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 심만섭 목사(화평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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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심각할 정도로 분열되어 있다. 어디를 보아도 분열이 없고 다툼이 없고 분파로 쪼개져 있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특히 정치와 이념성은 가족 사이에도, 부모와 자녀들 사이에도 심각하다고 한다. 내가 목회하는 교회 권사님이 전해 준 이야기이다. 지난해 치러진 대선을 앞두고 딸과 사위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한다. ‘어머님 이번에 00후보(진보성향 후보)를 찍지 않으면 어머님과 3년 동안 왕래를 끊을 것입니다또 다른 권사님은 딸과 사위가 어른을 뵙기 위해 왔는데, 같이 식사를 하면서도 계속 진보 후보와 보수 후보를 각각 지지하는 발언으로 다투더라는 것이다.

 

최근에 모 신문사가 지난해 말 여론조사를 했는데,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이 특정 법무법인 변호사 30여 명과 새벽까지 술자리를 했다는 것이 거짓으로 판명이 났는데도, 정당을 지지하는 것에 따라 의식 차이가 확연하게 달랐다고 한다. 즉 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거짓일 것으로 믿는 사람이 77.9%이고, 아직도 사실일 것이라고 답한 것이 13.9%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러나 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사실일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69.6%를 차지하고 거짓일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11.5%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슈화된 사건이 진실이 밝혀져도 자신들이 믿고 싶은 것에서 철회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 조사에 의하면 정치성향이 다른 사람과의 식사 자리(술 자리 포함)불편하다40.7%로 나타났고, 정치성향이 다른 사람과의 결혼은 불편하다43.6%로 더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 여기에는 여당을 지지하는 층이나 야당을 지지하는 층이나 비슷한 양상이라고 한다. 또 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을 여당을 지지하는 층에서는 87.6%를 차지하고 있으나, 야당을 지지하는 층에서는 32.2%만이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는 전 정권이 방역을 잘한다고 지지했던 사람들이 84%나 된다. 그야말로 내가 지지하는 정권은 어떻게 해도 지지하고, 내가 싫어하는 정권에 대해서는 묻지마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언론사에서 역시 지난해 말, 야 국회의원 170명을 대상으로 현 정부가 진행 중인 수사가 과거 정치보복 논란과 비교할 때 어떤 느낌이 드는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여당 쪽의 의원들은 정치보복 성격을 느낄 수 없다가 80.6%, 달라진 것이 없다가 7.5%, 정치보복 성격이 약해졌다가(오히려) 4.5%, 정치보복 성격이 강해졌다가 1.5%, 모르겠다가 6.0%를 차지했다. 반면에 야당쪽 의원들은 정치보복 성격이 매우 강해졌다가 91.8%, 정치보복 성격이 조금 강해졌다가 6.2%, 달라진 것이 없다가 1.0%, 정치보복 성격 느낄 수 없다가 1.0%였다. 정치에 대하여 전문가라고 볼 수 있는 국회의원 사이에서도 자가당착(自家撞着)이 매우 강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야당 대표 수사 후 분열된 국론을 어떻게 봉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여당 의원들의 40.3%법적 시비는 법정에 맡기고 언론정치권은 수사 확대 해석을 말아야 한다고 했는데, 야당 쪽에서는 33.0%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수사 과정과 결과를 철저히 공개해 의혹을 불식해야한다는 응답이 여야 각각 29.9%, 18.6%로 나타났다. 그리고 여당 의원들은 법치국가에서 법대로 수사하는데 국론분열 발생 시각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것이 28.4%,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와 대화 등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44.3%를 차지하였다.

 

우리 사회에는 여러 가지 갈등요인이 있다. 이념갈등, 지역갈등, 세대갈등, 빈부갈등, 도농(都農)갈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최대 246조원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었는데, 이는 OECD 국가 가운데 갈등지수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런 갈등을 유발시키는 세력은 무엇보다 정치권이다. 그들의 목적은 국가의 미래를 염려하고 국가의 발전과 근간을 세우는 일보다, 당리당략(黨利黨略)에 능한 집단이다.

 

그렇다고 교회가 그들을 비난만 하고 있을 것인가? 교회부터 앞장서서 우리 사회 분열을 치유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우선 교회 지도자들의 지역색을 띤 모임부터 모두 해체해야 한다. 선교든 친교든 이런 모임 자체가 망국적 지역색을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또 지역을 기반으로 한 세력들이 힘을 합해 총회 임원을 선출하는 행위들을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각 지역에서 특정 정파를 지지하여 표를 몰빵하는 독재적, 독단적 행위들을 고쳐나가야 한다.

 

우리는 언제까지 분열과 갈등 속에서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고 패를 쪼개고 편을 갈라서 으르렁거리는 반신앙적 반성경적 세속 행위를 묵인하고 따르겠는가? 한국교회는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심을 힘써 지켜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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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시평] 심만섭 목사의 ‘분열을 치유하는데 교회가 앞장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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