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1(화)
 
  •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 새 이미지.jpg

 

제가 옛날에 쓴 내 마음 강물 되어라는 시가 있습니다.

 

내 마음 강물 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 멈추라 하여도 흘러야만 합니다 / 보냄을 아쉬워 않고 돌아옴을 반기지 않고 / 다시 옴을 그리워하지도 않습니다 / 멈추지 않고 흐르는 것만이 행복이고 기쁨인 것을 흐르고 또 흐릅니다 / 미움도 원망도 슬픔도 고통도 고일 겨를 없어서 / 흐르고 흘러가고 있습니다 멈추고 붙잡는 것이 속절없는 것을 / 흘러야 행복인 줄 알기에 끊임없이 흘러갑니다

 

까마득한 신학생 시절, 하늘처럼 우러러 존경했던 분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회상하며 쓴 시입니다. 이 시는 내 마음이 어떤 것에 미련을 두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고 그냥 유유하게 흘러가듯 하는 심정을 표현한 것입니다. 무슨 대단한 문학적 귀족성이 있거나, 함축된 이미지로 표현된 것이 아니고 그냥 제 마음의 서정을 그대로 그려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갑자기 떠오르는 시가 하나 있었습니다. ‘이라는 제목의 시인데요.

 

사랑하기 때문에 / 아무런 말을 하지 않습니다 / 아무리 파고 덮고 짓눌려도 / 침묵할 뿐입니다 /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 고층 빌딩의 지하 콘크리트가 깊이 박혀져도 / 첫눈이 고이 드리워지듯 / 사뿐히 받고 또 받겠습니다 / 언젠가 당신이 내 곁으로 올 때는 / 생명의 언어로 맞이해 드리지요 / 아니, 그대 옆에 누워 있을 게요 / 하늘의 허락을 빌 뿐입니다.”

 

제가 잠시 사색하는 시간에 시 구절이 떠올라서 낙서하는 마음으로 문자를 쳐서 선광현 목사님께 보냈습니다.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기억도 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총선 전날인 9일 저녁부터 이유를 모르는 불면과 투쟁을 했습니다. 저나 제 아들이 국회의원 후보자가 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불면과 싸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수요 저녁예배 전 출구조사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대략 예상한 바였지만, 맨 먼저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의 미래가 떠올랐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개표방송을 보다가 나라와 민족, 한국교회를 위해서 기도하면서 늦게야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서 보니까 출구조사와는 조금은 달랐지만 그래도 근사치로 나온 것입니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 더 차별금지법이나 반기독교 악법들이 쓰나미처럼 밀려올지도 모릅니다. 이런 때에 한국교회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여야를 모두 아우르며 소통하고 설득도 해야 되는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저는 코로나 때 총회장과 한교총 대표회장으로 섬기면서 예배 지킴과 국민 보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습니다. 또한, 교회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전면에서 노력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쪽에서는 괜히 딴지를 걸며 험담을 하고, 온갖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총회장과 한교총 대표회장 임기가 끝난 후로는 진짜 내 마음 강물이 되고, 흙이 되어 살아왔습니다. 정말 초야에 묻혀 절대 전면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교인들에게 오해받지 않기 위하여 정말 두문불출했습니다. 물론 오는 손님들은 따뜻하게 맞아주었지만, 교회 안에 숨어서 흙처럼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써 놓은 이라는 시가 생각나는 것입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이 세상에는 흙이 없이는 존재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흙이 있어야 나무도 있고, 농사도 짓고, 집도 짓는 것처럼 흙이란 우리 모든 삶의 공간의 기본이 되고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흙은 아무 말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생명의 토대가 되고 근원이 되는 거죠.

 

소 동성애.jpg

 

저는 지금까지 저의 목소리를 높이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말을 못해 왔습니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공공의 덕을 세우기 위해서 하고 싶은 말을 꾹 참아 왔습니다. 흙처럼 살아온 거죠. 그런데 그런 흙이라 할지라도 하늘에서 비를 내리고 생명의 씨앗을 떨어뜨려줘야 싹이 나고 뿌리를 땅속으로 박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흙이 하나님의 손에 잡혔을 때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곧 만물의 영장인 아담과 하와가 지어지게 됐고 온갖 생물이 다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저는 최근 2, 3년 동안 초야의 흙처럼 살아왔지만, 하나님이 명하시고 하나님의 손에 잡힌 흙이 될 때 당신의 위대한 도구로, 당신의 위대한 꽃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생각해 봤습니다. 다만 흙은 흙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지요. 자칫 흙이 바람에 잘못 나뒹굴 때 온갖 미세먼지가 되어 사람들에게 해악이 되지만 하나님의 손에 붙들리면 하나님의 위대한 그릇으로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오늘도 여전히 저는 내 마음 흙이 되어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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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25

  • 21367
통합

흙으로 사람을 지으사 그 코의 생기를 불어 넣으신
주 하나님 그 하나님의 형상대로
흙같이 살아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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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흙들이 많아지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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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랑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생명의 토대,근원인 흙이 되어
하나님께 쓰임받고 아름다운 생명의 열매 맺길...
소목사님 내딪는 걸음 마다 하나님 주시는
은혜의 단비로 흙 길 조차 단단한 생명의 길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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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

주님의 손에 붙들린자 되어 하나님의 뜻이 목사님을 통해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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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분갈이를 하며 흙을 만져보았는데 소목사님 글을 읽으니 흙을 만졌을때의 포근함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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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미

정말 흙과같이 모든것을 감싸고 덮어 주는 삶을 살아가고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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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사랑하기때문에 침묵도 하셨던..목사님의 깊은 마음이 잘 느껴지는 시네요..지금까지 그러셨듯 하나님의 손에 잡힌 흙이되어 한국교회를 잘 이끌어가실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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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코에 생기를 불어 넣으신 하나님의 형상대로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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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샤인

주님 손에 붙들려 사람이 되었던 흙... 나는 먼지만 일으키는 삶을 살고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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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맘

한국교회 공공의 덕을 위해 흙처럼 살아오신 목사님의
희생과 소망이 반드시 아름다운 열매로 맺어지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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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한국교회를 위해 주님께 기도하는 이시대의 귀한
목사님 분명 거룩한 열매주실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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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흙으로 세상을 지으신 하나님
우리를 흙처럼 쓰임받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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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절대주권의 은혜가 가득한 글이네요!~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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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빌더

하나님의 손에 의해 빚어지는 위대한 그릇으로 쓰임받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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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오늘

하나님께서 지으신 우리의 목적을 다시금 생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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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맨

하나님의 손에 빚어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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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하나님께 붙잡힌 흙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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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숙

겸손히 귀한 흙의 사명 감당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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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하나님의 위대한 그릇으로 빚어지는 흙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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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하나님의 손에 붙들림받아
하나님의 위대한 그릇으로 빚어지고쓰임받으시길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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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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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애

오직 주님손에 붙들린바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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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

하나님의 손에 붙들리는 흙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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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

흙은 주님손에 붙잡힐때, 큰그릇으로 빚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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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sperfections

언제나 덕이 되시려는 목사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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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내 마음 흙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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