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초창기 분열은 신학적, 사회적 문제가 주를 이뤘지만, 어느 순간부터 교권이 그 주요 이유가 됐다. 당연히 그러한 분열에 제대로 된 이유나 명분이 있을 수 없었고, 그 자체로 한국교회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
한기총-한교연-한교총으로 이어지는 삼단 분열의 과정에서 우리가 잊고 있던 또 하나의 이름이 하나 있으니 바로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이다. 한교연과 한교총의 분열 과정에서 잠시 등장했던 ‘한기연’은 과연 무엇이며, 이를 통해 한국교회가 인지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연합운동의 분열은 확연히 눈에 보이는 피해 뿐 아니라, 우리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그 후유증을 드러낸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한국기독교연합’(이하 한기연)이다. 지금은 분열의 잔재가 되어버린 한기연은 ‘연합’과 ‘분열’이 공존했던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역사다.
한국교회 연합운동은 지난 2012년 한기총과 한교연의 분열로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당연히 이를 회복하기 위한 여러 노력들이 있었고, 양 단체는 수 차례의 통합 시도를 벌였지만, 결국 통합에는 이르지 못했다.
양 단체의 자력만으로는 통합이 불가하다는 판단이 서자, 결국 외부에서 통합에 적극 개입하기 시작한다. 단순 교단장들의 친목 모임이었던 ‘교단장 회의’는 주요 교단들의 대표자라는 지위를 앞세워 ‘통합 합의’를 주도하며, 구체적인 통합 일정까지 이끌어 냈다. 하지만 결국 이마저 무산됐고, 이에 ‘교단장회의’는 입장을 바꿔, 제3의 단체를 설립하고, 각 교단들의 ‘헤쳐 모여’를 공표한다. 그렇게 출범된 단체가 바로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이다.
주요 교단들이 함께한 한교총은 출범과 동시에 절대적 교세를 앞세워, 한교연과 통합을 시도한다. 한교연 입장에서는 주요 회원교단들이 한교총으로 넘어간 터라, 연합단체로서 힘이 크게 약화됐기에 통합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양 단체는 지난 2017년 8월 ‘한국기독교연합’을 공식 창립하며, 한교연과 한교총의 하나됨을 선포했다. 한교연과 한교총의 이름을 지우고, 한기연이라는 이름만 남기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한 지붕 아래 함께하기로 했던 양 단체의 공존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얼마 가지 않아 양 단체는 다시 흩어졌고, 한교총은 그해 12월 제1회 총회를 열며 단독 행보를 확고히 한다.
그리고 한교연은 한기연이라는 이름을 이듬해까지 사용하다가, 이듬해 12월 총회에서 ‘한교연’으로 공식 회귀한다.
‘한국기독교연합’이 구원파 박OO 목사의 성경세미나 주관?
‘한국기독교연합’이라는 단체는 한국교회 속에 약 1년여 간 존재했고, 지금은 없어진 역사 속의 단체가 됐다. 하지만 여기에는 놀라운 반전이 있으니, 여전히 ‘한기연’이라는 이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소위 ‘구원파’의 한 부류로 구분되는 박OO목사측이 ‘한국기독교연합’이라는 이름의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박OO목사가 정기적으로 여는 ‘성경 세미나’ 공식 포스터를 살펴보면, 주관 단체가 다름 아닌 ‘한국기독교연합’이다. ‘한국기독교연합’은 수년 전부터 박 목사측 행사의 주최 혹은 주관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째서 박 목사측이 ‘한국기독교연합’이란 이름을 사용케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로 인한 한국교회의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양 단체의 영문명은 다르다)
박OO목사는 주요 교단들로부터 크게 문제시 되어, 지금도 여전히 한국교회로부터 많은 경계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상황에 한때나마 한국교회의 대표 연합단체로 활동했던 ‘한국기독교연합’이란 이름이 박 목사측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교회 입장에서 그리 쉽게 넘길 일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인터넷 포털에 ‘한국기독교연합’을 검색하면, 한교연의 홈페이지가 노출되며, 나무위키에서는“한국기독교연합은 한국교회연합과 동일한 단체”라고 설명한다. 자칫 한교연이 박OO 목사의 성경세미나를 주관했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결과를 딱히 박 목사측을 비난키도 어렵다. 엄밀히 말하면, 한국교회 스스로가 자행한 분열이었고, ‘한기연’은 한국교회가 책임지지 않았던 분열의 잔재였다.
한기총, 한교연, 한교총 등 비슷한 이름들이 난무하는 것도 혼란에 크게 일조한다. 국민들은 물론이고, 일반 성도, 목회자까지도 이를 완벽히 구분해 내는 것은 쉽지가 않다. 당연히 ‘한기연’이란 이름 하나가 더 보태진다 했을 때 이를 지적할 이 역시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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