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정당은 유럽의 전통적 기독교 국가에는 거의 다 존재한다. 독일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는 집권당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그들 국가의 기독당은 기성정치인들이 기독교적 가치를 정강정책으로 삼아 만든 정당들이지, 목사나 장로들이 모여 만든 정당은 아니다. 전직 목사나 장로가 그 정당에 참여할 수는 있다. 그러려면 목회를 접고 순수 정치인으로 나서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는 그들과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현직 목사들이 나서고 있다. 그러다보니 왜 목사들이 정치에 나서나 하는 비판을 받게 되고, 그것이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교계 안팎의 신뢰를 얻기도 어렵다.
◇이번에 창당된 ‘기독자유당’의 경우, 그들이 내건 취지문은 8년 전 또는 4년 전 창당 때에 내세운 명분에서 한 치의 차이도 없다. “세계 OECD국가 중 자살율 1위, 이혼율 2위, 청소년 흡연율 세계 2위, 교통사고율 1위, 유흥업소 종사자 200만 이상, 양주소비량 1위, 인터넷도메인 음란 접속율 1위, 유네스코 통계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말을 듣지 않는 반항아 1위, 일하기 싫어하는 니트족 80만명 육박, 무속인 70만명, 한 사회의 사회악을 가늠하는 형사 소송율이 일본의 10배,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트리는 종북좌파세력”의 척결을 위해 기독당을 창당한다는 것이다. 마치 고장난 레코드를 듣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기독정당으로써 어떻게 하겠다는 정책적 대안은 찾아볼 수 없고 안보와 보수주의만 부르짖는다. 심지어 북한에 맞서 우리도 핵개발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현재 우리사회에는 기독교인들의 리더십이 두드르지게 나타나고 있다. 기성정치인 가운데 약 40%는 기독교인이다. 19대 국회에도 약 35%에 이르는 기독인이 있고, 전국 지자체에도 많은 기독교인이 포진하고 있었다. 정치인뿐 아니라 장·차관과 고위 공직자, 군 장성, 대학 총장, 각급 학교장에 이르기까지 우리사회의 지도자적 위치에 있는 기독교인 비율이 매우 높다. 이는 교회가 그만큼 사회적 지도자를 많이 배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왜 기독정당에 참여하려는 이렇다할 정치인은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사회에서 아직 기독정당 이름으로는 지역에서 당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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