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0(금)
 


본고는 지난 13일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3월 월례회 ‘3.1 정신을 이어받아: 남북한의 평화통일과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종교인의 사명과 역할’ 중 손인웅목사가 발제한 ‘3.1정신 이어받아 한반도 통일 앞당기자’를 발췌한 것이다.


통일 위해 모든 종단, 종파 간에 연합과 일치를 이뤄야
종교간 함께 펼치는 지역의 실천운동이 통일의 첩경 될 것




son.jpg
 





1. 한민족의 영성과 문화와 종교

  폴 틸리히(Paul Tillich)는 종교와 문화의 관계에 대해서 “종교는 문화의 실체요, 문화는 종교의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이집트의 고대문화나 히브리문화, 이슬람문화, 인도문화, 서구의 기독교문화 같은 경우는 단일신을 섬기는 단일 테마가 수천년 이어져 내려오면서 그 신(神)에 대한 충성심으로 형성된 종교문화이다. 그러나 한민족의 문화의 특징은 각 시대에 따라 종교가 교체되면서 문화단절과 문화혼합현상이 심했다.

  불교문화는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에 약 1,000여 년간 유교문화를 고려 말부터 이조를 거쳐서 약 600여 년간 강세를 보였다. 19세기부터 현재까지 기독교가 약 300여 년간 개화의 물결을 타고 가장 빠른 세력으로 급성장하였다. 그러나 무교, 불교, 도교, 유교, 기독교가 주류종교였지만 19세기 동학운동을 비롯한 민족종교들도 그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었다. 한민족의 다종교문화는 다종교사회를 형성하였고 다종교간의 이해와 협력을 가능케 하여 융합의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창조적 민족이 되고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렀다. 유동식 교수는 한국인에게는 5,000여 년 동안 끊어지지 않고 큰 물줄기를 형성하여 내려오는 영성이 있다고 한다. 한국인의 풍류사상이라고 하면 한의 영성(종교) 멋(예술) 삶(생활)의 혼연일체를 강조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 풍류사상의 뿌리이며, 풍류도가 유불선 3교를 포함 종합하면서도 섞이지 않고 각각 발전할 수 있게 하는 원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김경재는 한국인의 영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네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 공동체 영성, 둘째 한의 영성, 전일성, 온전성, 셋째 축제적 놀이(신바람놀이), 넷째 천지인삼재(天地人三才)는 원융적 전일성을 이끌어 가는데 사람이 그 촉매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기독교의 삼위일체 신의 일체성과 다양성의 존재양식과 활동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인의 영성이 어떤 종교와 만났을 때 대체로 옥토와 같은 밭이 되어줌으로 찬란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였다. 한국의 불교와 유교와 기독교의 부흥이 좋은 실례이다. 그럴 때마다 외래종교를 한국적인 종교로 상당부분 토착화하는 힘이 있었다. 그것은 한국인의 영성의 힘이 강하다는 증거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한민족은 한 덩어리를 융합하는 힘이 깊은 곳에서 솟아나기 때문에 위기를 만날 때 대동단결하여 위기를 극복하는 3.1운동의 정신을 일깨우고 발휘할 수 있었다. 유교의 분파분열, 기독교의 교파운동, 서구 개인주의의 이기주의화 등으로 공동체 의식이 약화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시 한 번 한국인의 영성을 뿌리로 하는 3.1정신으로 돌아가서 민족통일의 동력을 삼아야만 할 것이다.



2. 3.1운동의 종교간 협력과 세력 확산

  3.1운동 제96주년을 맞이하여 복음주의협의회가 주관하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에서 발표할 원고를 준비하기 위해서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3.1운동비사(秘史)라는 1,0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숙독하면서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3.1운동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수많은 인사들의 매국행위들과 친일인사들의 비열함과 애국투사들의 고결한 생애와 자기생명을 초개같이 희생한 순국선열들의 위대한 생애를 소상하게 파악할 수 있어서 숙연한 마음으로 경의를 표하고 새삼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을 저술한 이병헌 선생은 3.1운동 거사 준비에서부터 마지막까지 깊이 참여한 청년운동가로서 투철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독립운동의 활동상황을 매일매일 일지를 기록하고 전국적으로 전개되는 운동의 상황을 수집하고 분석하고 정리해서 정보를 독립운동본부요원들에게 제공하여 정세를 판단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후세를 위해 자료보존을 위한 소중한 사명을 수행했던 인사였다. 역사는 기억이요, 기억은 기록으로 남아야 역사자료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도 열심히 목숨 걸고 투쟁한 독립운동 비사(秘史)가 정확한 기록으로 남지 않았으면 모든 역사가 모든 이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3.1운동은 종교인들이 계획하고 주동하여 거국적으로 결집하여 전 국민을 일깨우고 동참하게 하는 추동세력이었다. 33인중에 천도교 대표 손병희 선생의 탁월한 지도력과 애국심, 기독교 대표 이승훈 선생의 추진력이 탁월하였던 점과 애국충정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으며 불교 대표의 백용성 선생의 협력 등을 생각할 때 3.1운동은 종교인들의 구국적 신앙심이 순교적 결단으로 결집된 운동체가 되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종교인들이 일어나 앞장서서 구국일선에서 몸을 던져 나라를 구해낸 사례를 보면 건전한 종교들은 신도들에게 대의를 가르치고 애국적 신앙을 실천하는 것을 가르친 것에서 비롯된 것을 삼일운동에서 확인하게 되었다.

  3.1운동은 망국의 설움을 안고 고종황제의 승하에 대한 의혹과 함께 슬픔에 빠져있었던 민중들이 3월 1일 황제의 인산일을 기해서 거국적인 만세운동으로 민중봉기를 가능케 한 것이다. 만세운동에 참여한 수가 202만여 명, 시위횟수가 1,542회, 사망자가 7,500명, 부상자 15,961명, 피체포차 46,948명, 파괴 및 전소된 민가 715동, 교회 74개소, 학교 2개 등이었다. 3.1운동에는 기독교인 16인, 천도교인 15인, 불교 2인 등 33인이 독립선언문에 민족대표로 서명하였고 그 외에 17명이 주요 임무를 맡아 활동하였다. 3.1운동은 전 국민이 전국적으로 참여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와 같은 대사를 결정하는 데는 그 중심세력이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3.1운동에 천도교인들이 가장 열심히 참여한 것은 그들은 동학농민운동으로 농민전쟁까지 치르고 극심한 탄압을 받았기 때문에 역사의식이 강하였고 전국적 조직과 훈련된 투사들이 많아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였다. 무엇보다 손병희 선생과 최린 선생과 같은 지도자들의 신념과 애국충성심과 전국적 조직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막대한 재정을 상당부분 부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독교의 지도자인 이승훈 선생과 길선주 선생, 정춘수, 박희도, 함태영 목사 같은 지도자가 전국교회와 신자들을 동원할 수 있었던 것은 1907년 평양 대 부흥 운동으로 성령으로 충만한 기독교지도자들이 전국교회와 노회의 조직을 통해서 경향 각지의 모든 신자들을 일시에 동력화 할 수 있다.

  3.1운동의 특징 중에 하나가 천도교와 기독교가 상극의 관계에서 있었지만 정부로부터 사교라고 핍박을 받았기 때문에 동병상련의 처지에서 민족독립이라는 애국심으로 연대하여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였다. 이러한 민족적 수난시대를 겪으면서 민족의 생존을 위해서 투쟁할 때 세계 역사의 운행하시는 하나님께서 약소민족들의 고통을 굽어 살피셨다. 그래서 세계1차 대전을 일으킨 동맹국의 패배와 함께 파리강화회담에서 미국대통령 윌슨으로 하여금 민족자결주의를 선언하게 함으로 결정적인 기폭제가 되게 하셨다. 그리고 산업혁명, 문예부흥, 시민혁명 등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성리학의 퇴보와 함께 봉건사회의 붕괴를 재촉하여 인간존엄사상으로 자유, 평등사상이 싹터서 세계적인 근대화 물결이 밀려오게 되었다. 동학운동의 민중봉기와 기독교의 민주화, 인권운동이 결속하여 민족해방운동의 폭발적인 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민족의 자주독립의 원동력이 되었던 종교 간의 대화에 협력의 모델을 발전시켜서 남북한 평화통일 운동을 발전시켜 나가도록 종교인들이 준비해야할 것이다.



3. 구체적 실천운동

  지구상에서 우리민족은 가장 대화가 부족하고 대화의 기술과 대화의 위력을 불신하고 있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과 평화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가장 절실히 필요한 일이 대화이다. 가톨릭 신학자 한스큉은 세계윤리구상이라는 책에서 “종교 간의 대화 없이는 종교 간의 평화는 있을 수 없다. 종교 간의 평화 없이는 국가 간의 평화는 있을 수 없다. 우리의 지구를 위한 공동의 윤리적 규범을 고려하지 않고는 종교 간의 성공적인 대화는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하나의 지구윤리가 없어서는 우리의 지구의 생존은 없을 것이다”라고 역설하였다. 3.1운동은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에서 자유와 평등사상, 인권과 약자보호사상에 근거한 민족자결주의가 잉태되어 민족독립운동으로 발전하였다. 현재 통일문제를 다루는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통일이라는 용어를 신중하게 고려해서 사용하자는 것이다. 적화통일, 무력통일, 북진통일, 흡수통일, 합의통일, 평화통일 등의 용어에 대한 잘못된 기억들이 통일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반도 화해협력을 통한 양진영의 평화로운 합의과정을 통한 평화를 목표로 하는 평화를 공유하는 평화통일을 추구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믿음을 생산하는 종교계가 불신을 물리치고 신뢰를 쌓아가면서 서로가 동족에게 인도적인 사랑을 나누는 일부터 시작해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통일작업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도 한결같이 사람과 사람간의 공감과 통합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사람중심의 통일정책이어야 하고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삶의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간의 삶의 모든 영역 가운데는 일차적으로 생명과 관계되는 가장 시급한 굶주림과 질병과 의식주 문제가 연관된 경제협력이 우선이고 그 다음이 문화와 생태환경, 가족, 행복추구 등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 정치적인 문제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나 정치적 문제나 체제와 이념문제를 앞세움으로 대화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어리석음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과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 종교계가 앞장서야할 것이다. 종교계가 사회통합과 민족통일을 위해서 우선적으로 모든 종단, 종파, 간에 연합과 일치를 이루어 나가야할 것이다. 모든 종교계가 분쟁하지 말고 평화로워야할 것이고 그 다음에 모두가 힘을 합해서 평화를 위해서 일해야 할 것이다. 한국 종교계가 성북동과 수유리와 같이 종교 간에 함께 손을 잡고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며 지역의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실천운동이 바로 사회통합과 민족통일의 첩경이 될 것이다. 한반도 화해와 협력과 평화를 위한 범종단협의회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활동해야만 할 것이다.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학술/ 한국복음주의협의회 3월 월례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