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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는 말, 돌려 묻지 말고 직접 물어야”

  • 차진태 기자
  • 입력 2026.07.2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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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횃불재단, 목회상담세미나서 자살예방 해법 제시
  • 우울·조울·강박·공황장애 집중 조명… “병원·상담·교회 함께하는 ‘치유의 삼각형’ 필요”
  • “정신질환은 믿음 부족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 목회자 역할과 한계도 함께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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횃불재단이 지난 20일 ‘우울·조울·강박·공황장애’를 주제로, ‘2026 횃불 목회상담세미나’를 열었다. ⓒ 횃불재단

 

 우울증과 공황장애, 강박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가 더 이상 일부 사람들의 문제가 아닌 한국교회 전체가 함께 마주해야 할 목회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기독교선교횃불재단이 정신의학과 기독교상담, 목회적 돌봄을 함께 아우르는 통합적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재단법인 기독교선교횃불재단(원장 유승현)은 지난 20일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2026 횃불 목회상담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우울·조울·강박·공황장애’를 주제로, 정신질환을 신앙의 문제로만 접근하지 않고 전문 치료와 상담, 교회의 돌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는 전국의 목회자와 사모, 상담사 등이 참석했으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전우택 교수, 기독교상담학자 최은영 교수, 대구순복음교회 이건호 목사가 각각 정신의학과 상담, 목회 현장의 관점에서 회복의 길을 제시했다.

 

“우울증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병”

 

첫 강연에 나선 전우택 교수는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오해부터 바로잡았다.

 

전 교수는 "기분이 조금 가라앉았다고 해서 모두 우울증은 아니다"며, 우울한 기분과 흥미 상실을 비롯해 체중 변화, 불면 또는 과수면, 극심한 피로감, 죄책감, 집중력 저하, 반복적인 죽음이나 자살 생각 등 주요 증상 가운데 5가지 이상이 2주 이상 지속될 때 의학적으로 우울증을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리적인 우울증이라면 반드시 정신과 치료와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며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상담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실제로는 약물치료와 상담이 함께 이루어질 때 가장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정신질환인지도 분별하지 못한 채 신앙 상담만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우울증은 혼자의 의지나 결심만으로 극복되는 병이 아니며, 무엇보다 재발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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횃불재단이 지난 20일 ‘우울·조울·강박·공황장애’를 주제로, ‘2026 횃불 목회상담세미나’를 열었다. ⓒ 횃불재단

 

“‘죽고 싶다’고 말하면 ‘어떻게?’라고 반드시 물어야”

 

이날 세미나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부분은 자살 예방에 대한 실제적인 조언이었다.

 

전 교수는 "누군가 '죽고 싶다'고 말하면 돌려서 이야기하거나 위로만 해서는 안 된다"며 "'자살할 생각이 있습니까?', '어떤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까?'라고 직접 질문하는 것이 오히려 생명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손목을 긋겠다는 정도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겠다는 계획은 위험도가 전혀 다르다"며 "구체적인 방법을 이미 생각하고 있다면 즉시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당일 입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 실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자살 충동은 밀물처럼 밀려왔다가 썰물처럼 지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시간을 누군가 곁에서 함께 버텨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살은 거래나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즉각적인 보호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교회가 이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회·병원·상담이 함께하는 ‘치유의 삼각형’”

 

기독교상담학자인 최은영 교수는 우울증을 겪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내면을 들여다봤다.

 

최 교수는 "착하고 책임감이 강한 성도들 가운데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보다 부모와 교회,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온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회복은 다른 사람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삶에서 벗어나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바라보시는지를 회복하는 데서 시작된다"며 "나를 살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치와 기준을 따라 살아갈 때 진정한 치유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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횃불재단이 지난 20일 ‘우울·조울·강박·공황장애’를 주제로, ‘2026 횃불 목회상담세미나’를 열었다. ⓒ 횃불재단

 

목회 현장의 경험을 나눈 대구순복음교회 이건호 목사는 '치유의 삼각형'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성도들을 만날 때 교회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교회는 영적 돌봄을, 병원은 전문 치료를, 가족과 공동체는 관계적 지지를 담당하는 삼각 협력 구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목회자는 심신증과 정신질환, 영적인 문제를 어느 정도 분별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의료진과 상담 전문가, 교회가 서로 협력할 때 가장 건강한 회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신건강은 이제 한국교회의 중요한 목회 과제”

 

횃불재단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정신건강 문제가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가 함께 감당해야 할 시대적 과제임을 강조했다.

 

재단은 "우울증과 조울증, 강박장애, 공황장애는 이제 우리의 가정과 교회, 선교 현장 가까이에 있는 현실"이라며 "목회자들은 이러한 아픔을 가진 성도들을 가장 먼저 만나고 가장 오랫동안 함께하는 사람들이기에 올바른 이해와 전문적인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유승현 원장은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아 치료받듯 마음의 상처 역시 적절한 치료와 돌봄을 통해 회복될 수 있다"며 "이번 세미나가 지친 목회자와 사역자들이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하나님의 위로와 회복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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