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한국교회법학회 ‘교회재산의 사유화 방지 및 공공성 확보’ 도모
- “교회 부동산 관리 법적 문제 따르는 명의신탁보다는 지교회가 직접 등기”
교회재산을 사적 소유로 보는 '총유 이론'에 대한 근본적 문제가 제기됐다. 교인들의 총유라는 전제로 결의에 따라 교인들이 이를 마음대로 처리할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서 교회재산의 사유화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기에, 궁극적으로 이를 막기 위한 공공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한국교회법학회(대표회장 이정익 목사, 이사장 소강석 목사 학회장 서헌제 교수)는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서 '교회재산의 사유화 방지와 공공성 확보'라는 주제로 제36회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교회 재산이 단순 교인들의 총유라는 사회법의 판단에 대한 한계를 지적했다. 재산에 대한 기여 여부와 관계없이 새로 전입한 교인들도 재산 처분의 권한을 갖고 이를 행사할 수 있기에, 이를 악용해 사유화의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사를 전한 대표회장 이정익 목사는 "역사가 오래된 교회들의 막대한 재산은 선대의 헌금과 부동산 가액 상승의 결과인데, 재산형성에 별로 기여한 바 없는 현재 교인들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의문이 있다"며 "실제 교인 수가 줄어드는 교회에 새로 전입한 교인들이 다수결로 교회재산을 처분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교회재산의 공공성확보가 한국교회의 중요한 현안이 되고 있다"는 세미나의 취지를 설명했다.
발표는 서헌제 교수가 '교회재산은 누구의 소유인가?'라는 주제로 기조발제를 한데 이어 △김상용 교수(연세대 명예교수) '교회재산의 소유형태로서의 총유제도' △송삼용 목사(하늘양식교회) '교회재산 귀속에 관한 미국 판례이론' △백현기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 '지교회의 부동산을 총회유지재단 명의로 등기한 경우의 법률관계' △김영근 회계사(한국교회세무재정연합 대표) '부동산 명의신탁과 세금' 등이 주제발제를 맡았다.
먼저 서헌제 교수는 교회 재산을 사적 소유권의 하나로 보는 총유이론을 금과옥조처럼 붙들고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했다. 교회의 재산 형성과 시기, 기여 등에 있어 이러한 제한없는 총유이론은 오히려 악용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사유화의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교회재산의 소유와 사용은 언제나 예배, 복음 전파와 이웃 사랑에 맞춰져야 한다. 오늘날 교회가 세상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공공성의 영성이 필요하다"며 "예배당은 지역사회의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하고 교회의 재정은 사회적 약자와 공익적 목적에 맞게 사용되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길이다"고 제언했다.
김상용 교수는 교회재산의 총유 형태에 대해 지교회 명의로 교회 소유 부동산을 등기했을 때의 총유와 유지재단에 명의신탁한 지교회 소유의 부동산에 대한 총유 등 두가지로 구분했다.
또한 총유에 있어서는 소유권의 내용이 관리처분의 권능과 사용수익의 권능으로 나누어져, 교회재산의 관리처분의 권능은 구성원인 총교인에게 속하고, 사용수익의 권능은 각 교인에게 속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교회가 부담한 채무에는 교인들의 책임은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교회가 부담한 채무는 총교인의 준총유에 속하며 교회 채무에 대한 교회재산으로 책임을 지게됨이 당연하다"며 "총유에는 지분이 없고, 교회채무에 대해서는 교회재산으로 책임을 지며, 교인들이 별도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말했다.
재산관리에 있어서는 법적문제가 따르는 명의신탁보다는 지교회 명의로 직접 등기하도록 추천했고, 재산을 둘러싼 분쟁 시에는 소송보다는 화해, 조정, 중재 등의 방법으로 풀 것을 권면했다.
송삼용 목사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주요판례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교회재산을 '사적 소유'가 아닌 공적 신탁재산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미국의 관점에 대해서는 "법이 교회의 교리에 개입하지 않음으로써 자율성을 보장하되, 그 자율성은 사회적 책임과 투명성 속에서 완성되어야 한다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며 "교회재산은 사적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공공재이자 신탁적 자원임, 법과 신앙은 이 공공성을 보존하기 위한 상호 보완적 관계에 서야 한다"고 봤다.
이날 축사를 전한 정영환 변호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전 교수)는 "오늘 세미나는 교회 재산의 법적 귀속 문제에 대한 실무적 대안을 제시함과 동시에 한국교회와 우리사회, 법과 신앙의 조화로운 관계를 성찰하는 시대적 의미를 지닌 귀한 자리"라며 "이번 세미나가 교회의 재산 문제를 넘어 법과 신앙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사)한국교회법학회는 홈페이지 ‘처치앤로.kr’과 스마트폰 앱 ‘처치앤로’를 통해 교회법 관련 자료들을 공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