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장합동 WEA서울총회개최반대연합회 신학위원장 문병호 교수(총신대학교)
- 로마카톨릭,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당시 WEA에 개신교 종교개혁 ‘사과’ 요구
- 신학(교리) 정통성 결여된 신흥 아프리카 교회들의 세계 기독교 주도··· 후유증 심각
- "WEA조직위는 숨지 말고 WEA신학 공개토론에 응해야"
10/27 WEA서울총회가 한국교회의 강력한 우려에도 결국 강행될 태세다. 총회가 다가올수록 예장합동 내 반대 목소리가 고조되고, 교계에서는 한기총도 WEA를 절대 용납치 않겠다는 입장을 강력히 피력하고 있지만, WEA서울총회 조직위 측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D-day를 향한 My way를 고수 중이다.
한국교회의 반대 여론에 맞서는 WEA서울총회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오정현 목사, 이영훈 목사)의 논리는 매우 간단하다. 모든 것은 거짓과 무지로 인해 발생한 오해이며 실제 WEA는 매우 성경적이고 복음적이라는 주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신학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특히 WEA서울총회개최반대연합회 신학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병호 교수(총신대)는 WEA에 대한 문제는 한국교회가 그토록 반대했던 WCC 그 이상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문병호 교수는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WEA에 대한 놀라운 사실들을 피력했다. 문 교수는 ‘신복음주의’에 경도된 WEA의 반기독교적이며 반개신교적인 행태가 기독교의 근본을 파괴하고 복음 전도와 선교를 가로막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었다. 문 교수는 특히 WEA가 세계 기독교를 대표한다는 발상이 오히려 기독교의 수준을 심각히 저하시키고, 나아가 복음의 본질에 대한 그릇된 도전마저 용인하는 것이라며, WEA서울총회를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문병호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먼저 WEA에 대한 교수님의 의견을 듣고 싶다.
= WEA에 대한 반대 논리는 간단하다. 진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탈(脫)진리’, ‘비(非)진리’가 바로 WEA의 신복음주의다. 신복음주의는 언뜻 보면 좋은 말 같지만, 실상은 복음과 완전히 다른 반기독교적 개념이다. 기독교의 교리는 타협할 수 없다. 그것이 근본인데, 신복음주의는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 걸림돌이 되는 교리를 거부하고 자기 입맛의 대체안을 내놓았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나 성경의 현실적 적용 등의 이유로 복음의 근본, 정체성을 무시한 타협적인 복음을 추구한다. 그 대표적인 결과가 로잔대회이며, 그들이 말하는 복음의 세계화다. WEA는 성경 자체의 무오가 아닌 성경 적용의 무류를 주장할 뿐이며, 성경의 권위를 절대적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로마카톨릭의 전통 개념에 열린 자세를 가진다. 그러므로 WEA 헌장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금 WEA가 문제없다고 말하는 것은 말장난이다.
WEA의 문제는 단순히 일개 단체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 세계 기독교의 잘못된 흐름을 WCC나 WEA가 부추기거나 혹은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진짜 문제다.
오늘날 세계 기독교의 흐름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 교리가 무너지고 있다. 아니 교리가 필요치 않은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정확하다. WCC는 교리 문제를 회피하고 진리 문제에 관여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 WEA 역시 같은 맥락으로, 실제 WEA 헌장은 WCC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그저 기독교라는 이름 아래, 그 안에 옳고 그름의 구분 없이 모두 흡수하거나 흡수되는 것이 오늘날 기독교의 흐름인 것이다.
그렇다 보니 개신교의 진짜 힘인 종교개혁의 교리가 무너지게 됐다. 종교개혁은 교리개혁으로서, 교리를 개혁함으로써 복음의 진리를 회복한 운동이다. 그렇기에 교리가 무너지면 개신교의 종교개혁은 아무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 WEA, WCC 등이 주도하는 세계 기독교는 종교개혁의 교리를 무시한 채, 그저 ‘연합’ 혹은 ‘일치’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품는 그 자체를 ‘해법’으로 여기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로마카톨릭과의 ‘신앙과직제일치운동’으로서, WCC는 2013년 부산총회 당시 로마카톨릭과의 연합을 주요 아젠다로 다루었다. 이미 20년 전부터 로마카톨릭과의 일치를 위한 로드맵을 정립해 온 셈이다. 그러던 중 지난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당시 로마카톨릭과 개신교 단체들이 일치를 전제로 만남을 가져 왔는데, 이 자리에서 로마카톨릭이 개신교를 향해 분열(종교개혁)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자 했었다.

이러한 요구는 개신교의 종교개혁 자체를 부정하는 꼴인데 어떻게 이런 대화가 가능한가?
= 교리의 정통성에 대한 인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교회의 바탕이 되어야 할 교리가 무너지다 보니, 급기야 종교개혁 자체를 부정하는 상황까지 왔다. WCC, WEA가 반기독교적 행위를 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근거에서이다.
이러한 근래의 흐름에 정점을 찍은 것이 바로 WEA와 로마카톨릭의 교리와 활동의 일치 운동이다. WEA는 “복음주의-로마카톨릭 선교 대화(ERCDOM, 1977-1984)”와 로마가톨릭의 PCPCU(기독교의 하나됨 증진을 위한 교황위원회)와의 신학적 대화(1988-2002) 및 “복음주의자들과 로마카톨릭주의자들의 함께(ECT, 1994-현재)” 등의 모임을 통하여 로마카톨릭과 교리적 일치를 모색하였다. 특히 “세계 기독교 포럼(GCF)”은 WEA, WCC, 로마카톨릭과 함께 오순절교회가 네 축을 이루는데, 여기서는 교리나 신학을 묻지 않고 하나 됨을 추구하는바, 이 모임에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도 참여한다. 특히 여기에신오순절교회들과 그 극단적 행태를 보이는 신사도교회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사실상 이들이 WEA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그룹이다. 최근 아프리카 교회들이 세계 기독교 연합 활동의 중심으로 들어오며 신복음주의의 극단적 형태들이 급진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아프리카 교회들이 오순절의 물결을 타고, 엄청난 부흥을 이루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 아프리카 교회들은 아직 제대로 된 신학을 정립하지 못했다. 교리가 바탕에 없으니, 온전한 복음이나 신학에 대한 문제제기도 없고, 기존의 토속 종교와 기복적 성향이 섞여 새로운 혼종 기독교가 우후죽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아프리카의 교회들은 우리가 아는 교회들과 전혀 같다고 볼 수 없다.

WEA 역시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굿윌 샤나 사도가 의장을 맡고 있다.
=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한 이유는 아직 제대로 된 교리, 신학이 전혀 없는 아프리카 교회들이 점차 세계 기독교의 중심에 들어오고, 심지어 세계 기독교 기구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매우 열정적인 나라다. 그들에게 복음이 전해졌을 때 매우 역동적으로 퍼져 나갔고 상상을 초월하는 성장을 이뤘다. 다른 대륙에 비해 그 수가 많다 보니, GCF에 오순절이 들어올 때 절반 이상이 신흥 교회 쪽에 할당됐고, 자연스레 아프리카 교회들이 대표를 맡게 됐다.
문제는 이들이 아직 세계 기독교를 대표할 수 있는 지식이나 역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교회에서는 별다른 배움 없이도 목사가 되고, 또 사도가 된다. 제대로 배운 목사를 찾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반면 그들은 예수라는 이름만 들어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신앙에 누구보다 큰 열정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반드시 온전한 복음이 정착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아프리카의 교회들을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들은 이슬람 세력을 막는 ‘가스펠 벨트’로서 매우 귀중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볼 때 몰려오는 이슬람을 그들 스스로의 지식으로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직 아프리카의 교회들은 배워야 하며, 크게 정돈되어야 한다.
결국 WEA의 근본적 문제는 교리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은데?
= 온전한 복음, 즉 참된 교리는 교회의 근본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과 같다. 지금 WEA에 세계 기독교가 나아가야 할 ‘나침반’의 지침이 있다고 보는가? 그들의 신복음주의는 나침반의 지침을 스스로 꺾어 버렸다.
사실 엄밀히 WEA는 WCC보다 더 로마카톨릭과 친밀하다. 교리가 무너진 WEA는 로마카톨릭과의 신학적 구분조차 점차 희미해지고 있고, 심지어 그들의 마리아숭배도 하나의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용인하려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이러한 WEA의 성향은 WEA에 가입한 유럽 지중해, 로마 인근의 기독교 교회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을 정도다. 이들은 로마카톨릭의 비복음성과 거짓된 실체를 뼈저리게 경험해 왔기에, WEA가 굳이 로마카톨릭과 하나 되려는 움직임을 절대 반대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상황이 이러함에도 WEA는 혼합주의, 포용주의, 다원주의에 경도되어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그 어떤 문서에서도 ‘개종전도 금지’, ‘종교혼합주의 찬성’ 등을 말하지 않고 있다고 발뺌하나, 그렇다고 그들의 문제가 가려지지 않는다. 다시 한 번 말하건대 WEA는 결코 올바른 기독교 단체가 아니다. 신복음주의 속 종교혼합주의, 다원주의가 팽배한 반기독교단체다.
WEA조직위 측찬반토론을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 본인은 2011년과 2021년에 WCC와 WEA를 비판하는 책을 각각 저술하여 출판하였다. WCC 부산총회 때에는 CBS 방송을 통한 WCC 신학에 대한 공개토론을 제안한 바 있었고, 지금도 WEA와 그 신학에 대한 공개토론을 원한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이를 알 권리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WEA조직위 측은 WEA가 복음적이며, 오히려 한국교회가 이를 오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러면 토론에 나와서 분명하게 설명하면 될 일이다. 반대 주장이 오해라면 바로 잡아주면 된다. 그러나 그들은 일부 매체들을 사용하여 WEA에 대한 홍보에만 치중할 뿐이며 정작 공개적인 토론은 회피하고 있다.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제안한다. 공신력 있는 기관, 언론이 주최하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WEA 찬반토론’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갖게 되기를 제안한다. WEA서울총회 조직위에 속한 분으로서 WEA에 대한 교리적 입장을 피력하실 신학자가 참여해 주시면 좋을 것이다.
본인이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측은 제44차 총회에서 WCC와 함께 WEA(NAE)에 대한 가입과 교류를 금하는 결의를 했는데, 이는 여전히 유효하다. WEA조직위는 WEA의 정체성을 분명히 밝힐 의무가 있다. 그 신학적 정체성이 온전히 해명되지 않는 이상, WEA서울총회 개최는 즉시 철회됨이 마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