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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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이 소리를 내거나 물결이 거칠어지고 흐름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이유가 있어서이다. 바위에 부딪치거나, 꺾이는 구간이 격하거나, 절벽으로 내리 떨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우리가 몸담고 있는 한국교회라는 실존의 주변 여건 역시, 하나님의 섭리 속에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 또한 하나님의 섭리가 흐를 인간적 측면의 이유와 근거가 있을 것이다. 무너질 이유가 있으니 무너뜨려 다시 세우시려는 것이든, 더 격렬한 싸움을 싸워야 하니 무너짐과 일어남 속에서 더 강한 전투력을 배양시키시려는 것이든, 이유는 있을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분명히 하강곡선을 타고 바닥을 향해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지금이 바닥은 아니고 훨씬 더 깊은 계곡으로 굴러 떨어질 것이다. 우리는 거세게 다가오는 주변 상황과 그에 대처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무기력함을 보며, 더 깊고 축축한 바닥을 향해 내려갈 우리의 예견된 모습에 가슴 답답함을 느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의 교회를 다시 세워, 영광을 선포하실 때까지 우리 교회들은 그래도 나름으로 반듯한 노력과 다시 일어설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 또 우리는 힘이 들수록 더욱 사회 설득의 노력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이루어내야 한다.
언젠가 하나님께서 세우실 때까지, 끈기 있게 살아남아 있어 단숨에 일어설 수 있는 힘을 확보하고 바르게 존속함으로 등불로서 빛을 유지해야 한다.

1. 납세에 훈련되지 않은 종교인의 미숙함
교회 지도자인 목사는 법을 공부한 적도, 회계학을 공부한 적도, 행정을 공부한 적도 없고, 더욱이 세무관련 업무는 지극히 일천하다. 오직 성경을 연구하고 그 성경을 바로 해석하기 위해 주변 학문을 공부했을 뿐이다. 대부분이 기도하며 소위 말하는 교회 부흥이 하나님의 나라 확장이라 믿고 그것을 위해 힘을 쏟았다.
한국 기독교 100년 역사에 있어서 한국교회의 교역자는 납세를 경험한 적이 없기에 납세관련 지식도, 경험도, 감각도 없다. “막연히 어떻게 되겠지”, “나는 면세점(免稅點) 이하니까” 하는 지극히 단편적이고 분명하지 못한 개념만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무지(無知)는 죄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사회적으로 미발달된 영적 구도집단인 교회에서, 납세와 관련하여 사회화된 체험을 전혀 하지 못하고,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하나님의 은혜로 여겼던 교회와 목회자는, 어떤 것이 세금을 내야 할 항목인지 아닌지를 정하는 것부터가 어렵다.
작은 교회라고 예외는 아니다. 지인이나 여러 교회로부터 받은 선교지원비나 목회지원비가 생활비로 쓰여지는 부분이 많다. 그것을 납세적 관점에서 본다면 면세점 이하라는 이해는 전혀 다른 의견이 생길 것이다.
선교사도 예외는 아니다. 선교비중 선교사 생활비로 지출되는 부분은 급여인 납세자료를 제출할 부분인가, 아니면 선교의 부분인가. 그렇다면 일반 목회자와의 균형은 무엇인가.
보통 복잡한 문제가 아닌데, 한국교회와 교단 각 연합기관은, 어떤 당국과의 교섭 및 교육계획과 지도자료를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종교인 과세라는 복잡한 내용을 당국의 발표대로 받아들인 것이 전부가 아닌지 우려된다.
교역자의 무지로 수없이 많이 발생될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누군가가 의도를 품고 납세자료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진다면 어떤 일들이 나타날 것인지 생각해 보았는가.
다만 아무런 구체적 지침과 준비 없이 1년여 후 다가올 혼란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지금과 같은 영적 하강기는 더욱 가속 페달을 밟을 것이며, 종교인 납세는 교회의 사회 친화적 요소가 아니라, 오히려 미숙함으로 인해 더 큰 비난을 받게 될까 마음이 불편하다.

2. 우려되는 3년과, 그 동안 혼란의 수렁에 빠질 위기의 교회
교회가 개인 납세에 익숙해지는 적응기간은 적어도 3년 이상으로 본다. 더 많은 교회와 목회자가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 기간을 짧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적응기간이 짧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교회가 무참하게도 쑥대밭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별로 유쾌하지 못한 일이다.
얼마나 많은 판단과 비판, 그리고 갈등이 일어날 것인가. 이제 교회 대표기관들은 당국과의 교류 속에서, 이 사회를 위한 종교의 유효적 고유기능을 설득시켜 종교인들을 순기능적인 면에서 보호할 납세제도를 확립하도록 해야 한다.

3. 납세문제를 통해 가속화될 교회 혼란
종교인 납세가 어려운 문제라는 것은, 그 시행 시점이 한국교회의 가장 안 좋은 하강곡선이 본격화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종교인 과세’가 교회를 보호하고 목회자를 보호할 좋은 분위기에서 준비되어지는 사항이 아니라, 반대로 교회와 목회자의 단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앞세워 교회가 혼란케 될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미숙한 교역자가 복잡한 납세의 결점을 생산했을 때, 그것은 폄하(貶下)하여 문제를 확대시킬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가뜩이나 발화할 기회를 찾고 있으며, 파국을 준비하는 갈등의 교회에는 혼란을 가속화하는 또 다른 빌미가 될 수 있다.

4. 종교의 고유성과 사회적 기능을 인정하지 않는 미숙한 잣대
종교의 고유성과 사회적 기여 기능성을 인정하지 않은 미숙한 잣대의 적용은 예상치 못한 많은 어려움을 유발할 것이다. 편향된 여론이 어떤 결정을 주도한다면 그것은 ‘포퓰리즘’이다. 지금 종교인 과세는 종교의 고유목적을 고려치 않은 형식논리에 치우치고 있음을 우려한다.
과연 이 사회에서 종교의 기능과 역할은 무엇인가. 사회 역시 종교를 통해 이룰 최고의 역할과 사회적 순기능과 기여를 유도함으로써, 이 사회를 보다 원활하게 하고 기쁨으로 지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진납세가 아닌 의무납세, 강제납세는 자칫 잘못하면 범법자를 양산할 수 있고, 납세자의 수세자에 대한 종속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것이 종교인들의 추락으로 나타난다면, 그것으로 인해 얻는 사회적 유익은 무엇이 있겠는가.

5. 종교 논리와, 납세로 인한 시장경제 논리의 혼합 속에서, 비틀릴 현실의 가능성
이제 교회와 세상은 각각의 위치에서 종교논리와 납세로 인한 시장경제논리가 혼재되어 일어나는 예상치 못한 장면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의도한 자의 의도일 수도 있고, 의도와는 전혀 다른 어떤 모습일 수도 있다.
어떤 장면이건 깊게 사고하고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시행은 큰 부작용을 발생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종교인의 지나친 사회참여와 정치참여, 그리고 종교와 정치의 분리원칙에 의해 진행되던 교회의 정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그것은 결코 교회도, 국가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누가 이 장면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인가.

6. 납세의 범위와 한정에 대한 분명한 노력
종교적 특성을 인정하고, 역기능 양산으로 인한 혼란이 아니라 순기능의 발휘를 이룰, 종교의 사회기여와 특성을 인정한 합당한 법제를 위해 남은 기간을 활용해야 한다.
기독교의 입장에선, 일부 대표성이 없는 왜곡된 비선이 아닌 기독교의 공식 대표진과, 기독교에 대한 바른 인식과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정부 당국자간의 바른 인식의 합치가 이루어져야한다. 진지하고 진정된 협의와 일치된 결론으로, 종교의 의미 있는 사회기여와 공헌 달성을 위한 종교인 과세 관련 합법의 범위와 한정을 설정해야 한다.
교단이나 교계 대표기관은 당국과 합의되어 이루어진 분명한 내용들을 항목을 설정해서, 모든 대상자들이 오류가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계도와 교육을 해야 한다. 처음 시행되는 종교인 과세의 문제를 한 순간의 공포로서 시행착오 없이 이루리라는 안이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7. 우리의 영적 준비와 대처
천하만물이 다 때와 기한이 있다. 지금은 복음의 본질을 추구해야 할 때이다. 원초적 복음의 뜨거움과 구원과 회복과 영적 대각성의 때를 간구해야 할 때이다. 하나님께서 다시 이 땅에 부흥의 때를 주시면, 우리는 그 순간을 통해 다시 불타오를 것이다. 그것을 위해 우리는 지금 성장과 부흥을 위해 우리의 힘을 다하는 것만이 아니라, 흠결 없는 교회를 위해서, 약점 없는 교회를 위해서 우리의 목회적 힘을 나누어 사용해야 한다.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고 깨지지 않은 견고함을 확보해야 할 때이다. 지축이 흔들리고 사방이 혼란스러울 때 살아남은 자는, 그 풍랑과 폭풍 뒤에 노아의 방주 안의 생물처럼 새 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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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종교인 과세 시행에 대한 교회의 과제 및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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