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그런데 저와 동시대에 호남신학교를 다니던 문용동 전도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저보다 여덟 살 많은 호남신학교 4학년생이었습니다. 그는 길을 지나가다 공수부대 군인들에게 진압봉으로 맞은 시민을 업어서 기독병원 응급실에 데려다주고 그날부로 시민군에 참여합니다. 그의 일기를 보면 얼마나 그가 의협심에 불타고 정의감으로 가득 찼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수도경비사에서 헌병으로 근무하면서 화약과 탄약에 익숙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가 전남도청을 지키고 있을 때 도청 지하실에는 화순탄광에서 가져온 8톤짜리 트럭 네 대 분량의 다이너마이트가 있었습니다. 그때 시민군 강경파에서는 공수단이 도청으로 진격해 오면 다이너마이트를 폭발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었습니다. 만약에 그렇게 되면 광주시의 3분의 1 가까이 희생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용동은 광주전투교육사령부의 김기식 부사령관을 찾아가서 탄약을 제거하자고 제안을 합니다. 그래서 김기식 장군은 탄약 분해 전문가인 배승일 군무관을 비밀리에 급파하여 문용동과 함께 다이너마이트를 분해했습니다. 그 이후, 문용동은 도망가면 살 수 있었는데 끝까지 그곳을 지키다가 헬기 사격으로 죽습니다. 광주시민들의 안전을 끝까지 지키려다가 죽은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훗날 그는 군 정보사의 공작에 의해 프락치로 오해를 받습니다. 그러나 함께 있던 사람들의 증언과 그의 일기장에 의해서 그는 프락치가 아니고 거룩한 의인이요, 순교자로 드러나게 된 것이죠.
호남신학대 교정에는 그의 추모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그는 죽었으나 믿음으로 말하고 있느니라.” 5월이 오면 그는 천국에서 저를 향해 항상 웃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의 미소를 바라볼 때마다 마냥 부끄럽기만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죽기를 각오하고 금남로 길을 다녔던 광주신학생 소강석은 살려 주시고 탄약고를 지키던 호남신학생 문영동은 왜 의로운 죽음을 당하게 하셨을까. 나는 과연 산 자의 값을 치르고 있는 것일까.”
그는 새벽길을 간 사람이고 저는 지금 살아서 캄캄한 암흑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죽어서 웃고 있고 저는 살아서 울고 있습니다. 그때는 역사의식이 없었지만, 지금은 문용동의 역사혼을 가지고 산 자의 값을 치르려고 울며 고뇌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저는 제가 가야 할 길을 바로 걸어가고 있는 것입니까? 산 자의 값을 제대로 치르고 있는 것입니까.” 그러기에 저는 그 해 5월의 하늘을 생각하며 고개를 떨구고 있습니다.
NEWS TOP 5
실시간뉴스
종합기사
more +-
“데이터와 과학으로 247만 표의 진실 밝힌다”
선거 후 100여 일이 지난 시점에도 공정선거를 향한 국민적 요구와 의혹 해소 목소리가 이어지... -
예장 합동개신, 제111차 정기총회 성료… 총회장 정춘모 목사 재선출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합동개신측이 지난 9월 18일 서울 약수동 성신은혜교회에서 ‘제111차 정기총회... -
예감 제29차 총회, 이범식 총회감독 재추대
사단법인 예수교대한감리회(예감) 제29차 총회가 지난 9월 17일 한강중앙교회에서 ‘다 하나님의 영... -
구세군-플레도-애드벌룬, 어린이 경제금융교육·디지털 나눔문화 확산 협력
구세군(사령관 김병윤)이 ㈜플레도, ㈜애드벌룬(대표이사 김관석)과 손잡고...
문화
more +-
소한재 작가 첫 책 『사람-마음이 가는 곳』 출간
가을의 길목에서 사람과 마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한 권의 책이 출간됐다. 소한재 작가의 첫 책 ... -
폐결핵 시한부 청년에서 세계적 목회자로… ‘청년 조용기’ 9월 11일 개봉
고(故) 조용기 목사의 청년 시절과 신앙의 뿌리를 조명한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조용기’... -
“왜 여러 번 복음을 들어도 구원받지 못할까?”… 『가스펠21』 출간
디지털 미디어와 과학적 사고가 일상화되고 절대적 진리에 대한 인식마저 약화된 시대에, 변하지 않... -
『태백성시화운동 10주년 사역행전』 출간… 교회연합·민관협력 10년 발자취 담아
태백성시화운동본부(대표회장 정종옥 목사, 본부장 오대석 목사)가 지난 10년간의 사역을 집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