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내 안에 노스텔지어가 살아 있는가.”
- 교회연합신문 기자
- 입력 2026.08.2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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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요즘 ‘오디세이’라고 하는 영화가 상영 중입니다. 저도 봤는데 웅장한 서사와 스펙터클한 장면은 진짜 대작 중에 대작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사실은 영화를 아이맥스로 봐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하지만 멀리까지 갈 수 없어서 인근 시네마에 가서 봤습니다. 영화는 역사적 팩트도 담겨 있지만 그리스의 신화로 꽉 채운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하도 길고 난해하기 때문에 어느 곳에 강조점을 둔다고 하기는 저마다 다르게 느껴질 것입니다. 저는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려고 했던 그 욕망, 간절한 바람과 소망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사실 오디세우스는 너무나 아름다운 여신 칼립소가 주는 독이 묻은 로토스(망각의 꽃)를 먹고 오랫동안 머물게 됩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그 여신이 훨씬 자기 아내 페넬로페보다 젊고 이쁘고 아름답지만, 그는 혼자 남겨진 늙은 아내를 잊지 않고 찾아가려고 합니다. 심지어는 칼립소가 로토스를 먹여서 머리를 해롱해롱하게 하지만, 조금만 정신이 깨어나면 바닷가에 나가 고향에 있는 아내와 아들을 그리워하며 사모합니다. 칼립소는 “내가 당신 부인보다 더 예쁘지 않느냐. 그리고 나와 함께 살면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신이 되게 해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그것도 거절합니다. “나는 신이 되는 것 보다 인간이 되고 싶다. 당신처럼 아름답고 젊은 여신보다 나를 기다리다 이미 늙어버린 아내가 더 그립다.”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쓴 호메로스는 이 이야기를 해주려고 다양한 장면을 서사하는 것 같습니다. 전쟁의 승리보다 고향을 향한 애착, 비록 작은 섬나라이긴 하였지만 이타카섬으로 가고 싶어 하는 한 인간의 내적인 노스텔지어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 대서사시가 기원전 1100년 전에 쓰여졌다면 호메로스가 얼마나 위대한 시인인가를 실감하게 해줍니다. 물론 ‘오디세이’는 호메로스가 시작했지만, 수백 년 동안 그리스 사람들에 의해서 운율로 노래하고 연주하며 콘텐츠가 보완이 되었다고 합니다마는. 호메로스 역시 인간의 근원에 대한 탐구, 그리고 갈망이 내면에서 살아 움직이던 것 같습니다.
비교신화학자 조셉 캠벨은, “에덴동산은 시간에 무지한, 대극에 무지한, 말하자면 더할 나위 없이 순진무구한 상태의 메타포”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에덴동산의 주인공이었던 아담과 하와는 시간도 인식하지 못했으며, 너와 나라는 대극도 인식하지 못했던 순진무구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에덴동산을 신화학에서는 원형(原型, archetype)이라 하고, 기독교에서는 본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담과 하와가 범죄함으로써 본향에서 쫓겨났고, 인간은 원형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하와 속의 유리거울도 깨져서 유리 파편으로 조각 났지만 인간은 영혼을 사모하며 하나님을 갈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갈망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구도의 길을 가고 이 땅에 수많은 종교들이 있게 된 것이죠.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언약대로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셔서 그분이 우리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요14:6)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우리의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당당히 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히4:16) 이걸 아는 사람들은 오디세우스보다 더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생겨나게 되고, 그 갈망은 예수님의 몸 된 교회로 향해야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오디세우스는 그 수많은 난관과 역경 속에서도 집으로 돌아갈 의지를 꺾지 않지 않습니까? 심지어는 독이 스며 있는 꽃을 먹여서 해롱해롱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갑니다.
오늘 이 시대도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이 하나님을 향한 목마름을 가져야 합니다. 또 다른 오디세이, 그리고 교회를 향한 노스텔지어가 내 안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날의 홀리 오디세우스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안식년, 아니 안식월조차 누리지 못했습니다. 교회를 떠나면 교회가 그리워서 미칠 것 같거든요. 교회를 갈망하는 향수병에 걸려 있는 사람 같아요. 교회에 와야 마음이 평안하고 교회 안에서 자야 그나마 잠을 잘 수 있기 때문이죠. 저 역시 죽는 그날까지, 아니 천상 교회에 이를 때까지 지상에 있는 새에덴교회를 떠나지 않고 지키겠다는 다짐도 해봤습니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며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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