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16(월)
 
  • 임성택 교수(전 강서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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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안하네, 내 주변에는 온통 빨간색인데 왜 꼭 선거만 하면 파란색이 이기는 거지?”라는 탄식 섞인 말을 지인들에게 듣곤한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얼마나 이 땅의 보수가 자기 매너리즘의 폐쇠적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임을 알기에 장탄식 할 뿐이다. 반면 진보세력들은 부수고 싸워야 할 대상들로 차고 넘쳐서, 불법이나 탈법, 편법이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국 이겨먹고야 만다. 이런데도 보수의 무감각한 무기력은 우물안 개구리들의 만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신들의 우물이 메워지고 있고, 곧 그 우물에서조차 쫒겨날 것이 분명하고, 일부는 이미 쫒겨나서 생존을 위한 사이비 보수가 되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도덕주의자를 흉내내며 무기력과 무능력을 감추고 있다.

 

마키아벨리가 쓴군주론은 국가통치와 권력유지에 관하여 실용적인 조언을 하는 군주제 국가의 통치지침서이다. 이탈리아의 분열과 외부의 침략에 대항하여 강력한 통일 이탈리아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군주의 자질과 행동 방침을 말한다. 이 내용 중 권력유지를 위한 권력자의 잔인함과 비도덕적인 행위를 정당화하는 비윤리적인 부분이 있다. “사자처럼 두려움을 주어야 하며, 여우처럼 교활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주장은 권력유지를 위한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도덕적 문제를 야기한다. 이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 곧 인권, 자유, 책임, 양심과 같은 것들을 중요한 정치적 리더십으로 여기는 현대 정치에는 부합하지 않는 위험한 사상들이다. 그런데 야당은 지금 이 조언에 지나칠 정도로 충실하다.

 

그런데 민주주의 가치 존속을 부르짖는 여당은 마키아벨리의 조언은 고사하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정치적 투쟁조차 포기한 듯하다. 정치적 도덕성을 앞세워 야당의 영역으로 돌진할 힘이 없는 무기력한 말잔치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야당은 명분이고 뭐고 상관없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당의 영역을 넘나들며 상대를 초토화시키고 있는데도 말이다. 대법원의 법률심만 남겨놓은 사람이 지휘하는 정당이 제3당이 되었다. 그 당을 통해 이미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은 인물들이 당당히 국회로 입성했다. 정치적 이유가 아닌 전과를 가진 사람이 일주일에 몇 번씩 법정을 드나들면서도 지휘한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제1당이 되었다. 야당 당선자 중에는 윤리적 역사적 학문적으로 문제 인물이 한둘이 아니다.

 

그런 그들에게 몰표를 준 국민들의 의중을 여당은 전혀 읽지 못한 듯 하다. 아니 읽을 능력도 읽을 의지도 없어보인다. 왜냐하면 온통 같은 색으로 만들어진 우물속에서 나올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야당 인사들은 자신들의 파란 우물에서 나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붉은 우물을 매우고 있는데, 여당은 이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

 

여당은 무기력하고, 대통령은 정치적 경험 미숙으로 대통령의 언행에 적합하지 않는 수사로 연속하여 실언과 패착으로 지지도의 하락을 스스로 견인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자신들의 법적 문제들과 비윤리성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정치적 수사와 팬덤들을 동원하여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그렇게 자신들의 모든 약점을 일거에 덮어버리고, 여당의 작은 허물도 특검으로 몰아간다. 여기에 대응하는 합리적인 여당의 전투력은 보이지 않는다. 불행이다.

 

최근 모 유명 가수가 음주운전 사건에서 보여준 비윤리적 처신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아무리 잘못을 해도 팬덤이 있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지지층에만 기대면 살아남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큰 세력을 모을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과 처신이 불량 정치인의 복사판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힘은 건전한 국민들의 의식 변화에 있다. 또 국민들의 도덕적 가치를 고양하고, 영웅적 신앙윤리의 실천을 보여줄 책임이 교회에 있다면 과도하다할 것인가? 그렇다고 해도 지금 우리는 이 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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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임성택 교수의 ‘불법의 합법화 시대 앞에 선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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