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2-14(금)
 
  • 국가의 계속된 위기··· 결국 한국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탓이 커
  • 세상의 위기 앞에 교회는 침묵치 말고 선지자적 목소리 내야
  •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는 경계하되 성경적 가치에 반하는지 살펴야
  • 영혼구원에 무관심한 한국교회, 신앙의 동력 상실하며 스스로 위기 초래

강대석 목사.jpg

 

대한민국이 위기를 맞고 있다. 비상계엄,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혼란이 극도에 달한 것도 모자라, 무안공항 사고는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크게 더하고 있다. 새해에 대한 기대가 폭발해야 할 이 시점에 함부로 희망이나 비전을 말하기조차 망설여지는 것은 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의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 교회의 고민도 크다. 국가의 위기는 분명 고조되고 있지만, 교회적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 경험이 부족한 탓이다. 더욱이 교회의 정치 개입을 두고 끊임없이 논란이 되는 상황은 교회 스스로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

 

예장대신 총회장 강대석 목사는 그간 사회와 교회, 정치에 대한 한결같은 목소리로 근본적인 변화와 각성을 촉구해 온 목회자다. 좌우 진영 논리를 떠나, 분명한 옳고 그름의 진리 구분으로 세상 속 교회의 선도적 역할을 구축해 왔다.

 

이에 본보는 새해를 맞아 뉴스에이와 공동으로 강대석 총회장을 만나 대한민국 혼란 속 교회의 역할과 대처에 대한 고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먼저 한국교회 성도들을 위한 새해 인사를 부탁 드립니다.

 

= 모두가 현실에 안주하며 미래로 가는 길을 등지고 있을 때에도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이 주신 꿈을 바라보며 그 꿈에 의지해서 새로운 영역을 정복하고 도전해야 합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새로운 일을 행하시고자 분명 우리에게 새로운 일들을 허락하셨다고 봅니다. 올해가 바로 그 도전의 서막이 될 것입니다. 새해에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명확한 정체성과 방향성을 가지고 새롭게 도약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안타깝게도 새해부터 국가 정세가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여러 안타까운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 총회장님은 현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서 미래에 대한 확실한 소망을 붙잡고 살아가는 것은 중요합니다. 미래에 대한 확실한 소망은 현재를 살아가는 능력과 가치를 부여해 줍니다. 미래에 대한 확실한 소망이 있을 때만이 현재의 삶에 방향성이 확실해지며 능력과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불안함이 증폭되는 작금의 상황은 많은 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소망보다는 불안과 더 나아가 절망을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은 많은 이들이 오늘을 부정적으로 반응하며 살아가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지금 대한민국을 절대 위기로 보고 있습니다. 총회장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 한마디로 진리가 선포되지 못하는 기준 상실의 상황입니다. 관용과 포용 그리고 개인의 인권을 강조한 나머지 아닌 것은 아니라는 절대적 진리를 외치고 선포하는 것이 참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진리를 아는 그리스도인들마저도 분명 무엇이 선이고 진리인지 알면서도 세상의 풍파 속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소극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특히나 여러 가지 당면하고 있는 반기독교적인 가치들과 공산 사회주의에 대해서도 그 어떠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세상 속에 진리를 외치지 못하는 침묵 일관의 상황입니다.

 

우리나라가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다고 보십니까? 그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한국교회의 역할 부재가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희망도 소망도 없던 이 땅 가운데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했던 수많은 믿음의 선진들을 통하여 우리나라는 세상 가운데 희망과 소망의 아이콘으로 등극하게 되었습니다. 그 어느 나라에서도 목도할 수 없었고 기대할 수 없었던 놀라운 성장, 한강의 기적이라고도 불리는 우리나라의 고도성장의 비결 안에는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의 공로가 있었습니다. 새벽기도, 통성기도, 금요철야예배 등에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나라와 민족과 가정을 위해 영혼구원에 힘썼던 그 열정의 씨앗들이 지금의 우리나라를 만들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한국교회는 이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간 총회장님은 국가의 주요 중대사 앞에 목소리를 내는 일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있습니까?

 

= 세상 속에서 성경적 진리를 선포하는 선지자적 외침은 무례하고 무지한 행동이 아닙니다. 단순히 세상 속에 반기를 들고 세상을 부정하는 비현실적이고 괴리가 있는 먼 나라 이야기들이 아닙니다. 선지자적 외침은 교회를 위한 일이며, 교회 된 그리스도인들의 올바른 삶을 위한 일입니다. 그 옛날 종교개혁의 발단도 주변의 상하고 침통한 영혼들을 바라보고 그 영혼을 살리고 세워야겠다는 용기있는 선지자적 외침이 변화를 넘어 개혁을 가져온 것입니다.

 

현재 국민들이 너무 양분되어 있다 보니, 교회가 함부로 입장을 내거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 교회의 올바른 대처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교회 된 그리스도인들은 국가가 본래의 목적인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선한도구가 되도록 관심을 가지고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의 유일한 기준은 성경입니다. 이 성경을 통해 나의 생각,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정치에 참여하는 태도 등이 결정되어야 합니다. 작은 부분부터 민감한 주제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기준은 성경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치와 신앙이 이원론적이라는데 있습니다. 우리 안에 신앙과 정치를 각각 개별적으로 가져가려는 모순점이 있습니다. 올바른 성경해석을 통한 기독교 세계관과 그 관점으로 해석된 정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영향받은 가정, 지역, 학연 등에서 파생된 생각들로 여전히 정치를 바라보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내가 지향하는 정당의 목소리 가운데 분명 성경적이지 않은 목소리들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에 대하여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함에도 신앙과 별개로 무조건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특정인을 지지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성경이 명백히 금하고 있는 낙태, 간음, 동성애, 무신론 등과 반성경적인 차별금지법, 공산사회주의 등을 지지하거나 정책적으로 실행하려는 정당과 정치인은, 자신이 지지하고 좋아했던 자라고 해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세울 수 있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평소에 지지하는 정당 정치인이라고 해도 그가 명백하게 성경과 반대되는 주장을 하려고 한다면 무조건 그 정당과 정치인을 따를 것이 아니라 말씀에 순종하는 자가 되어 도리어 그에게 무조건적 지지가 아닌 비판적 목소리도 낼 줄 알아야 합니다. 정치는 중요합니다. 내가 선택하고 다수가 선택한 통치자가 내가 살아가는 사회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에 더 이상 너무 무관심하거나 너무 한쪽으로 편향된 자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도 문제지만, 사실 한국교회의 문제는 더 큰 상황입니다. 한국교회의 위기는 실로 심각한 지경인데, 일선에서 활동하는 목회자로서, 그리고 총회장으로서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 가장 큰 위기는 영혼 구원에 대한 무관심입니다. 이 무관심은 신앙의 동력을 상실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믿음의 야성을 잠재우고 있습니다. 영혼 구원에 대한 무관심이 우리의 신앙을 변질시키고 우리의 관심과 생각을 변질시키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의 관심과 생각이 주님과 멀어지고 있습니다. 교회된 그리스도인들의 관심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영혼을 향한 갈망이 있는가? 외적 풍요로움과는 대조적으로 내적으로는 빈곤함을 호소하는 주변의 영혼들에게 무엇을 보여 주고 있는가? 외적 자유로움과는 대조적으로 내적으로는 결박된 채로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주변의 영혼들의 영적 상태에 얼마만큼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구령의 열정이 사라지고, 영혼 구원에 대한 간절함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위기입니다.

 

새해 한국교회가 반드시 해야 할 핵심 과제를 하나 꼽는다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교회의 본질은 영혼구원에 있습니다.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을 구원하는데 앞장서는 것이 교회의 비전이며 목적입니다. 우리의 모든 사역은 영혼 구원이라는 목적에 기반 되어져야 합니다. 희망도 소망도 없던 이 땅 가운데 구령의 열정과 개척정신 그리고 도전정신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했던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을 통하여 한국교회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지금 우리를 통하여 이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게 되기를 고대합니다. 이제 다시 교회마다 간절한 구령의 열정과 개척정신 그리고 도전정신이 샘솟기를 바랍니다. 믿음의 야성을 가지고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서 영혼을 살리고 세우는 데에 앞장서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고대합니다.

 

<공동대담: 본보 차진태 국장, 뉴스에이 이광원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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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총회 강대석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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