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3-23(일)
 
  • “시세에 1/3도 안되는 보상금, 거리로 내몰릴 처지”
  • “재개발 교회의 나쁜 선례 남겨서 안돼··· 끝까지 투쟁할 것”

아름다운2.jpg

 

인천시 부평 십정 4구역에 위치한 아름다운교회(담임 김경권 목사)가 지역 재개발에 따른 보상 피해를 호소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조합측이 통보한 보상금액이 시세에 1/3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인데, 교회측은 "교회를 폐쇄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름다운교회 담임 김경권 목사와 비상대책위원장 현순환 집사는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하는 한편, 한국교회의 관심과 도움을 호소했다.

 

현재 한국교회는 성남 상대원 재개발 추진 중에 피해를 호소하는 교회의 사례가 잇달아 접수되며, 재개발 문제에 매우 예민한 상황이다. 당연히 부평 십정 4구역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아름다운교회의 주장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아름다운교회는 십정 4구역 내 자기 건물을 소유한 교회다. 지상 5, 지하 1, 대지 165, 건평 750평 규모의 건물인데, 조합측은 재개발에 따른 보상금으로 30억원이 채 안되는 금액을 통보해 왔다. 하지만 김경권 목사는 해당 금액은 주변시세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인근 비슷한 규모의 건물만 하더라도, 시세가 100억원을 상회한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조합측의 보상비 산출 과정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통 재개발 시 보상비를 산출할 때는 기본 공시지가에 구역 내 대표 부동산 시세를 고려해 이를 조합하는데, 조합이 기준으로 삼은 부동산은 구역 내 귀퉁이에 위치한 매우 작은 건물로, 당연히 부동산 가치가 낮게 평가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름다운교회는 도로변에 위치하고, 구역 내에서 가장 규모도 큰 건물이기에 시세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데, 조합은 이 모든 조건은 무시한 채 일방적인 부동산 평가를 해 버렸다는 주장이다.

 

김 목사는 "조합측이 우리에게 통보해 온 금액이 채 30억원이 되지 않는다. 하도 억울해서 인근에 우리 건물과 조건이 비슷한 곳을 알아봤는데, 아무리 못잡아도 100억원을 상회하더라"면서 "어떻게 이렇게 많은 금액이 차이가 날 수가 있나? 이를 납득할 수 있는 요소가 단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아름다운1.jpg
김경권 목사(좌)와 현순환 위원장(우)

 

재개발이 시작되면 당장 다른 곳에 예배 처소를 마련해야 하는 교회측 입장에서는 매우 위급한 비상상황을 맞았다. 김 목사는 급한대로 인근에 30억원으로 갈 수 있는 곳을 알아봤지만, 그야말로 택도 없었다며, 심지어 지금 건물의 절반도 안되는 곳의 시세가 60억원이나 됐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까지 자처하게 된 것은 더 이상 남은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현재 십정 4구역은 재개발 시행인가를 모두 마친 상태로, 조만간 본격적인 구역 정리에 들어간다. 명도소송이 끝나는 3~4개월 후에는 법원 집행관들이 '계고장'을 들고 강제집행에 돌입할 것인데, 교회로서는 버텨내기가 상당히 힘들기 때문이다.

 

아름다운교회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 대응에 나섰다. 현순환 위원장에 따르면 아름다운교회 상황은 여타 재개발 교회 사건 중에서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최소한 교회가 유지는 가능하도록 해줘야 하는데, 당장 교인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현 소장은 "법에 따르면 재개발에 있어 충분한 대화와 협의를 하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보상금 책정에 있어 어떠한 대화도 협의도 해본 적이 없다.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을 뿐이다""이는 법에 명시된 조합원의 권리를 박탈당한 것으로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름다운교회 사태는 단순히 일개 교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재개발에 따른 교회들의 보상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자칫 아름다운교회 사태가 일개 선례로 남아서는 절대 안된다""상식적인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을 절대 그릇되게 호도하지 말라. 오히려 교회라고 해서 할 말 못하고, 손해를 당연시 여기는게 더 큰 문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사태가 나아지지 않을 시 끝까지 교회 사수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김 목사는 "어차피 우리 교회는 여기에서 쫓겨나면 당장 나가 예배 드릴 곳이 없다. 우리의 예배가 중단되지 않도록 이 곳에서 투쟁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도 "교계 연합단체를 포함해, 환경단체,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계해 아름다운교회의 권리를 되찾을 것"이라며 "아름다운교회가 결코 나쁜 선례가 되어 한국교회 전체에 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조합측은 교회측 주장과 관련해 보상금 책정은 정부시책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합의 권한이 아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태그

전체댓글 0

  • 96418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부평 아름다운교회, 재개발 보상 놓고 고통 호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