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통합 합의서’를 작성하고 빠른 시일 내에 통합키로 했다. 그런데 이들은 통합 합의서에서 한기총의 7.7정관을 골격으로 하되 “문제가 되는 교단은 재심의한다”는 원칙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교총이 한기총 내에 이단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통합은 물건너 간다.
한기총은 회원교단을 가입시킬 때 이미 실시위원회의 충분한 심사를 거친다. 따라서 외부 단체가 ‘한기총 내 이단 문제’ 운운하는 것은 매우 적절치 못한 일이다. 대관절 한기총에 어떤 이단이 있다는 것인가. 교주우상주의가 있는가, 삼위일체 신관을 부정하는 교리적 이단이 있는가, 아니면 그리스도의 대속론을 믿지 않는 교단이 있는가?
‘문제되는 교단’을 따진다면, 오히려 한기총 입장에서 볼 땐, 한교총에는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현재 한기총 정관 운영세칙 제1장 제3조 6항은 “종교다원주의, 혼합주의, 용공주의, 개종전도금지주의, 일부다처제, 동성연애를 추종하는 교단(단체)은 회원이 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WCC 가입교단을 겨냥한 것이다. 따라서 한교총의 중심세력을 이루고 있는 예장통합과 기감은 ‘문제되는 교단’이 되는 셈이다.
현재 한기총 회원교단들은 지금의 정관을 기본 규칙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한기총이 그 운영세칙을 수정할 수 있을까. 수정에 찬성보다 반대가 더 많을 듯 하다. 물론 WCC 가입교단을 배제한다는 한기총 정관은 그대로 둔채, 7.7정관을 내세워 통합논의를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기총 회원들이 반대하면 이도저도 안된다.
문제는 간단하다. 한기총과 한교총이 진정으로 통합논의를 하려면 아무 조건없이 선통합으로 가야 한다. 그렇게 해서 일단 현상태에서 통합을 한 후에 전체 회원교단을 상대로 심도있는 심사를 하는 것이 옳다.
수많은 교파와 교단이 난무하는 한국교회는 연합과 일치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좀 부족한 교단이 있으면 소위 장자교단들이 잘 가르치고 이끌면 된다. 대교단들이 자기네와 다르다며 군소교단들을 소외시키게 되면 교회의 연합과 일치는 말뿐인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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