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20(목)
 
  • 연합기관 간 무한 대립 예고··· 대사회적 영향력 급감
  • 코로나 위기보다 더욱 심각해진 한국교회의 '원 리더십'
  • 끝나지 않은 대통합의 꿈, 결코 포기해서는 안돼

차진태 기자.jpg

 

한때 9부 능선을 넘기도 했던 보수 연합기관 통합 작업이 올 들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한국교회의 오랜 숙원이었던 대통합을 그야말로 손에 잡힐 듯한 거리에서 놓치는 상황을 자초한 것인데, 기대가 워낙 컸던 만큼 아쉬움이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무너진 대통합한국교회의 미래가 달린 중요한 프로젝트였던 만큼 그 결과에 대한 누군가의 잘잘못이나 책임을 분명히 따져야겠지만, 그 전에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린 한국교회가 처한 오늘날의 현실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먼저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 여 한국교회가 통합을 그토록 외쳤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원 리더십의 재건에 있었다. 한기총-> 한교연-> 한교총으로 이어지는 보수 연합기관의 3단 분열 이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원 리더십이 붕괴됐고,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권위는 삽시간에 무너졌었다. 무너진 권위와 사라진 신뢰, 여기에 추가된 목회자들의 도덕적 추락 앞에 한국교회가 쌓아왔던 100년의 공든탑은 흔적조차 남지 않게 된 것이다.

 

그나마 분열의 화를 피했던 NCCK 등의 진보세력은 건재했지만, 동성애·포괄적차별금지법 등 기독교 본래적 가치마저 이념의 구호로 가리는 반기독교적 행태를 반복하며, 스스로의 고립을 자초하고 말았다.

 

결국 한국교회 회복의 관건은 보수 연합운동의 재건에 있었고, 그 핵심 작업이 바로 연합기관 대통합이었던 것이다.

 

애초 원 리더십의 붕괴에서 출발했던 한국교회의 위기는 그 유일한 해법으로 꼽힌 연합기관 대통합이 사실상 좌절되며, 위기 그 자체의 원점으로 돌아왔다. 허나 분명히 깨달아야하는 것은 지금의 위기는 이전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또 위험하다는데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분열의 고착화다. 워낙 목표에 근접하며, 교계 대내외적인 기대를 모았던 만큼, 실패에 따른 후유증 역시 그에 비례하고 있다. 여기에 이러한 과도한 실망은 앞으로도 통합은 절대 불가하다는 좌절로 이어지며, 사실상 통합을 단념케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통합 과정에서 드러난 당사자들의 행태는 한국교회 구성원들의 실망을 배가시키고 있다. 연합기관 대통합이라는 궁극의 염원을 무시한 채, 온갖 이권과 정치적 계산으로 9부능선 앞에 선 통합을 주저앉힌 그들의 행태는 사실상 교권이 통합을 원치 않는다는 씁쓸한 결론을 확인시켰다.

 

한국교회 내부에서 교권에 대한 신뢰가 다시 한 번 무너졌다면, 외부적으로는 원 리더십이라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 더욱 모호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과거에는 그나마 주요교단들이 참여하는 한교총이 부족하나마 대사회적 대표 역할을 감당해 왔지만, 올 들어 한기총이 정상화를 이뤄내며, 규모에서 얻어냈던 그 대표성마저 분산되고 있다.

 

규모에서는 한교총이 압도적일지라도, 여전히 살아있는 한기총의 네임밸류가 정상화의 기류에 맞춰 최근 급부상하며, 다시 한교총과의 교계 대표 자리를 두고 무한 대립마저 예고하게 된 것이다.

 

냉정히 이는 오히려 코로나로 한국교회가 가장 위기에 처해있던 2년 전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그때는 한교총 대표회장이었던 소강석 목사가 분명한 리더십을 갖고, 정부 및 대국민과의 소통을 주도하고 있었다. 물론 정부를 상대하는 소 목사의 방식에 대한 반대 여론도 일부 있었지만, 그 반대조차 소 목사를 한국교회 대표로 인정했기에 나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한국교회의 리더십은 하나로 모여 있었던 것이다.

 

더 큰 부분은 연합기관에 대한 무관심이다.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며, 한국교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어느새 국민들은 한국교회의 대표가 누구인지? 연합기관의 대표회장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 않는다. 이는 곧 대사회적 영향력의 감소로 이어지며, 한국교회의 사회적 존재감이 추락된 상태로 고착하게 만들었다. 한국교회가 가장 우려했던 그 것, 바로 기독교 울타리 안에 갇힌 교회가 되는 것이다.

 

통합 테이블.jpg
2021년 10월 22일에 가진 한교총 한기총 한교연 3개 기관 연석회의 전경, 연합기관 분열 이후 기관 대표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결국 한국교회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직 불씨가 살아있는 대통합 프로젝트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원탁 테이블’ ‘공동성명서등 지난 2년 전 분열 이후 처음으로 이뤄낸 의미있는 성과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여전히 포괄적차별금지법, 평등법 등 사회적 악법의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 3개 기관이 함께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공동 성명조차 내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에 대한 분명한 위기를 느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아직 대통합의 꿈은 끝나지 않았기에 누구도 결코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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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엔데믹 시대 속 ‘원 리더십’의 붕괴, 한국교회의 진짜 위기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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