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 총회들 이단 규정 변화 움직임
고신, 전태식목사 ‘참여금지’ 해제… 통합, 이명범·이인강목사 ‘재심’ 결정
이단으로 묶는데는 열심이었지만, 이를 푸는데는 인색했던 한국 장로교가 금번 총회에서는 그동안의 입장과 다르게 이단성 문제에 대해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예장고신과 통합, 합동 등은 올해 이단 연구와 관련한 여러 헌의안을 받고, 이에 관련해 이전에 비해 매우 발전적인 결의를 도출해 냈다. 고신측은 전태식목사의 참여금지를 해제 했으며, 통합측은 이명범목사과 이인강목사에 대한 1년간의 추가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물론 1년 후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이단 문제에 대해 이전보다 신중을 기하게 됐다는 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고신측, ‘최삼경목사 이단여부’ 1년간 더 연구키로
고신은 이번 제64회 총회에서 기하성 서대문측 소속의 전태식목사(순복음서울진주초대교회)에 대한 ‘참여 금지’를 해제했다. <관련기사 13면>
반면 경남노회(노회장 하대영목사)가 헌의한 ‘최삼경목사의 마리아 월경잉태설과 삼신론의 이단여부’는 신학위원회에 맡겨 1년간 연구키로 했다.
경남노회는 “오래 전부터 문제가 제기되어 왔으나 최근 나채운교수(전 장신대학교 대학원 원장)로부터 최삼경목사의 ‘월경잉태론과 삼신론’은 이단사상으로 간주하고 한국교회가 미혹당하지 않도록 경계하라는 글이 일간지(국민일보 2014.3.14.)에 게재되었다”며, “나채운교수는 통합, 합동, 고신이라는 교단을 언급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조용히 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고 있는 차제에 반드시 그 이단성 여부를 밝혀 신학적 혼돈이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료된다”고 헌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인터콥(대표 최바울)에 대해서는 1년간 추가 연구키로 결의했다.
통합측, 이명범·이인강목사 재심청원 통과
통합측은 이단 규정 이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이명범목사(레마신학연구원)와 이인강목사(아멘충성교회)에 대한 재심청원을 받아 들여 앞으로 1년 더 연구하는 안을 받아들였다.
특히 이명범목사는 지난해 국제크리스천학술원(원장 예영수목사)에서 “이단이 아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이후, 예장통합의 이단 규정에 대한 교계의 의문이 제기됐고, 올해 총회에서 결국 재연구 결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제크리스천학술원은 예장통합의 연구에 대해 “예장통합 총회가 채택한 이명범목사에 대한 연구 보고서 자료는 대체로 조작, 왜곡, 편향되어 있을뿐 아니라, 이미 폐기 처분된 1984년의 자료들을 근거로 하고 있기에 예장통합 총회의 이명범목사에 대한 이단 정죄는 원칙적으로 무효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언론에 의해 자신이 이단으로 조작됐다”고 주장했던 이인강목사 역시 이번 재연구로 다시 소명의 기회를 얻게 됐다.
기장측, ‘레마’ 1년 더 추가 연구키로
기장 이대위도 이번 총회에서 이명범목사와 레마신학연구원에 대한 이단 연구 자료를 내 놓았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고, 1년 더 연구 조사해 내년에 보고키로 했다.
기장은 지난 98회 총회에서 경기남노회에 레마 관련 인물들이 들어왔고, 한신대가 이들과 관련한 대학과 MOU를 맺은 바 있어,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달라는 청원을 받아들여 이를 목회와신학연구소에 맡긴 바 있다.
하지만 이명범목사와 레마에 대한 이대위의 연구 결과가 기존 교단들이 레마에 대해 연구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고, 이단성이 있다는 지적만 있을 뿐 그에 대한 입증 자료가 없어, 총회 전부터 논란이 된 바 있다.
더구나 레마측에서는 “자신들에 직접 단 한 번도 조사도 없이, 어떻게 이런 보고서를 만들 수 있는가?”라며 반발했고, 성명서를 통해서는 기장 이대위 보고가 특정세력과 결탁해 있음도 의심했다.
결국 기장은 추가 연구를 통해 내년에 레마 건에 대한 결론을 내리게 됐다.
합동측, 한기총 관련 인사 징계
합동측은 이번 총회에서 한기총이 이단을 무분별하게 해제하고 있다며 결국 탈퇴를 결의했다. 여기에 한기총이 다락방을 이단에서 해제하는데 관여했다며 김만규목사(한기총 이대위 전문위원장)와 유장춘목사(전문위원회 서기)에 대해 해당 노회에 시벌을 지시하기까지 했다.
이번에 합동측이 한기총에 대해 보인 자세는 매우 단호했다. 한기총 신임 대표회장인 이영훈목사가 총회가 열린 전남 광주까지 인사차 내려갔으나 이를 허락지 않았고, 결국 이목사는 단상에도 오르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반면 예장합동 소속으로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내던 중, 이단 해제 문제로 교단을 탈퇴하고, 새롭게 교단을 창립한 홍재철목사는 최근 창립총회를 열고, 한기총의 이단 연구 및 해제는 정당했음을 재확인했다.
<차진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