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서신 발표… 북한군 포로 환영·억류 선교사 송환 촉구, 평화통일·태아 생명·기독사학 자율성 강조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정석 목사, 이하 한교총)이 국가안보와 남북관계, 태아 생명 보호, 다음세대 교육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주요 현안에 대한 한국교회의 신앙적 입장을 담은 목회서신을 발표했다. 한교총은 갈등과 분열이 심화되는 사회 현실 속에서 한국교회가 진영 논리를 넘어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피스메이커(Peacemaker)’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교총은 지난 10월 2일 ‘그리스도의 공의와 평화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한국교회 성도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목회서신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은 국가안보와 남북 관계, 태아 생명 보존과 ‘오는 세대’의 교육에 이르기까지 깊은 갈등과 불신의 어둠 속에 놓여 있다”며 “우리 한국교회는 하나님께서 이 민족에게 맡기신 시대적 사명을 기억하며 가슴을 치는 통회와 간절한 기도의 마음으로 성도들 앞에 신앙적 다짐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교총은 먼저 북한군 포로와 북한에 억류된 선교사 문제를 언급하며 생명을 품는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교총은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자유의사를 따라 대한민국 품으로 돌아온 북한군 포로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환영한다”며 “정부는 이들이 우리 사회의 온전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고, 북에 남겨져 있는 가족들의 안전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국제기구와 유기적인 협력을 조속히 실행에 옮겨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세 분의 선교사들이 조속한 시일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소망한다”며 북한 당국에 인도주의적 자세를 촉구하는 한편, 정치권을 향해서도 “인간의 생명과 안전을 더 이상 정쟁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한 교회의 책임을 강조했다. 한교총은 “헌법이 규정한 평화통일의 책무는 그리스도인인 우리에게도 화평을 이루라는 무거운 책임을 일깨운다”며 “오랜 대립과 분단의 아픔이 남과 북을 영원히 적대적인 ‘두 국가’로 갈라놓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최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로 부상을 입은 장병들을 위해서도 한국교회가 함께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교총은 “최전선에서 나라를 지키다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장병들이 온전히 회복되어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함께 두 손을 모아달라”며 “청년들의 고귀한 헌신과 국가안보는 어떤 정치적 셈법으로도 가려지거나 축소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되, 평화와 화해의 가능성까지 닫아서는 안 된다”며 “한국교회도 반목의 벽을 허물고 평화와 통일의 길을 예비하는 일에 기도와 섬김으로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태아 생명 보호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우려를 표하며 생명과 임산부를 함께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한교총은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고귀한 선물인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겠다”며 “낙태의 접근성을 높이기에 앞서 태아와 임산부를 함께 보호할 법적·의료적 체계를 먼저 마련해야 하며, 정부는 이러한 생명보호 체계에 앞선 낙태 유도 약물의 제도적 도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위기임산부와 한부모가정에 대한 복지와 사회적 안전망 강화를 요구하며 “한국교회도 말로만 생명을 외치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생명과 가정을 사랑으로 품고 끝까지 동행하겠다”고 밝혔다.
기독사학의 자율성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한교총은 “140여 년 전 선교사들은 이 땅에 교회만 세운 것이 아니라 학교를 세우고 사람을 길렀다”며 배재학당과 이화학당, 연희전문학교 등 기독교 사학이 대한민국 근대교육과 사회 발전에 기여해 왔음을 강조했다.
이어 “사립학교의 공공성을 높이는 일은 필요하지만, 공공성이 사학의 자주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국회는 기독교 사학의 건학이념과 교육의 자주성을 위축시킬 수 있는 개방이사 비율 확대 입법을 재고하고, 기독사학이 건학이념과 성경적 가치에 따라 ‘오는 세대’를 바르게 교육할 자유를 온전히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교총은 목회서신의 마지막에서 한국교회가 사회적 갈등을 넘어 화해와 통합을 이루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교총은 “그동안 세상의 진영 논리에 휩쓸려 갈등을 키우고,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웃을 배제했던 연약함을 자복한다”며 “갈등의 한편에 서서 적대를 키우는 자가 아니라, 차이를 넘어 서로를 존중하고 포용하며 치유하는 화해와 국민통합의 통로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아픔과 갈등을 우리 사랑하는 자녀들, ‘오는 세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며 “오직 하나님의 공의와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을 세우기 위해 성도들의 가정과 골방에서 기도의 제단을 쌓아 달라”고 요청했다.
한교총은 “한국교회도 먼저 낮아지고 섬기며, 나라와 국민을 위해 기도하고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일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목회서신은 이사야 32장 17절의 “공의의 열매는 화평이요 공의의 결과는 영원한 평안과 안전이라”는 말씀과 미가 4장 3~4절의 평화에 대한 말씀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한교총은 대표회장 김정석 목사와 공동대표회장 김동기·홍사진·정정인 목사 명의로 목회서신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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