와 민주 그리고 미래의 실패를 의미한다. 그런 그가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여전히 검사로서의 서슬 퍼른 정권의 칼을 들고 있다. 그 모습에서 노련하고 치밀한 덕과 모범의 정치력을 볼 수 없다. 자신들을 향한 비난에 그럼 전 정권은 이보다 나으냐?”라고 응수하는 하수 대통령의 모습에서 그의 법과 원칙이 초라하게 보였다.

 

무엇보다 먼저 대통령을 바로 세워야 한다. 경박한 대통령에서 신중한 대통령으로, 술자리 화법에서 대중화법으로, 비교면피 해명에서 자기책임 설명으로 대통령의 대국민 언행을 바꾸어야 한다. 비록 극좌 야당인사의 발언이지만 탄핵과 촛불을 들먹이게 만든 당사자는 윤 대통령 자신이다. 그들이 서슴없이 탄핵과 촛불을 거론한 것은 실제로 민심이 그만큼 대통령을 이반했다는 실증이다. 여론 후각이 동물적으로 발달한 그들이 진정한 국민적 지지가 윤 대통령을 받치고 있다면 꿈에도 하지 못할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것은 대통령을 만만하게 보아도 된다는 판단이 섰다는 것이다. 그 판단의 배경과 책임은 오롯이 대통령에게 있다.

 

고금리 고물가 시대, 코로나 4차 대유행, 한일관계 복원, 북핵 문제 등등 그가 상대해야 할 대형 현안을 상대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적 지지가 없으면 절대로 불가능한 미션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가 더 겸손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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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윤 대통령, 너무 경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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