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춘오 목사(발행인)

◇ 이스라엘의 출애굽 당시 광야 생활 중에 레위족에 속한 '고라'라는 인물이 있다. 이는 모세와 아론의 지도력에 반기를 든 인물이다(민 16장). 고라는 레위의 증손 고핫의 손자 이스할의 아들인데, 그는 같은 레위족인 모세와 아론을 시기하여 유력한 지휘관 250명과 함께 당을 지어 모세와 아론에게 "모든 회중이 다 거룩하고 여호와께서도 그들 중에 계시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총회 위에 스스로 높이느냐"며 정면 대항했다. 이에 성경은 "땅이 그 입을 열어 그들과 그들의 집과 고라에게 속한 모든 사람과 그들의 재물을 삼키매 그들과 그의 모든 재물이 산 채로 스올에 빠지며 땅이 그 위에 덮이니 그들이 회중 가운데서 망하니라"(32-33)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사건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여호와께서 세운 지도자를 거스르는 자들이 어떻게 패망하는가를 보여주는 실예로 거론되는 사건이다(유 11절).
◇ 이후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착 시기 사사 시대 말기 사무엘이란 선지자가 있다. 이 사무엘이 구약성경 사무엘서의 중심 인물이다. 에브라임 산지 사람 엘가나와 한나가 하나님께 간구하여 얻은 사무엘은 실로의 제사장 엘리의 문하생으로 자랐다. 그는 사사요, 선지자요, 제사장을 겸한 특이한 존재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스라엘의 초대 사울 왕조를 탄생시키고 사울이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다고 판단되자, 곧바로 다윗을 왕으로 세워 다윗 왕조의 출범을 알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사무엘이 일찌기 모세와 아론에게 대적했다가 여호와의 심판을 받아 그 일족이 망한 고라 자손의 17대 손이라는 점이다(대상 6:33-37). 가히 반역으로 저주를 받아 멸족하는 과정에서 살아남은 집안의 후손이 사사이고, 선지자이며, 제사장으로서 이스라엘 초대 왕조의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 사무엘은 젖 뗀 후에 그 부모가 서원한 대로 실로의 제사장 엘리에게 맡겨져 어릴 때부터 성전에서 자랐다. 그리고 엘리가 죽은 후 제사장 겸 사사가 되었다(삼상 4:18). 제사장 직(職)은 본래 그 아들들에게 세습되는 직이었다. 그러나 엘리의 아들들은 불량하고 품행이 좋지 않아 일찍 죽고 그 직이 사무엘에게 맡겨진 것이다. 사무엘도 제사장 직을 이어 받을 수 있는 레위족이었기 때문이다. 사사 사무엘은 당시 사회적으로 만연해 있던 이방 신들, 즉 바알과 아스다롯 등 우상을 제거하고 여호와 신앙에 투철한 신앙인이었다. 사무엘은 라마를 주거로 하여 벧엘, 길갈, 미스바 등을 순회하며 사사로서 이스라엘을 다스렸다. 사무엘의 사사직은 두 아들들에게 세습되었다. 그러나 이런 위대한 지도자였던 사무엘도 그 자식들의 교육에는 실패하여 민원이 끝이지 않았다(삼상 8장).
◇ 레위족 고라는 특별히 여호와의 택함을 받아 지도자로 세움을 받은 모세와 아론을 시기하여 대적하는 바람에 그를 따르는 자들이 모두 화를 당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살아남은 자가 있어 집안의 대를 잇고 후대에 거기에서 이스라엘을 일으키는 큰 선지자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 또한 하나님의 섭리이고 은혜이다. 이 역사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생존자를 조금 남겨 두지 아니하셨으면 우리가 소돔 같고 고모라 같았으리로다"(사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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