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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총’ 한국교회 대표성 갖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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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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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번식 공동 대표회장제’ 단체 발전 ‘족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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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한국교회의 상황이 말이 아니다.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을 둘러싼 극단적인 분열은 물론이고, 그나마 유지되던 보수세력 역시 분열에 분열을 거듭한 끝에 지금은 그 정체성이 흐릿한 지경에 이르렀다.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한국교회의 정서나 기독교의 정신에 반하는 여러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한국교회가 제대로 된 목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보수세력이 분열되어, 누구하나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갖지 못한 탓이 가장 클 것이다.

 

최근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한기총이 파격적인 막말과, 극단적인 역사관을 앞세워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며, 사회와 국민들로부터 비난섞인 관심을 받은 사례도 있지만, 이를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입장으로 보기에는 한참 무리가 있다. 전광훈 목사라는 인물의 정치적 성향도 문제지만, 한기총이라는 조직이 분열을 거듭하며, 지금은 사실상 그 명성만이 남아있을 뿐, 실제는 군소교단 모임이 된지 오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 자연스레 주목을 받는 것은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이다. 진보를 대변하는 교회협을 제외하면, 한기총, 한교연과 함께 한국교회의 대표 보수 연합단체로 손꼽힌다.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과정에서 빠져나온 새로운 분열체라는 본질적 약점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일단 규모만 본다면, 한국교회를 충분히 대표하고도 남는다.

 

교세는 최대대표성은 글쎄

그 면면을 살펴보면 먼저 장로교의 장자 서열을 다투고 있는 합동측과 통합측은 물론이고, 백석대신, 고신, 합신 등 역사와 정통을 가진 장로교단들이 함께하고 있다. 여기에 오순절 교단인 기하성 여의도측과 성결교의 예성과 기성, 침례교 등 대다수의 교파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무엇보다 한국교회 대표 진보세력으로 분류되어, 그간 교회협 외에 여타 연합단체에 가입한 적 없었던 감리교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이색적이다. 감리교는 한국교회 내 단일교단으로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렇듯 엄청난 교세를 자랑하는 한교총이지만, 아직 창립 이후 한국교회에 이렇데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회 대통합을 전제로 한교연과 통합을 추진한 적도 있지만, 이 역시 유야무야 끝나며, 한교총이라는 이름이 한국교회에 그리 각인되지 못했다. 앞에서 언급했듯 규모로만 보면 역대급의 단체임은 분명하지만, 그 입지에 있어서도, 지금의 한기총만 못한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한교총이 그 규모에 걸맞는 제대로 된 입지를 갖췄다면, 한기총이나 전광훈 목사가 현재 사회로부터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는 것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만약 한교총이 한국교회 대다수로부터 대표성을 인정받았다면, 사실 한기총이나 전광훈 목사 사건은 한국교회 변방에서 일어난 소소한 스캔들로 끝났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기독교단협의회나 보수교단협의회 등이 한때 한국교회 보수를 대표하는 단체였지만, 한기총의 등장 이후, 그 입지가 확 줄어들었다는 것은 이러한 예측을 가능케 한다.

 

허나 한교총의 등장 이후에도 한국교회 판도는 사실상 달라진 것이 없다. 한교총이 교계 연합 구도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순번식 공동 대표회장제는 무엇?

그렇다면 왜 한교총은 그 엄청난 규모와 한국교회 중심교단들이 참여하고 있음에도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전혀 갖지 못하고 있는가? 그 근본적인 원인은 공동 대표회장제에 기인한다.

 

한교총은 한기총과 한교연 등 역대 연합단체들이 고수하고 있는 대표회장 경선제도를 버리고, 주요 교단들이 돌아가며 3명씩 맡는, 순번제 공동 대표회장제를 택하고 있다. 이는 그간 한국교회의 역사적 분열이 대표 자리를 둔 무리한 다툼과 부정 부패에 있기에, 이를 원천적으로 막자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

 

대표회장을 3명으로 한 것 역시 효율적인 업무 추진과 연합과 타협을 통한 분쟁의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 물론 출범 당시 합동, 통합, 감리교, 기하성 등 대형교단들을 위한 안배가 사실상의 이유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갖고 있다.

 

공동대표회장제 '영광만 있을 뿐, 책임은 없나?'

이렇듯 순번제 공동 대표회장제가 긍정적 효과를 지향하고 있지만, 문제는 한교총의 발전이 정체되고 있는 가장 중대한 이유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먼저 경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순번제는 한교총을 매우 게으르게 만들고 있다. 과도한 경선제도는 많은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단체의 경쟁적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가장 중요한 순기능이 존재한다.

 

후보들은 경선을 통해 대표가 되려 할 때, 당연히 단체의 발전과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고민과 계획을 세울 수 밖에 없고, 회원들은 이를 토대로 최종 대표를 결정케 된다. 하지만 순번제는 이러한 의지를 필요로 하지 않고 있다.

 

교단 총회장이라는 기본 조건만 충족되면, 되다보니, 오히려 당사자들은 한교총의 대표가 아닌 교단의 대표회장이 되기 위한 치열한 고민과 방안을 연구한다. 이들의 머릿 속에 한교총보다 교단이 훨씬 더 크게 자리하고 있음은 매우 당연한 것이다.

 

3인이라는 공동 대표회장제 역시, 효율적인 사역의 분담보다는 책임의 전가를 유발한다. 대표는 단체의 모든 행위에 있어 그 책임을 져야 한다. 대표라는 권력만큼이나 그에 파생하는 책임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3명의 공동 대표회장제에서는 책임에 대한 회피가 가능해진다. 내가 아니라도 다른 누군가가 책임을 질 수 있으니 나는 그저 대표라는 직위만 누리면 그 뿐이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한교총은 애초에 누군가가 책임질만한 일을 벌이지 않는다. 대표가 책임지고 추진해야 할 사업들이 계획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한교총은 출범 이후 단독으로 한국교회를 대표할만한 별다른 사업을 벌인 적이 없다. 사업이 없으니 대표가 할 일이 없다. 할 일이 없는 대표가 상시적으로 사무실에 출근해서 한교총과 한국교회를 점검할 필요 역시 존재치 않는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한교총 입장에서는 교회협의 상황을 핑계댈 수도 있다. 물론 교회협 역시 공동 대표회장제는 아니어도 순번식 회장제를 오랫동안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교회협의 대표성은 회장이 아닌 총무에 있다. 교회협에 있어 회장의 가장 큰 임무는 회의를 이끌어 나가는 의장이며, 대외적인 얼굴로서의 상징적 존재일 뿐이다. 실제적인 업무나 방향은 총무가 이끌어 나가고 있으며, 총무는 위원회를 통한 축소된 경선제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교총은 교회협처럼 마땅히 총무에 대표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총무 역시 주요 교단들 간의 안배에 더 큰 목적을 두고 있다.

 

한교총은 창립 당시 한국교회 90%를 아우르는 명실공이 한국교회 대표 연합단체임을 자부했지만, 2년차에 접어든 지금, 한국교회의 그 어떤 대표성도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덩치 큰 주요 교단들 중 누구의 심기도 거스르지 않겠다는 의지는 확고히 보이지만, 그 자체가 연합단체로서의 한교총에 대한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족쇄가 되어 버렸다.

한교총이 지금 자신의 발목에 묶인 족쇄를 풀지 못하는 한, 한교총은 한국교회 역사에서 연합단체가 아닌 그저 친목단체로 자리매김할 것이 자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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