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구 교수 임성택 교수 황덕형 교수 등 발표 맡아
- 정상운 원장, 복음에서 벗어난 한국교회의 현실 비판

한국교회의 대표 신학자들이 좀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교계 연합운동에 대한 심도깊은 고찰을 펼쳤다. 한국기독교한림원(이사장 조용목 목사, 원장 정상운 박사)은 지난 5월 31일 경기도 안양 은혜와진리교회 대성전에서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방향'이란 주제로 제5차 학술대회를 가졌다.
이번 학술대회는 단순 진보-보수의 대립을 넘어 내부의 정치적 분열이 고착화된 오늘날 연합운동의 현실에 대한 강력한 우려와 이를 극복할 대안을 찾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오는 10월 열리는 세계로잔대회, WCC 문제 등에 대한 신학적 입장과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발제는 이승구 교수(합신대 석좌교수, 전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가 '로잔운동과 성경적 생명 윤리질서: 로잔운동에 생명 윤리질서 옹호를 요청하면서', 임성택 교수(전 강서대 총장, 미래세대청년연합선교회 대표)가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현실과 대안', 황덕형 교수(서울신대 총장, 한국기독교학회 회장)가 '이노니아를 지향하는 신학: WCC내의 종교다원성과 혼합주의의 위험성'을 주제로 각각 발표를 펼쳤다.

먼저 이승구 교수는 로잔운동의 애매한 정체성, 복음전도에 대한 논란 등을 지적하며, 오는 10월 대회에서 로잔이 갖고 있는 주요 이슈에 대한 분명하고 확고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 교수는 "로잔운동은 WCC운동과 달리 성경을 철저히 믿는 복음주의적 운동으로 시작했따. 우리가 그 입장에 충실할 뿐 아니라, 아직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천국 복음을 바르게 전해 참으로 복음화 하려는 것이 로잔운동의 목적"이라며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복음전도의 우선성을 아주 분명히 천명해야 한다. 이 문제로 논의를 복잡하게 하는 것은 로잔 운동의 의의와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 될 뿐이다. 먼저 복음 전도의 우선성을 분명히 선언해 더이상 이 논란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인간 생명, 태아 낙태, 안락사 등에 대한 강력한 반대 목소리를 내줄 것을 요구했다. 이 교수는 "배아로부터 모든 단계의 인간 생명을 존중하는 운동과 의사 조력 자살이나 안락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자살과 모든 종류의 자살을 막는 운동, 낙태를 방지하고 사회 속에서 아이들을 잘 키우도록 하기 위해 건강한 가정을 잘 세워 나가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며, 포괄적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도록 강한 목소리를 내달라"며 "그것이 로잔운동이 강조하는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관여"라고 주장했다.

임성택 교수는 보수 연합운동의 분열과 현실, 이에 대한 대안에 대해 발제했다. 한기총-한교연-한교총으로 이어지는 보수연합운동의 분열의 폐해와 근본적 원인을 지적한 것이다. 임 교수는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연합의 원래 취지와 상관없는 일부 인사들의 정치 놀이대가 됐고, 선교의 장, 신앙의 견인 역할이라는 본래의 취지는 상실한 지 오래”라며 “교회 연합체의 근거없는 이합집산은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어버리고, 성도들의 냉소와 젊은이들의 이탈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연합운동의 분열로 △젊은세대들로부터의 외면 △윤리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 비판 직면 △성경의 권위와 가치 상실 △성도 수 급감 등을 지적했다.
이를 치유할 대안으로는 먼저 ‘비교파 운동’을 제안했다. 임 교수는 “비교파 운동은 모든 시대에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의 목표로서 원래의 근본인 성경으로 돌아가 하나되는 것, 복음에서 이탈한 교회와 신앙을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게 하자는 환원”이라며 “환원은 개혁과 다르다. 개혁은 현재를 미래 지향적으로 바꾸자는 것이지만, 환원은 원래대로 돌아가자는 뿌리로의 회복운동”이라고 말했다.
지역 단위 교회 연합체에 기반을 둔 전국교회연합체의 구성도 제안했다. 기존 연합단체가 교단 위주로 구성된 것과 달리, 동->구(군)->시(도)->전국으로 이어지는 지역 위주의 피라미드형 연합단체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각 지역이 사업을 계획하고 전개하며 유기적으로 움직이기에 대표회장에 따른 사업 중단과 같은 위험요소를 제거할 수 있고, 직접 개입에 따른 불필요한 잡음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덕형 총장은 ‘WCC 내의 종교 다원성과 혼합주의의 위험성’에 대해 발제했다. 황 총장은 “WCC에 대한 보수주의 기독교의 논점은 주로 △용공신학 △세계 단일 교회(Superchurch) 추구 △종교다원주의 신학 등이 있으나, 실제로 오랫동안 치명적으로 있어 보이는 문제는 WCC 운동을 통해 드러나는 다원주의의 특성”이라며 “WCC가 모든 교회들의 협의체를 표방하고 있어, 기본적으로 다원주의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다원주의적 경향은 비단 종교 간 대화라는 특수 영역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성경과 그에 따른 해석학적 변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며 “점차 강화되는 WCC의 다원주의적 경향은 복음의 주관적·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점차 사회 전반의 문제와 다문화적 환경 이슈가 등장하면서 정의, 지속가능 사회, 평화와 창조 보존 같은 사회적 이슈가 WCC 신학의 한가운데 중심 주제로 선 것을 생각하면, 다양주의 인정 경향이 강화될 수밖에 없음을 예감한다”고 했다.
끝으로 “WCC의 내적 성장은 바로 이 다양주의로의 발전과 전개에 의거한 것이고, 그만큼 혼합주의적 성격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복음을 증거해야 할 우리의 구체적 입장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오신 일은 우리와 유사한 존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일이었고,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중 하나가 되신 것은 기적 중의 기적으로, 일반 인간 한계 내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학술대회에 앞서 드려진 예배는 박응규 교수(아신대)의 인도로 김선배 전 총장(한국침신대)이 기도하고, 서정숙 교수(강릉영동대 명예)가 요한복음 21장15~28절 성경봉독한 후 오덕교 총장(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이 ‘너는 나를 따르라’ 제하의 설교말씀을 전했다.
오 총장은 “주님은 베드로를 찾아가서 책망하지 않으셨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셨고, 내 양을 먹이라고 하셨다. 우리는 주님의 교회의 청지기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바른 말씀을 먹여야 한다. 양을 치라는 말씀대로 악한 사상으로부터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림원 원장 정상운 박사는 개회사에서 복음의 본질에서 한참 벗어난 한국교회의 처참한 현실을 고발해 눈길을 끌었다.
<개회사 전문: http://www.ecumenicalpress.co.kr/news/view.php?no=56795>
한림원은 한국교회 주요 신학대학의 전·현직 총장 및 교수들이 함께 참여하는 신학자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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