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1(수)
 
  • 임성택 교수(강서대학교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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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특수학급을 담당 교사가 623일에 교실에서 학생으로부터 머리채를 잡히고 의자에서 넘어트렸다. 그 교사는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이런 폭행은 지난 2개월간 계속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교사는 학생 신상정보 노출 우려와 교사를 탓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이기지 못해 이를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 630일 양천구 모 초등학교에서도 교사가 학생들이 보는 데서 학생에게 폭행을 당했다. 618일 서초구 모 초등학교에서도 새내기 교사가 원인을 알수 없이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런 사례를 들고자 하면 슬플 정도로 수없이 많다. 나라의 백년지대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 이상의 국난이 무엇이고, 이것 이상의 위기가 무엇인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얼마전 교회에서도 필자는 황당한 경우를 보았다. 교회학교 학생이 여전도사님의 머리채를 잡아채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광경이었다. 한두번도 아니고 거의 대여섯번을 반복했다. 아버지는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다. 옆에서 지켜본 필자도 그 아이의 기세에, 아버지의 소극적 태도에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하고 물끄러니 바라보는 초라한 처지가 되었다. 그 와중에도 전도사님은 아이를 제압하거나 나무라지 않고 그 수모를 고스란이 당하고 있었다. 오히려 그 전도사님의 인내심이 높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교육이 그리고 심지어 교회조차 이렇게 되었을까? 그 언젠가 교사의 정년을 2년 줄이기 위해 교사들의 자존심과 교권을 잔인하게 짓밟던 일이 생각났다. 소위 “000세대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아이들은 대담해졌다. 아이들은 걸핏하면 112에 신고하고, 여차하면 학부모들은 선생들에게 폭언과 손찌검을 했다. 여기에 학교 당국과 정부는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적극적으로 교사들을 지켜주지 못했다. 슬픈 일이다.

 

교육이 무너지면 미래가 무너진다. 자녀가 귀하면 교사를 존중해야 한다. 왜 부모들은 이런 사실을 모를까? 그들의 눈에는 성적표와 대학 간판들만 보이는 것일까? 그렇게 키워낸 아이들이 부모는 물론 이 사회와 구성원들을 귀하게 여길 수 있을까? 그들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사람으로 살아갈지 상상이나 하고 있을까? 자기 자녀들의 허물에는 철저하게 눈감고 변명하면서, 자녀들을 향한 교사의 매, 설사 그것이 과하다 하더라고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할까? 지금 우리나라의 이 정도의 성장은 우리를 매로 때리시던 그 선생님들 덕분이다.

 

필자의 학생 시절, 우리들은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맞았다고 아버지에게 일러바치면, 오히려 무슨 맞을 짓을 했느냐고 아버지에게 혼이 났던 기억이 있다. 이것이 정상적인 교육이다. 부모는 교사를 신뢰하고, 교사는 소신에 찬 모습을 잃으면 안된다. 학교는 교사의 교권을 지켜주고, 당국은 교육의 질서와 권위를 잃으면 안된다. 적어도 교육만은 여론에 휘둘리면 안된다. 더 이상 불확실하고 조작적인 여론에 의해 우리나라의 백년지대계가 무어지면 안된다.

 

교회와 성도들은 이 문제에 대해 조금은 공격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지금 이 시대의 정치가들은 모두 여론과 표계산에 온통 집중되어 있어 이런 진지한 고민에 별로 관심이 없다. 이 문제를 본질적으로 다시 살펴보는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교회밖에 없다. 목회자들의 대오각성과 결코 방임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필요하다.

 

지금도 교사들은 교사다움을 위해 출근하고 있다. 그런 교사들에게 포기하지 말아요. 포기하는 순간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무너지고, 돌아서는 순간에 오늘의 현실이 수렁에 빠집니다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그런 교사들을 믿고 응원하고 함께 해야 한다. 조금은 더 적극적으로 지켜주고 보호해야 한다. 왜 이런 당연하고 확실한 이야기를 이처럼 진지하고 감동적으로 해야할까? 이것이 우리의 불행이요, 아픔이다. 이 불행과 아픔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은 교사들의 결의와 우리들의 응답으로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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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임성택 교수의 ‘교사들을 지키고, 그들을 응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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