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성률 목사(신촌예배당)
“이 후에 아람 왕 벤하닷이 그 온 군대를 모아 올라와서 사마리아를 에워싸니, 아람 사람이 사마리아를 에워싸므로 성중이 크게 주려서 나귀 머리 하나에 은 팔십세겔이요, 합분태 사분 일 갑에 은 다섯 세겔이라”(왕하6:24,25).
이 말씀은 아람 왕 벤하닷이 북왕국 이스라엘 왕을 포위한 내용입니다. 사마리아는 왕궁이 있는 성이었습니다. 성이 포위되었으니, 사마리아는 극심한 기근에 시달렸습니다. 굶주림이 심하여 자신이 낳은 아이까지 먹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일은 성경에 이미 예고 된 일이었습니다.
“너희 중에 유순하고 연약한 남자라도 그 형제와 그 품의 아내와 그 남은 자녀를 질시하여 자기의 먹는 그 자녀의 고기를 그중 누구에게든지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네 대적이 네 모든 성읍을 에워싸고 맹렬히 너를 쳐서 곤란케 하므로 아무것도 그에게 없는 연고일 것이며”(신28:54-55). 그러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까?
“네가 모든 것이 풍족하여도 기쁨과 즐거운 마음으로 네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지 아니함을 인하여 네가 주리고 목마르고 헐벗고 모든 것이 핍절한 중에서 여호와께서 보내사 너를 치게 하실 대적을 섬기게 될 것이니 그가 철 멍에를 네 목에 메워서 필경 너를 멸할 것이라.”(신28:47). 이유는 풍족할 때 기쁨과 즐거운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지 아니하였기 때문입니다.
앞 사건에서 이스라엘 왕은 그가 하나님 앞에 선한 왕이 아니었음에도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한없는 자비를 베풀어 주신 내용이 나옵니다. 아람 왕이 신하들과 의논하여 이스라엘 어느 한 곳에 진을 치고 그들을 치려 하면, 엘리사는 왕에게 그 사실을 알렸고 왕은 그곳에 사람을 보내 방어하도록 하여 화를 면하게 하였습니다.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 매번 그런 일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아람 왕은 그들 가운데 이스라엘의 첩자가 있다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왕하6:8-11).
이러한 일들을 몸소 겪으면서도 이스라엘 왕은 하나님께 감사하지도 아니하였고,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하지 아니하였으며, 기쁨과 즐거움으로 섬기지도 아니하였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는 벤하닷으로 사마리아를 포위하게 만든 것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주님의 자비하심을 무시하고 주님의 자비하심을 이용하여 여전히 죄 가운데 살아간다면, 은혜가 뚝 끊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 때는 고삐풀린 송아지가 울타리 밖을 벗어나 마음대로 다니는 것처럼 도저히 자신을 제어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악에 빠지게 되어 좋은 일이 오는 것을 보지 못하고 광야 간조한 땅, 건건한 땅에 거하게 됩니다(렘17:6).
요셉은 아버지의 편애와 그의 꿈 자랑으로 형님들의 미움을 받았습니다. 형님들의 질시로 애굽에 팔려나갔지만, 하나님께서는 요셉과 함께 계셨으므로 그가 바로의 꿈을 해석하여 애굽의 총리대신까지 될 수 있었습니다. 과연 그가 해석한 대로 7년 풍년과 7년 흉년이 차례로 임하였습니다. 당시 주변 나라들이 굶주림에 허덕였지만, 애굽은 요셉의 지혜로 말미암아 7년 풍년 때 모아 두었던 곡식으로 7년 흉년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풍년과 흉년은 요셉의 아버지 이스라엘이 사는 가나안 땅에도 임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들 가운데 누구도 7년 풍년 뒤 7년 흉년이 임할 줄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이 알았다면 절제하고 살았을 것입니다. 그들은 절제하지 않고 곡식을 거두는 족족 다 소비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7년 흉년이 왔을 때 그들은 애굽으로 식량을 구하러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스라엘 왕으로 말하면 7년 풍년은 엘리사가 아람 왕의 침입 계획을 미리 알려준 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때 그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하여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했으며, 하나님이 맡겨주신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다스리려고 애를 써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은혜를 허비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몽둥이를 든 것입니다.
오늘날 성도들이 힘써야 할 것은 평화로울 때의 신앙 저축입니다. 이때 힘써서 하나님의 사랑을 묵상하고, 보답하는 마음으로 성경 읽기와 기도 생활과 예배드리기에 힘써야 합니다. 이런 생활이 지속될 때 하나님께서는 택하신 자들을 위하여 환난을 감하십니다. 설령 극심한 환난이 임한다고 할지라도 평소에 쌓아 두었던 신앙이 그를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게 합니다.
환난 앞에 이스라엘 왕은 겸손하게 자신의 죄를 회개하지 못하고 오히려 우왕좌왕하며 심지어 엘리사를 죽이려고까지 하였습니다(왕하6:31). 그것은 하나님께 은혜를 받을 때 믿음을 충분히 쌓아 두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 쌓아 두는 신앙생활이 장차 올 시험의 때를 자신도 모르게 지나가게 하거나, 그 시험을 넉넉히 이기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 두시기를 바랍니다(롬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