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은성교회 후임목사측, 호 목사 추모일에 '잔치집··· ' 주제로 부흥회 예고
- 유족측 “43년간 헌신한 설립자의 죽음에 잔치 벌이나? 조롱 멈춰라”
- 후임목사측 “금요일에 부흥회를 여는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어"
설립자 고 호세길 목사의 소천 이후 분쟁을 거듭 중인 청주은성교회가 호 목사의 소천 1주기를 앞두고, 또 다시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후임목사측이 호 목사의 1주기를 맞은 10월 25일에 부흥회를 여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그 주제를 '잔치집 같은 교회'라고 정한 것인데, 유족측은 "고인을 조롱하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청주은성교회는 지난해 설립자인 호세길 목사가 소천하고, 올 4월 새롭게 담임에 취임한 후임 우OO 목사측과 유족측이 크게 대립 중이다. 교회 재산 문제를 다룬 지난 7월 공동의회 이후, 세력이 완전히 두 쪽 난 것인데, 이후 교회가 소속한 개혁측은 우 목사에 교회 혼란의 책임을 물어 목사면직 했으나, 우 목사는 노회의 치리를 거부하고, 공동의회를 소집해 교단을 백석OO으로 옮겼다.
이에 개혁측은 즉각 해당 공동의회에 대한 결의무효 가처분을 제기했고,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양측은 각각 개혁측(유족), 백석OO측(우 목사)로 나뉘어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유지 중이다.
가처분 판결을 기다리며 양측의 대립이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접어드는가 싶었지만, 최근 우 목사측이 오는 10월 25일 고 호세길 목사의 1주기 소천일 맞춰 교회 부흥회를 예고하며, 또다시 논란에 불을 당겼다.
우 목사측이 지난 13일에 배포한 주보에 따르면 오는 10/25~27일, 가을부흥회를 진행하며, 강사에는 예장합동측 목회자인 이OO 목사(대구OO교회 원로)가 서게 된다.
문제는 10월 25일이 다름 아닌 설립자 호 목사의 소천 1주기를 맞는 날이라는 사실이다. 설립자가 돌아가신 딱 1년 되는 날에 추모예배도 아닌 타 교회 목회자를 초청해 부흥회를 여는 것은 결코 일반적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 결정적으로 유족측은 주보에 공지된 해당 부흥회의 주제 '잔치집 같은 교회'를 확인하고 격한 분노를 쏟아냈다. 43년간 교회를 위해 헌신한 설립자의 소천일에 어떻게 '잔치'를 벌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 목사측이 게재한 부흥회 포스터에는 “특별한 은혜의 잔치를 열어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유족측과 성도들은 입장문을 통해 "우OO측이 호 목사님의 죽음을 조롱하듯, 그 분의 소천일에 '잔치집··· '을 주제로 부흥회를 기획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호 목사님의 죽음이 그들에게는 교회의 잔치라는 것인가?"라며 "우OO 씨는 설립자에 대한 예우는 물론이고, 선배 스승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모르는 파렴치한인가?"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소천 당일이 아닌 23일 수요예배에서 '추모예배'를 드릴 것이라 공지한 것과 관련해 "사회적 비난을 피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추모의 뜻도 모르는 거짓된 '추모예배'로 호 목사님의 무덤에 침을 뱉는 행위를 즉각 멈출 것을 경고한다"고 고지했다.
당일 강사로 내정된 이OO 목사는 유족의 반대와 관계없이 부흥회를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은 정치적으로 누구편도 아니며, '잔치집 같은 교회'라는 주제가 호 목사 추모에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25일이 호 목사 소천일임을 사전에 알았느냐는 물음에는 "알았을 수도 몰랐을 수도 있다. 고의는 아니다"고 애매하게 답했다.
후임목사측은 "1주기에 부흥회를 하는 것이 고의는 아니다. 수요일에 추모예배를 드리고, 금요일에 부흥회를 열기로 한 것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해명했다.

반면, 유족측 교회는 25일 당일, 호 목사의 1주기 추모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교계 한 관계자는 "기독교적으로 죽음이 천국으로 가는 의미가 있다고는 하나, 유족의 슬픔이 전혀 가시지 않은 1주기 당일에 이를 교회에서 '잔치'라는 주제로 부흥회를 열겠다는 것은 쉽게 납득키 어렵다"며 "고인의 가족들을 힘들게 하면서까지 굳이 이런 오해를 살만한 상황을 만들어야 되나 싶다. 유족에 대한 배려가 너무도 안타깝다"고 씁쓸해 했다.
한편, 개혁측 중앙노회는 면직된 우OO 목사가 공동의회를 소집한 것은 불법이며, 해당 결의 모두 원천무효라며, ‘개혁측 탈퇴 및 백석OO 가입’을 결의한 공동의회에 대한 결의무효 가처분을 제기한 상태다. 장기전이 예상되는 이번 사태에 있어 해당 가처분 결과가 매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