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만섭 목사(화평교회)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국정감사를 통하여 조희대 대법원장을 증인석에 출석시킨 가운데 회의를 진행하였다. 이 자리에서 조 대법원장은 ‘재판 사항에 대해 법관을 증언대에 세운다면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재판하는 것이 위축되고 외부의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현 여당이 조 대법원장을 국회 증인석에 세워 그야말로 ‘망신주기’를 하려는 것은 지난 2022년 대선에서 당시 이재명 후보가 ‘공직선거법’에 기소가 된 것을, 대법원에서 지난 5월 1일 고법의 판결이 잘못되었음을 확인한 ‘파기 환송’을 결정한 때문이다. 이 사건은 2022년 9월에 기소가 되었다. 그리고 2024년 11월 15일 1심에서는 ‘일부 무죄’를 선고했고, 2심에서는 2025년 3월 26일에 ‘전부 무죄’가 선고되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는 2025년 5월 1일 ‘유죄 추정’의 ‘파기 환송’을 한 것이다.
보통 ‘선거법 위반’은 ‘6•3•3원칙’을 지킨다. 즉 기소에서 1심까지 6개월, 2심까지 3개월, 그리고 3심까지 3개월로 재판을 끝내라는 것이다. 이 사건이 이렇듯 ‘6•3•3원칙’을 제대로 지켰다면, 결말이 나는데 2023년 8월까지 마쳤어야 했다. 그런데 재판을 질질 끌다가 2024년 말부터 신속하게 처리하려 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재판 결과에 대하여 입법부가 사법부를 ‘사법개혁’의 대상으로 삼아 대법원장을 국회로 불러다 정치적 압력을 넣는 것은, 삼권분립의 요체인 사법부를 선출되지 않는 권력이라며 깔보는 것으로 국민들은 느낀다.
그러나 삼권(三權)은 어떤 것이 세고, 혹은 약하고의 순서가 없다(사법부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고 하여도, 법관들은 고도의 법률 지식과 그와 함께 법률 적용에 대한 훈련이 요구되는데, 국민들이 투표로 선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법원장은 국정감사에 나와 인사말만 하고 퇴장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리고 답변은 법원행정처장이 해 왔다.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수장으로, 사법부에 대한 예우도 있지만, 그보다도 국가의 ‘삼권분립’을 해치지 않으려는 것이다.
국회가 대법원에서 판사가 헌법과 법률과 양심적 법리를 따라 판결한 것을 가지고, 따져, 옳다느니, 그르다느니 한다면, 모든 법관들의 판결은 부정될 수 있다. 그럼, 누가 국가기관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사법부를 흔든다고 사법개혁이 되는 것이 아니고, 사법부의 수장을 망신 주어 내쫓으려고 한다고, 사법개혁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과거 2018년 현 정권이 권력을 가진 집권 여당일 때,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을 국정감사장에 내세워야 한다는 일부 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하여 삼권분립을 이유로 반대하여 사법부를 옹호한 정당이 누구인가?
지금 정권을 잡은 세력들은 걸핏하면, ‘무슨 개혁, 무슨 개혁’을 주장하는데, 이것이 정말 국민과 국가를 위한 개혁일까? 어느 언론인은 ‘집권 세력이 현재의 대한민국을 일구는 데 얼마나 기여했을까. 집권층이 비난하는 이승만의 건국과 호국 및 교육입국, 박정희의 산업화와 자주국방이 없었다면, 식민지 피지배국에서 유일하게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한다.
사법부의 핵심인 일선 법관들은 상당히 외부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법관들에게 ‘특정 사건에 대하여 외부적 압력을 받은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47.1%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4일부터 24일까지 10일간 전국의 법관 69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내용이다. 이때의 조사에 의하면, 법관들의 85%는 그 ‘부적절한 외부 압력을 국회로 보고 있다’고 한다. 또 외부 압력을 넘어 협박이나 위협을 받은 경우도 26.7%나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법부를 지켜주는 것은 오히려 정치권이 되어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도 국회가 사법부의 법관들에게 압력을 넣는 것도 모자라서, 아예 대법원장을 증인석에 앉혀 법률적 판단에 대하여 시비를 한다면 그것이 사법개혁의 올바른 방향인가를 묻고 싶다.
오늘의 이런 문제에 대하여 우리 사회의 존경받는 원로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국내 정치는 어떠한가? 대한민국 정치에서 보기 어려운 반(反)자유, 역(逆)민주의 수준 낮은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지금의 국회가 국민을 대표한다고 믿는 이는 드물다. 국회는 본래의 주어진 기능을 민주당에 빼앗겼고, 민주당은 잘못된 운동권 세력과 스스로를 개혁의 딸이라 지칭하는 집단에 실권을 내주었다’고 개탄하고 있다.
국회나 행정부는 우리 국민들이 직법 선출한 권력이다. 그렇다면 현재 막강한 힘을 가진 권력들은 그들을 뽑은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