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1-29(수)
 
  • 류금순 전 총회장과 이영희 총회장이 말하는 중앙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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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금순 전 총회장(왼쪽)과 이영희 총회장(오른쪽)

 

임마누엘 신앙으로 교회개혁의 새로운 지평을 연 한국교회 여목의 산실, 대한예수교장로회 중앙총회가 위기를 넘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교단 개혁을 각고의 노력으로 결국 일궈내고, 그 과정에서 24번의 법정 소송까지 모두 승소하는 전무후무한 기록까지 남긴 중앙총회는 이제는 교단을 넘어 한국교회 개혁의 새로운 상징이 됐다.

 

지난 20189, 한국교회를 경악케 했던 최악의 정기총회 파행 사태 이후, 전례없는 위기를 맞았던 중앙총회는 당시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기적과도 같은 회복을 이루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류금순 전 총회장과 이영희 현 총회장이 있었다. 비대위를 안팎으로 이끌며 위기를 극복하고 교단의 새로운 날을 연 두 지도자는 이제 위기를 넘어 회복을, 회복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교단의 개혁 1기를 이끈 류금순 전 총회장과 새롭게 개혁 2기를 맡게 된 이영희 총회장을 함께 만나, 중앙의 지난 시간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차진태 기자: 먼저 지난 54회 총회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불과 수년 전까지 분쟁을 겪었던 교단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분위기가 좋았다. 그야말로 축제 그 자체였는데, 두 분의 감상은 어떠했나?

 

이영희 목사: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 말고 무엇이라 더 표현하겠나? 정말 눈물 나올 정도로 감사한 시간이었다. 우리 총회원들 그동안 정말 많은 시련을 겪지 않았나? 중앙총회가 온전히 회복된 것에 대한 총회원들의 기쁨이 그대로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 우리 류금순 전 총회장님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류 전 총회장님께서 그동안 힘든 짐을 혼자 짊어지고, 크고 작은 싸움을 이어나가실 때 정말 옆에서 보기 안타까웠는데, 그 간절함에 하나님께서 우리 총회를 기억해 주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24번의 전승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 아니고는 설명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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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금순 목사: 이런 날이 언제 오나 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이렇게 무사히 총회장을 마치고 인터뷰까지 하고 있다니 감상이 남다르다. 우리 중앙의 개혁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였고, 모든 총회원들이 주인공 되어 이뤄낸 기적의 승리였다. 절대 나 혼자만의 공이 아니다. 오히려 한없이 부족한 저를 믿고 지지해 준 총회원의 절대적 신뢰가 우리 개혁이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였던 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 이영희 총회장님의 공이 너무 컸다. 비대위가 출범하고 가장 힘든 면은 역시 재정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밑바닥에서 개혁을 시작할 때 기꺼이 재정을 담당해준 분이 우리 이 총회장님이다. 이 총회장님의 헌신이 있어 비대위가 일을 할 수 있었다.

 

이영희 목사: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말씀에 절대 공감한다. 우리 중앙의 여목들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헌신적인 분들이다. 비대위 시절 류 전 총회장님께서 제게 후원금 조달을 맡기셨는데, 그 때 정말 많이 놀랐던 것은 후원금 통장에 나타난 우리 총회원들의 무한한 헌신이었다. 제가 연락도 드리지 않았는데, 저를 모르는 분들까지 후원금을 보내 주셨다. 교회 보증금까지 빼서 후원금을 보내오시더라. 금액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그 후원금에는 자신이 얼마나 우리 비대위를 응원하고, 중앙의 회복을 위해 함께하고 있다는 의지가 명확히 새겨있었다.

 

교단 개혁 위해 교회 보증금까지 기꺼이 후원해 준 중앙의 여목들

모두의 헌신이 있어 교단 개혁 승리할 수 있었다.

고 백기환 총회장님은 시대를 내다보신 분··· 그릇된 편견 속 과감히 여목제도 실시

 

차진태 기자: 당시 총회원들이 하나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류금순 목사: 임마누엘 정신이다. 우리 총회의 정체성이자, 설립자이신 고 백기환 총회장으로부터 받은 가르침이다. 지금 생각해도 백 총회장님은 정말 대단하신 분이다. 우리 여목들을 통해 위기를 대비하신 것인데, 알게 모르게 우리를 영적으로 늘 훈련하셨고, 무엇보다 임마누엘 정신이라는 절대 승리의 가치를 일깨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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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목사고 백기환 총회장님은 정말 시대를 내다보신 분이다. 지금은 예장통합측을 포함한 대부분의 교단이 여목제도를 실시하고 있지만, 교단 설립 당시만 해도 한국교회는 여목에 대한 매우 안좋은 인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백 총회장님은 시대의 그릇된 편견 속에서도 과감히 여목제도를 실시하고 한국교회를 선도했다. 여성 사역자들의 도약을 막았던 유리천정을 깨고 한국교회에 여목시대를 과감히 선포한 것이다. 그 결과 지금 어떠한가? 일찌감치 깨어난 우리 중앙은 현재 한국교회 여목들을 대표하는 총회가 되어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차진태 기자이번 54회 총회 이슈를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이영희 목사님이 총회원의 압도적 지지로 총회장이 되셨다. 예상하셨나? (이번 54회 총회에서 이영희 목사는 송순자 목사와 함께 경선에 펼쳐 총 280명 중 237명의 지지를 얻어 총회장에 오른 바 있다)

 

이영희 목사: 어떻게 예상했겠나? 무조건 2차 이상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놀라운 결과였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밖에 고백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함께 경선해 준 송순자 목사님 정말 존경한다. 정말 훌륭하신 분이신데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 총회를 위해 큰 일을 하실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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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장 선거 경합을 펼친 이영희 목사(좌)와 송순자 목사(우)가 류금순 목사(가운데)와 함께 웃고 있다.

 

류금순 목사: 이번 선거는 이영희 총회장님에 대한 총회원들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다. 그만큼 총회를 위해 전심으로 헌신하셨고, 또 많은 일을 하셨다. 지금은 중요한 시기다. 위기는 끝났지만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이영희 목사님 같은 훌륭한 분이 총회장이 되신 것이 너무 감사했다. 우리 총회원들의 선택이 정말 자랑스럽다.

 

이영희 목사: 류 전 총회장님께서 겸손하게 말씀하시지만, 사실 우리 중앙 역사에 그야말로 이름을 새길 정도로 큰 공헌을 하신 분이다. 류 전 총회장님께서 비대위를 이끌지 않으셨다면, 총회장을 맡지 않으셨다면 우리 중앙이 오늘과 같은 영광을 누릴 수 있었을까? 아마 힘들었을 것이다. 총회장을 하시며 한때 몸무게도 10kg 이상 빠지신 것으로 안다. 겉으로는 평안히 얘기하시지만 칠흑같은 어둠 한복판의 망망대해 위에서 수천명이 탄 배의 키를 쥐고 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부담이었을 것이다.

 

류금순 목사: 어디 나만 그랬겠나? 비대위의 깃발을 든 모든 분이 그랬고, 또 진리를 택한 우리 총회원 모두가 똑같은 고난을 겪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이 참으로 행복하기도 했다. 모든 분이 한 몸이 되어 보내준 신뢰는 작고 힘없는 내 몸이 주저앉을 때마다 뒤에서 나를 다시 일으켜줬다. 이 총회장님도 기억하시지 않나? 우리 비대위가 출범하고 처음 속초에서 하계수련회를 했을 때, 행사 당일 얼마나 두려운 마음으로 교역자들을 기다렸나? 그런데 그런 우리의 우려가 무색하게 우리 목사님들이 순식간에 강당을 꽉 채우시더라. 그때였다. 우리는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수 밖에 없겠구나 확신했던 것이...


비대위 출범 후 첫 하계 수련회에 몰린 여목들 그때 확신했다우리는 이 싸움에서 이길 수 밖에 없구나

개혁은 끝나지 않았다” 다음세대 인재 양성 위해 총회신학 온석신학대학원대학교 적극 지원

 

차진태 기자: 이번 총회가 정말 축제로 느껴졌던 것은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모두가 함께 기뻐했다는 점이다. 승리의 기쁨만 있을 뿐 패배의 아픔은 보이지 않았다.

 

류금순 목사: 지금 다시 생각해도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 우리 총회가 이렇게 아름다운 선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우리 총회원의 의식수준이 정말 대단했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경선을 펼쳐준 이영희 목사님과 송순자 목사님께 감사 드리고 싶다.

 

이영희 목사: 경선인 만큼 누가 총회장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총회를 위하는 마음은 하나였기에 결국 결과는 중요치 않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송순자 목사님은 정말 대인배셨다. 총회 이후 첫번째 행사였던 총회장 이·취임예배의 준비위원장을 맡아 손수 저를 축하해 주셨다. 정말 총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크신 분이기에 앞으로도 총회를 위해 크게 쓰임 받으실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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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태 기자: 이제 총회가 위기를 넘어 새롭게 도약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본다. 중앙의 미래 비전은 무엇인가?

 

류금순 목사: 중앙은 분명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 힘든 시련이 있었고, 끝없는 고난이 밀려 왔지만 우리는 이 모두를 이겨냈다. 내가 지나온 날은 흐린 날이었지만, 이제부터 펼쳐질 시간은 맑은 날일 것이다. 하지만 개혁은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다. 임마누엘 정신으로 중앙의 미래를 열어야 할 사명이 우리 이영희 총회장님께 있다. 하나된 마음을 모아 중앙의 아름다운 날을 열어주길 바란다.

 

이영희 목사: 물론이다. 우리 총회의 개혁은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전의 위기와는 또다른 사명이 우리 총회 앞에 놓여 있을 줄 안다. 지난 시간 우리 총회의 목표는 '승리'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지만, 그 목표를 모두 이루고 새롭게 안정을 이룬 지금, 우리에게는 다시 목표를 세워야 하는 숙제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목표는 바로 다음세대다. 다음세대는 미래이며, 다음세대를 세우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에 나는 다음세대 인재 양성을 위해 총회신학과 온석신학대학원대학교의 발전을 위해 전력할 예정이다. 우리가 맺은 열매는 결과이면서도 과정이다. 또다른 열매를 위해 우리는 다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그리고 다시 안정을 이룬 지금, 어려운 시기에 우리 총회를 위해 헌신했던 총회원들의 사랑에 보답해야 할 때라고 본다. 어려운 교회, 힘든 목사님들을 지원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고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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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행정부총회장 전혁진 목사, 재정부총회장 이복순 목사, 총회장 이영희 목사, 전 총회장 류금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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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 ‘중앙’의 새 시대 “개혁의 깃발은 아직 펄럭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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