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형 목사(드림교회, 국제독립교회연합회)
바울은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이 세상 사람들에게는 미련하게 보이지만, 구원받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 된다고 말씀합니다. 세상은 지식과 힘과 성공 자체에 관심이 집중돼 있습니다. 실제로 많이 배운 사람, 권세 있는 사람, 이름난 사람을 통해 큰일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사람의 인생은 자기의 생각이나 기대와는 다른 길로 가기 일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미련한 것을 택하셔서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셔서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세상적인 강자를 부르시기보다, 약점과 흠결이 있더라도 하나님 앞에 온전하여 진리를 따르는 순전한 사람을 택하셔서 일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디안의 압제 앞에 숨어 있던 기드온을 부르시는 모습이나, 많은 군사가 아니라 주님의 뜻대로 선별된 단 삼백 명의 군인으로 승리하게 하셨던 모습에서 이러한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부모도 선지자 사무엘조차도 사람의 외모를 보았지만, 막상 하나님께서는 들에서 양을 치던 아담하고 어린 다윗을 왕으로 세우셨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를 정하실 때, 학문과 지위가 높고 유명한 사람들을 부르시기보다는, 갈릴리의 평범한 어부들을 제자로 부르셔서 복음을 전하게 하셨습니다.
우리의 실제 삶도 이와 같습니다. 지위, 직분, 세력이 있을지라도 그것이 어떤 것을 토대로 세워진 것인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하나님의 방법과 하나님의 뜻 가운데 세워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유명세와 물질에 기반해서 세워진 경우에는 하나님을 향한 영광보다는 자기를 향한 영광이 되어 온갖 교만과 유혹과 세상 정욕의 앞잡이로 전락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권세보다는 이름 없이 봉사하고 헌신하며 기도하는 성도가 진정으로 교회를 살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세상적으로 결핍된 요소가 있어 보일지라도, 진실하게 위로하고 섬기는 한 사람의 말과 행실이 절망한 사람을 일으키고 주변을 살리게 됩니다. 이러한 모습이 진정 교회를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살림”입니다. 하나님은 세상이 작게 보는 사람을 통해 역사하십니다. 자랑과 정죄의 말만 무성한 인생이 아니라, 작은 아이같이 순전한 자들을 통해서 큰 역사를 이루심으로써 교만한 자들의 마음을 낮추시고, 모든 일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게 하십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마땅히 겸손하고 겸허하며 순전해야 하지만, 사람은 본성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합니다. 내가 알고, 내가 이루었고, 내가 옳고, 내가 더 강하다고 말하고 싶어 하며 그렇게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심지어 신앙 안에서도 은근히 자기 의로움과 헌신, 자기 경험이나 지식, 기득권을 자랑하려고 듭니다. 이러한 것이 사람의 마음을 교만과 기만으로 몰아가게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교만을 꺾으셔서 구원이 인간의 능력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임을 밝혀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에 젖은 방식처럼 군대와 권세와 화려한 영광으로 오신 것이 아니라, 낮아지심과 고난과 죽음으로 구원의 길을 여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비단 구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생활과 심령 가운데 이뤄지는 것에 이러한 십자가 중심의 방향성과 온전한 믿음이 굳게 세워져야 할 것입니다. 세상은 십자가를 실패로 보았지만, 하나님은 그 십자가를 통해 죄인을 살리셨고 사람에게 진정한 삶의 은혜를 입혀 주십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실제로는 미련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지혜이며, 약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이 됩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살 수 없고, 예수 그리스도 없이는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 오늘도 나의 지혜가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의지하고, 나의 힘이 아니라 주님의 은혜로 살며, 겸손히 주를 의지하는 가운데 오직 하나님을 자랑하는 삶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