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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앙총회 총회장 정직 사태… ‘공의’인가 ‘표적’인가

  • 차진태 기자
  • 입력 2026.09.20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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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익 없는 행정 실책에 중징계 단행… 직무대행에 조사위원장 앉힌 ‘납득 못 할 정황들’
  • 위임받지 않은 사안까지 긁어모아 ‘직무 정지’… 어렵게 이룬 개혁의 성과 또다시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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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예수교장로회 중앙총회가 또다시 거센 풍랑 속에 휩싸였다. 최근 총회 특별진상조사위원회가 총회장 신혜숙 목사에 대해 ‘직무 정지 1개월’이라는 파격적인 징계안을 권징위원회에 건의하고, 조사위 보고를 바탕으로 정직 처분이 내려지면서 교단 안팎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교단지의 보도였다. 총회장실에 회계가 두고 간 150만 원 봉투가 분실되었고, 비슷한 시기 열린 ‘효사랑잔치’ 선물용 영양제 및 떡 구매 과정에서 금액이 부풀려졌다는 의혹이었다.

 

의혹이 제기되자 총회 내 의견은 크게 갈렸다. 재정 관련 사안인 만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과, 교단 수장의 재량권과 사정을 살피지 않고 언론이 앞장서 비리 프레임을 씌우며 사태를 성급하게 키웠다는 비판이 팽팽히 맞섰다.

 

더 큰 문제는 이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특별진상조사위원회의 행보다. 당초 전권위원회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은 ‘교단지에 보도된 의혹’이었고, 그 내용은 ‘150만 원 분실 및 영양제 구매 건’에 국한되었다. 그러나 조사위가 내놓은 최종 조사 의뢰서의 내용은 그 의도를 의심케 할 만큼, 매우 확장된 상태였다.

 

조사위는 위임 범위를 크게 벗어나 타 임원과의 관계, 일만구좌에 대한 총회장의 인식, 찬양사역 문제, 심지어 “임원회에서 건방지게 총회장에게 영수증을 달라고 했다”는 개인 간의 감정적 불만과 갑질 의혹까지 죄다 긁어모아 혐의 항목으로 포함시켰다. 전권위가 전혀 위임하지 않은 사안들까지 수집해 총회장을 코너로 몰아넣은 모양새다. 마치 군대의 ‘고충처리반’처럼 총회장에 대한 온갖 불만을 수집해 범죄화하려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사건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더욱 납득하기 힘들다. 조사위는 150만 원 분실 건에 대해 “총회장실에서 분실되었기 때문에 분실된 근거를 총회장이 입증해야 하는데, 분실되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CCTV조차 없는 총회장실에서 발생한 분실 사건을 두고, 자신이 가져가지 않았다는 증거를 내놓으라며 입증 책임을 총회장 1인에게 전가하는 것이 과연 사법적·상식적 도리에 맞는가. 총회장실은 개인 공간이 아닌 총회 본부의 행정 공간이다. 본부 내 분실 사건은 임원과 직원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사안이지, 총회장을 범죄자 취급하며 몰아세울 구실이 될 수 없다.

 

물론 신혜숙 총회장의 대처에 과실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총회장은 150만 원이 자신의 방에서 사라지자 형사 사건으로 번져 교단이 시끄러워지는 것을 막고자, 효사랑잔치 경비에서 이를 메우려 시도했다. 공식 임원회를 통해 분실 사실을 알리고 정당한 절차를 밟았어야 함에도, ‘총회장의 재량으로 교단 내 분란을 알아서 막겠다’는 책임감이 도리어 독단적인 일 처리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나 분명히 짚어야 할 것은 ‘의도’다. 중요한 것은 신혜숙 총회장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영수증을 부풀려 개인 주머니를 채우려 한 것이 아니라, 교단의 혼란을 막기 위해 개인적으로 짐을 짊어지려다 발생한 행정적 과실이었다. 사익 편취가 없는 행정상 과실을 빌미로 ‘총회장 직무 정지’라는 중징계까지 내리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크다. 무엇보다 사건의 핵심 중 하나인 총회장이 사익을 취할 의도가 없었다는 부분은 조사위 보고에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의 정점은 조사위의 권한 남용이다. 사실관계를 조사해 보고해야 할 조사위가 스스로 한 달간의 정직을 보고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전 총회장이이자 조사위원장이었던 인물을 직무대행으로 올릴 것을 만장일치로 건의했다. 위임받지도 않은 사안을 무차별 조사하고, 총회장의 직무를 정지시킨 후, 그 직무대행 자리에 조사위원장이 들어앉는 일련의 과정은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하기에는 너무도 어색한게 사실이다.

 

심지어 조사위원 중 과거 교단 개혁 당시 재정 문제로 구설수에 올라 퇴출당했던 인물이 포함되어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며 조사의 공정성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신혜숙 총회장의 행정적 실책은 절차대로 짚고 넘어가면 될 일이다. 그러나 이를 빌미로 위임 범위조차 넘어서며 총회장의 손발을 묶고 교단을 다시 과거의 파벌과 대립 구조로 되돌리려 한다면, 이는 교단을 위한 ‘공의’가 아니라 불순한 의도가 개입된 ‘표적’이라 볼 수밖에 없다.

 

예장중앙총회는 고(故) 백기환 총회장의 결단과 성숙한 민주 의식, 그리고 숱한 개혁을 거치며 한국교회의 귀감이 되어온 교단이다. 지금 총회원들이 눈을 뜨고 상황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겨우 안착해 가던 교단은 또다시 끝없는 분란의 늪으로 빠져들 것이다. 지금은 억측과 감정적 표적 몰이를 멈추고, 무엇이 진정 교단을 바로 세우는 길인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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