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10(화)
 
  • 한국교회의 기초부족 심각, 코로나로 한국교회 민낯 드러나
  • 목회의 이상적 모델은 ‘100명 교회’, 건강한 ‘100명 교회’ 양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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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경악케 했던 3년의 코로나 펜데믹을 지나, 새롭게 맞은 올 2023년은 '엔데믹'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이름만큼 그 시작부터 우리 사회를 들뜨게 하기 충분했다. '다시 일상으로'라는 구호를 넘어 그 이상의 더 큰 비상을 꿈꾸게 했던 '엔데믹'은 코로나에 지친 국민들에 희망 그 자체였다.

 

이는 한국교회 역시 다르지 않았다.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는 교인 수, 매일 같이 문을 닫는 교회들 속에 2023년은 '엔데믹'이라는 회복과 도약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선물했다.

 

하지만, 2023년이 다 지나가는 현재 한국교회는 어째 연초의 설레이던 희망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 듯 싶다. 코로나는 끝났지만, 여전히 내부는 회색빛 절망과 패배주의가 지배하고, 완전히 소멸된 줄 알았던 무기력함은 오히려 더욱 강성하게 한국교회의 회복을 방해하고 있다.

 

미래목회포럼의 원년 멤버로, 지난 20여년 한국교회의 미래를 고민해 온 이상대 목사(미래목회포럼 이사장/ 서광교회)는 지금 시기가 자칫 한국교회에 더 큰 절망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경고했다. 아직 축배를 들기는 여전히 이르기에 더욱 신중히 시대를 분석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에 본보는 이상대 목사와 함께 올 2023년의 한국교회를 자세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이 목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한국교회의 올해(2023) 어떻게 평가하시나?

 

=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올 초 대대적인 회복을 기대했지만, 그에 못 미쳤던 것이 사실이고, 여전히 코로나의 후유중이 교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상황 역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코로나 라는 재앙이 우리에게는 한 번도 걸어가지 못한 길이었고, 이후의 회복 역시 우리에게 아무런 경험이 없지 않았나? 이런 부분을 평소 고민하고 연구해 온 나 역시 쉽지 않았을 만큼 코로나의 임팩트는 강했다.

 

코로나가 강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한국교회가 너무 쉽게 무너진 감이 있다.

 

= 규모에 비해 기초가 너무 없었다. 모래위에 지은 성, 그게 바로 한국교회였다. 한국교회의 부흥은 전 세계 기독교 역사를 새로 쓸 만큼 엄청나지 않았나? 당연히 그에 걸맞게 외형 역시 엄청난 위용을 자랑했다. 헌데 문제는 바닥이었다. 날로 커져가는 몸집만큼 기초를 닦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기초가 약하다 보니, 스스로의 무게를 감당키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코로나 광풍에 있어 모래위에 터를 잡은 한국교회를 날리는 일 따위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기초의 부족은 결국 한국교회의 위기가 예견 됐다는 것인가?

 

= 그렇다. 한국교회는 코로나가 아니었더라도 그대로 가다가는 분명히 무너졌을 것이다. 코로나는 다만 그 시기를 앞당겼을 뿐, 한국교회 추락의 결정적 원인은 아니었다고 본다. 나는 한국교회의 미래와 목회 변화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연구하고 이를 조언해 왔는데, 90년대 이후 한국교회는 항상 위기를 달고 살았다. 중요한 것은 그 위기를 얼마나 심각하게 인지하고. 제대로 대응한 적이 있었냐는 사실이다.

당장 지난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당시 우리 미래목회포럼은 "한국교회가 제2의 종교개혁을 단행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무너질 수 밖에 없다"는 경고까지 했었다. 한국교회는 스스로 위기인 것을 알고 있었고, 이대로 가다가는 무너질 것도 알고 있었다. 결국 한국교회를 무너뜨린 것은 코로나가 아니라 스스로의 나태함과 안일함이었다.

 


70~80년대의 부흥은 실로 대단했지만, 그 여운에 빠져 아직까지 제 자리를 찾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스스로 1000만 성도라고 자랑하지만, 실제 그 수에 상당히 못 미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아닌가?


 

'종교개혁 500주년' 얘기를 하셨는데, 2017년 당시 목사님께서는 미래목회포럼에서 한국교회 제2의 종교개혁 운동을 주도하셨다. 6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개혁의 진전은 있었나?

 

= 참으로 안타깝지만 없었다고 본다. 나는 한국교회가 제2의 종교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먼저 했어야 한다고 봤다. 화려한 옷과 치장으로 뒤덮인 모습이 아니라, 그 속에 감추어진 민낯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 당시 개신교에 대한 천주교의 평가를 듣는 자리를 만들려 했었다. 종교개혁이 부패한 천주교로부터의 개혁이었는데, 500년이 지난 현재 한국교회가 과연 그 개혁의 기조를 잘 지키고 있는지 천주교의 냉정한 평가를 듣고 싶었던 것이다. 실제 이를 놓고 당시 천주교의 지도자와 교섭 끝에 이를 진행키로 했는데, 우리 내부의 문제로 안타깝게 무산됐었다.

 

천주교와의 이벤트가 이뤄졌다면, 한국교회에 주는 각성 효과도 상당했을 것 같다.

 

= 한국교회가 경험한 70~80년대의 부흥은 실로 대단했지만, 그 여운에 빠져 아직까지 제 자리를 찾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자기 스스로를 전혀 돌아보지 못한 것이다. 한국교회가 스스로 1000만 성도라고 자랑하지만, 실제 그 수에 상당히 못 미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아닌가? 여전히 10, 20, 50만을 말하는 대형교회들에 실제 출석 수는 과연 얼마나 되는가?

우리교회가 하는 '이명증서 주고받기' 운동은 바로 한국교회의 스스로를 온전히 돌아보며, 질서를 되찾기 위한 운동이었다. 종교개혁? 자기 스스로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개혁을 하는가? 여전히 1000만이라는 허수에만 함몰되어 있다면, 점차 무너져 가는 한국교회의 진짜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가 한국교회의 민낯을 알게 해줬다는 점에서 나름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고 본다. 물론 일찍이 한국교회 스스로가 제 모습을 깨닫고, 기초를 다지고 위기를 대비했다면 코로나에 대한 대처도 가능했겠지만, 지금이라도 이를 깨달았다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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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께서 생각하시는 바람직한 교회의 모습은 무엇인가?

 

= 교회는 여러 형태가 있고, 각자 분명한 순기능을 갖고 있지만, 목회의 가장 효율적 실현이 가능한 교회는 '100명 교회'라고 본다. 일전에 나는 한국교회에 대해 '대형교회 병'에 걸렸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70~80년대 급성장 이후 나타난 '대형교회 병'이 만연화 된 것이다. 오죽 하면 한때 모든 신학생들의 꿈이 '만명 교회' 아니었나? 나는 한국교회가 그때부터 길을 잃었다고 본다.

반대로 한국교회를 살리는 것은 큰 교회가 아니라 좋은 목회를 하는 좋은 교회다. 이를 위한 가장 이상적 형태가 바로 '100명 교회'인 것이다. 100명이 갖춰지면 충분한 미니스트리가 이뤄진다. 1년 예산도 충분히 나오니, 목회자들의 사례비도 감당할 수 있다. 허나 지금 한국교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극과 극이다. 메가처치라 불리는 대형교회의 뒤에는 10~20명도 모이지 못하는 교회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100명 이상 모이는 교회가 고작 10%밖에 되지 않는다. 나는 100명 교회가 한국 기독교의 허리를 든든히 받쳐줄 때, 한국교회가 다시 목회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대형교회의 분립이 많이 이슈화 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좋은 현상이다. 만명 교회 1개 보다는 100명 교회 100개가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은 이미 통계에서도 증명된 일이다. 다만 대형교회의 분립이 기존 지역 소형교회들의 목회에 절대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 자칫 SSM(Super Size Market)이 골목 구멍가게를 전멸시키듯 대형교회가 기초 물량과 재정을 앞세워 분립을 한다면 오히려 분립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

우리교회는 기존의 질서를 깨지 않기 위해 25명의 분립을 시도한다. 25명으로 시작해 100명을 목표로 목회하는 것이다.

 


 우리 교인들 정말 눈물나게 고마워··· 한 교회에 수십년 머무는 일 쉬운 일 아냐. 조금이나마 사랑 갚고자 노력해

목자가 잘못됐기에목자를 따르던 양들이 염소로 돌변하는 것이다

목회자가 자기 개인의 영달에 집착치 말고교인들에 진정한 모범을 보여야 한다


 

목사님의 목회 철학은 무엇인가?

 

= 두 가지다. 성령의 지배를 받는 신앙생활, 그리고 교인들에 자기 교회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일이다. 흔히 성도들이 장로, 안수집사, 권사, 집사(서리) 등의 직분 중에 집사는 나이가 차면 주어지고, 또 매해 자동으로 연장된다고 생각지 않나? 허나 우리교회는 아무나 집사가 되지 못하며, 상황에 따라 연말에 집사 직분을 박탈당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믿기 어렵겠지만, 우리 교회는 집사가 되면 잔치를 벌인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교회 성도들은 직분에 대한 인지가 확실하고, 단순히 이름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 역할에 대한 분명한 헌신을 하고 있다. 직분에 대한 자부심, 곧 교회에 대한 자부심으로 이어진다.

나는 우리 교인들이 정말 눈물나게 고마운 사람이다. 나도 우리 교회에 38년을 목회하며 많은 일을 겪었지만, 교인으로서 한 교회에 오래 있는 것은 더욱 힘들 일이다. 그게 너무 고마워서 우리 교회는 교인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사랑을 되갚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10년차 교인들에 제천여행을 보내주고, 20년차 교인에게는 제주도 여행을 지원한다. 30년차 교인은 일본 여행을, 40년차 교인은 성지순례를 보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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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있는 서광힐링하우스

 

또한 속초, 제주도 그리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힐링하우스를 마련하고, 교인들에게 자유롭게 이용토록 하고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여행을 하다보니, 숙소 값만 해결되도 교인들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더라. 예약 경쟁이 치열할 정도로 교인들이 너무 좋아한다.

이 외에도 다음세대 아이들을 위해 여러 장학금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의 견문을 넓히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기회가 되면 아이들에 아프리카 선교, 유럽여행 등을 지원해 주려 한다.

 

마지막으로 2024년 한국교회가 단 하나 이것만 했으면 하는게 있다면?

 

= 2024년은 한국교회의 진정한 '체인지 타임'이 됐으면 한다. 한국교회에 가장 시급한 것은 변화다. 이제 한국교회가 바뀌어야 한다. 위기의식을 갖고,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각오로 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당연히 그 선두에는 목회자가 있어야 한다. (교인)들은 문제가 없다. 목자가 잘못됐기에, 목자를 따르던 양들이 염소로 돌변하는 것이다. 목회자가 자기 개인의 영달에 집착치 말고, 교인들에 진정한 모범을 보여야 한다.

2024년은 하나님이 주신 진정한 마지막 변화의 기회임을 깨닫고, 한 마음으로 전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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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대담] 이상대 목사 “2024년은 한국교회의 ‘체인지 타임’, 변화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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