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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밤 세워 준비했던 ‘문학의 밤’을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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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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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에덴 아저씨즈’의 즐거운 감동 ‘새에덴 나이트’

일일찻집, 바자회부터 밴드 춤 시낭송 문학의 밤의 모든 것

가족들을 향한 절절한 사랑의 고백, 기쁨과 웃음 눈물이 함께한 추억의 시간

 

[크기변환]새에덴 나이트 연주.jpg

 

학창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난 오늘, 우리는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다 큰 남자 어른들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갑자기 터져나온 눈물에 어른들은 멋쩍은 듯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삼켜내기 바빴으나, 감정이 한계에 다다른 누군가의 흐느낌에 결국 모두가 이성을 놓고, 오열하기 시작했다.

 

지난 124일 주일, 경기도 용인의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의 저녁예배 광경이다. 어른과 아이가 서로를 붙들고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닦아주며, 살포시 안아줬다. 이날 새에덴교회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우리의 기억에서 잊혀진 문학의 밤다시 되살아나다

 

청소년들의 가장 대표적인 교회 문화였던 문학의 밤이 새에덴교회에 다시 등장했다. 새에덴교회는 지난 4(주일) 오후 7, ‘나는 너를 사랑이라고 부른다는 주제로 문학의 밤 새에덴 나이트를 진행했다.

 

문학의 밤은 요즘 아이들에게는 매우 생소할 수 있는 단어다. 어쩌면 청소년 뿐 아니라, 20~30대 젊은 어른들도 아는 이가 드문 것이 바로 문학의 밤인데, 알고 보면 80~90년대 교회를 다니던 중고등부라면, 결코 모르는 이가 없는 청소년들의 최애 축제 중 하나였다.

 

군필 남자들이 자기가 다녀온 군대를 시도 때도 없이 자랑하듯, 어릴 적 교회를 다녔던 어른들이라면 자기가 겪은 문학의 밤에 대한 에피소드를 한 두 개씩은 갖고 있다. 비록 시간이 지나, 그때의 기억이 영웅담처럼 과하게 부풀려지기는 했지만, 셀 수 없이 반복해 말해도 결코 지겹지 않은 추억이 바로 문학의 밤이다.

 

[크기변환]새에덴 나이트 댄스.jpg

 

하지만 한국교회의 전체적인 침체에 주일학교의 감소, 여기에 맞물린 미디어의 발달은 어느 순간, 교회에서 문학의 밤의 존재를 지워 버렸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에게 잊혀진 기억, 그것이 바로 문학의 밤인 것이다.

 

그 문학의 밤이 새에덴교회에서 다시 되살아났다는 소식에 40대 초반의 기자 역시 귀가 뻔쩍 뜨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허나 이어지는 궁금증이 있었으니 문학의 밤이란 말을 들어본 적도 없는 요즘 아이들이 대체 어떻게 이것을 준비했을까 하는 점이었다.

 

교복에 모자 눌러쓴 아저씨들

소강석 목사, DJ박스에서 하모니카 연주

 

하지만 이 행사에는 놀라운 반전이 있었다. 이날 문학의 밤을 준비한 이들은 다름 아닌 40~50대 아저씨(?)들이었기 때문이다. 소위 문학의 밤세대인 이들이 의기투합해, 30년 전 추억을 되돌린 시간, 일명 아저씨즈로 명명된 새에덴의 용감한 아저씨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어릴 적의 기억을 따라 우리가 아는 그 문학의 밤을 완벽히 재현해 냈다.

 

그 준비과정부터 매우 치밀했다. 문학의 밤이 열리기 일주일 전인 1127, 행사 자금 마련을 위해 일일찻집과 바자회를 열었다. 물론 지금은 주머니가 두둑한 어른들이지만, 빈곤했던 그때의 모습까지도 완벽히 재현하겠다는 의지로, 굳이(?) 일을 크게 벌였다. 반응은 뜨거웠다.

 

[크기변환]새에덴 나이트 바자회.jpg

 

추억의 옛날 교복과 모자를 눌러쓰고, 차와 솜사탕을 파는 아저씨들에 성도들은 열광했다. 어른들은 함께 추억에 빠졌고, 아이들은 촌스러움이 묻어나는 70~80년대의 모습에 큰 즐거움을 느꼈다.

 

새에덴교회의 소강석 목사도 추억놀이에 동참했다. 교복을 입고 찻집 DJ박스에 서서, 하모니카를 불어대는 소 목사의 모습은 영락없는 까까머리 중학생이었고, 그 모습에 성도들은 크게 환호했다.

 

[크기변환]새에덴 나이트 하모니카.jpg

 

그리고 대망의 문학의 밤 당일, 아저씨들의 숨겨놨던 끼가 일제히 폭발했다. 밴드와 중창단, 댄스와 시낭송, 그리고 샌드아트 등 오랫동안 준비하고 연습했던 공연들을 성도들 앞에 풀어냈다. 비록 머리는 숭숭 빠지고 얼굴엔 세월이 흔적이 그득한 그들이었지만, 공연에 집중할 때는 문학의 밤을 사랑하던 30년 전 그 녀석(?)들이 순간순간 보였다.

 

정다운 추억 속에 가족의 사랑을 녹여내다

 

이번 문학의 밤이 예전과 유일하게 다른 한 가지가 있었으니, 바로 이들이 한 가족의 가장이라는 점이었다. 문학의 밤의 주제인 나는 너를 사랑이라고 부른다에서 사랑은 바로 가족을 향한 가장의 고백이었다. 그런만큼 이번 문학의 밤은 철저히 가족을 위한 시간이 됐다.

 

[크기변환]새에덴 나이트 눈물.jpg

 

아버지의 하루라는 영상을 시작으로 아내, 아들, 딸에 대한 아버지들의 절절한 사랑 고백이 이어졌다. 늘 퇴근하면 쇼파에서 뒹굴거리던 게으른 아버지인 줄 알았는데, 매일 가족을 위해 직장에서 고된 일을 감당해 내는 가장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엿본 가족들은 감사와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다. 특히 아버지들이 자신의 아들·딸을 위한 편지를 낭독할 때면, 그야말로 온 예배당이 눈물바다를 이뤘다.

 

행사가 끝나고, 새에덴의 게시판은 감동의 후기가 넘쳐났다. "너무도 감동이었다" "모든게 너무나 좋았다. 학창시절의 추억이 되살아 났다"는 반응부터, "최고의 구성과 내용이었다. 준비하신 모든 분께 감사 드린다"는 성도도 있었다. 그리고 아저씨들의 활기넘치는 모습에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생각난다는 학생들의 댓글도 있었다.

 

[크기변환]새에덴 나이트 시낭송.jpg

 

소강석 목사 역시 크게 감동한 모습이었다. 소 목사는 SNS를 통해 나도 오늘 만큼은 소년, 소녀의 눈과 마음을 갖자고 했다. 교복을 입고 모자까지 쓰니 눈 앞에 숱한 추억의 무지개들이 떠올랐다. 그때 그 시절이 무지개빛 꿈처럼 아름다웠다며 북받치는 감동을 시로 표현해 냈다.

 

[크기변환]새에덴나이트 소강석1.jpg

 

이 모든 행사를 총괄한 이종민 부목사는 문학의 밤을 통해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교회의 귀중한 문화 자산을 소개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지금은 상상키 어렵지만, 과거에는 교회가 청소년 문화의 중심이었다. 그 문화의 결정체인 문학의 밤이 어느새 잊혀졌다는 사실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컸다면서 새롭게 되살아난 문학의 밤에 기대이상의 호응을 주셔서 나 역시 놀라울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문학의 밤의 가장 큰 특징은 어른들의 도움없이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모든 행사를 치른다는데 있다. 교회 안에 작은 사회를 이뤘고, 그 사회를 통해 세상을 배웠었다이번에는 문학의 밤을 경험한 아저씨들이 주체가 됐지만, 언젠가는 다시 아이들이 문학의 밤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그런 아름다운 문화가 우리 한국교회에 부활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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