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다락방 영입문제로 한기총 탈퇴 및 가톨릭 영세 불인정
총신대학교 재단이사회 전면 개편키로… 총장 퇴진 요구



지난 9월 22일부터 26일까지 광주겨자씨교회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총회장 백남선목사) 제99회 총회는 지난 2년간의 총회에 비해 매우 차분한 모습으로 진행됐으나, 그 어느 해보다도 치열한 정책논의와 민감한 결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장 먼저 류광수목사의 다락방 영입을 이유로 한기총을 전격 탈퇴하기로 결의했으며, 총신대 재단이사회의 정관을 개정하기로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공직정지’라는 강력한 제제를 가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극심한 진통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가톨릭교회의 영세를 인정하지 않기로 결의하면서, ‘재세례파 논란’이 이는 등 좀 더 신학적 연구가 필요한 의제들이 결의되기도 했다.

한기총 전격 탈퇴, 다락방은 이단
합동측은 지난 98총회에서 ‘행정보류’ 결의를 했던 한기총을 전격 탈퇴하기로 결의했다. 25일 오전 정치부장인 오정호목사는 “한기총은 이단의 온상”이라고 주장하며 한기총 탈퇴를 강조했다. 당시 고광석목사와 사일환목사 등 일부 총대들이 이 사안을 임원회에 일임할 것을 요구했으나, 증경총회장인 서기행목사가 “한기총은 다락방을 이단이 아니라고 하고, 평강제일교회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오늘 탈퇴하지 않으면 부끄러운 일이 된다”고 발언하면서 일사천리로 탈퇴결의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결의는 23일 오후 회무에서 다뤄진 다락방에 대한 이단결의를 재확인 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당시 류광수다락방이단재조사처리위원회는 최종 보고를 통해 81회 총회에서 이단으로 결의한 류광수 다락방이 신학적·도덕적으로 돌이켰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이단해제의 근거가 없다고 보고했다. 당시 위원회는 “류광수 다락방은 제81회 총회에서 이단으로 결의한 후, 제82회 총회보고서에 자세한 연구논문을 보고했다”며,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제대로된 연구도 없이 이단으로 몰았다”는 주장을 근거없는 것이라 보고했다. 이 결의 이후 한기총에서 다락방측의 이단해제에 일조한 김만규목사를 해당노회로 하여금 시벌하도록 했으며, 유장춘목사 역시 당회장직을 제외한 모든 공직을 1년간 정지하도록 지시했다.

‘가톨릭 영세’는 불인정, ‘재세례파’ 논란도
이번 총회에서 가톨릭의 영세를 불인정하기로 결의하면서, 앞으로 가톨릭에서 합동측으로 옮긴 교인들은 다시 세례를 받아야 하게 됐다. 지금까지 합동측은 가톨릭 영세를 세례로 인정해 일정교육을 거처 바로 입교문답을 통해 세례교인이 될 수 있도록 했으나, 이번 결의로 인해 불가능해진 것이다. 단, 지금까지 영세를 받은 후 입교문답을 했던 것은 인정하면서 이에 대한 소급적용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이 결의는 넷째날인 25일 올라온 ‘가톨릭 영세를 세례로 인정할 수 있느냐’에 대한 질의로 인해 이루어졌다. 당시 일부 총대들은 영세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세례를 두 번 주게되는 ‘재세례파’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신학부에 넘겨 충분히 논의하자고 주장했으나, 현장에서는 “영세를 세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었다. 이 과정에서 “과거 가톨릭은 예수님을 유일한 구원자라고 했으나 현재는 다신론으로 변질됐다”거나, “가톨릭은 이단이다”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나왔으며, 백남선 총회장이 “다른 교단을 함부로 이단이라고 말해서는 안된다”는 주의까지 줄 정도였다.
결국 가톨릭 영세를 불인정하는 결의가 이루어졌으며, 신학적으로 민감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와 논의 없이 이루어진 결의로 인해 앞으로 문제가 될 여지를 남기게 됐다.

파장과 갈등을 남긴 총신대 관련 결의
이번 총회에서 총신대 문제는 한 마디로 ‘충격적이다 못해 파격적이다’고 평가할 수 있다. 총신대 관련 결의의 핵심인 ‘총신대재단이사회 정관개정’은 ‘70세 정년제의 준수와 재단이사의 4년 임기와 단1회 연임 준수’를 소급적용하기로 한 것을 요지로 한다. 이 결의에 따라 정관개정이 이루어질 경우 현재 총신대 총장으로 재임중인 길자연목사는 총장 자격요건에 미달되며, 8년 이상 재단이 임기를 수행하고 있는 이사들도 불법이사가 되게 된다.
결국 이 결의는 70세 정년규정에 저촉되는 길자연 총장이 퇴진할 것을 압박하는 것이다. 더구나 만약 재단이사회에서 10월 30일까지 정관개정을 하지 않을 경우, 11월 1일부로 재단이사 전원을 총회 내 모든 공직을 5년간 박탈하기로 했다. 또 재단이사장이 소속된 노회에서는 총회결의 위반으로 재단이사장의 목사직을 12월 31일까지 공직 정지하기로 했으며,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소속노회는 총회 내 모든 공직은 2015년 1월 1일부로 박탈하고, 5년 동안 총대권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러한 결의는 결국 김영우 재단이사장이 정관개정을 이행하지 않을 수 없게끔 강력한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길자연 총장이 정년을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총장으로 선출한 재단이사와 운영이사들에 대한 조사도 결의했다. 현장에서는 이들에 대한 문책과 해임 등의 헌의 13개가 올라왔으며, 총대들은 이를 일괄처리하기 위한 조사처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박요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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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예장합동측 제99회 총회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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