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 강성률 목사(신촌예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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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밤에 왕이 잠이 오지 아니하므로 명하여 역대 일기를 가져다가 자기 앞에서 읽히더니 그 속에 기록하기를 문 지킨 왕의 두 내시 빅다나와 데레스가 아하수에로왕을 모살하려 하는 것을 모르드개가 고발하였다 하였는지라.”(6:1-2).

 

에스더서는 하나님’ ‘여호와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는 책입니다. 하지만 총 10장까지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하나님의 숨결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책입니다. 오늘은 본문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기도한 백성들에게 어떤 은혜를 베푸시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여기 나오는 이 밤은 아말렉인 하만이, 자신에 대하여 신임이 두터운 페르시아 제국의 대왕 아하수에로왕에게 모르드개의 목을 구하고자 왕궁 바깥뜰에 나선 날 밤이었습니다. 하만은 한갓 궁지기 신분의 모르드개가 제국 서열 두 번째인 자신에게 절은커녕 무릎도 꿇지 않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22.5미터 높이 되는 나무에 그를 달 것을 결심하였습니다. 이미 그는 아하수에로왕 121213일에 모르드개를 포함하여 유대인을 전멸시키도록 왕으로부터 허락 받았지만(3), 아직 1월이었기에 당장 모르드개를 처형하지 않는다면 11개월 만큼 더 자신 앞에서 미동도 없는 모르드개를 보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왕과 하만은 왕후 에스더가 유대인이며, 모르드개가 딸처럼 양육하였던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왕의 어인이 찍힌 조서대로 한다면 에스더도 유대인이기 때문에 죽임을 당해야 했습니다. 에스더는 그 점을 파고들었습니다. 유대인을 멸하면 자신도 유대인이기 때문에 도매금으로 죽임을 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왕에게 호소하면서 하만의 만행을 고소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나라 법은, 왕이 부르기 전에 궁전 안뜰로 들어가 함부로 왕에게 나아가면, 남녀노소 누구든지 죽음을 면할 수 없었습니다. 오직 한 가지 살길은, 왕이 자기 앞으로 나아오는 자를 향하여 금으로 만든 홀을 직접 내밀어 주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때 아하수에로왕은 한 달 동안 왕후 에스더를 부르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에스더는 유대인 모두가 죽게 된 상황에서 마냥 있을 수 없었습니다. 모르드개를 통하여, 도성 수산궁에 있는 유대인들이 사흘간 그녀를 위하여 금식하도록 청하였습니다. 자신도 시녀들과 함께 금식한 후 죽으면 죽으리라.” 결심하고 왕 앞으로 갔습니다(5:16-17).

 

하나님께서 아하수에로 왕의 마음을 감동하게 하셨습니다. 왕의 눈에 에스더를 무척 사랑스럽게 보이도록 한 것입니다. “왕후 에스더가 뜰에 선 것을 본즉 심히 사랑스러우므로 손에 잡았던 금홀을 그에게 내어미니 에스더가 가까이 가서 금홀 끝을 만진지라.”(5:2). 에스더가 금홀을 만지자 왕이 말하였습니다. “왕후 에스더여 그대의 소원이 무엇이며, 요구가 무엇이뇨. 나라의 절반이라도 그대에게 주겠노라.” 그러자 에스더는 왕이 하만과 함께 에스더가 베푼 잔치에 참석하기를 청하였고, 왕과 하만은 에스더의 요구대로 하였습니다.

 

타이밍이 있는데 에스더는 지나치게 심사숙고한 나머지 잔치 첫날에는 왕을 청하였던 목적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잔치 첫날부터 다짜고짜 사정을 말하여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왕이 에스더의 소원을 마음으로부터 준비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에스더는 다음 날도 자신이 베푼 잔치에 왕이 하만과 함께 참석하기를 청하였습니다(5:8). 하지만 늦은 결정이 하마터면 큰 화근이 될 뻔하였습니다. 이후 하만은 에스더가 베푼 2차 연회 전에 모르드개를 죽이기 위하여 22.5미터나 되는 나무를 준비하였기 때문입니다.

 

조선시대에 수양대군은 왕이 되어 조카 단종을 강원도 영월에 유배시켰습니다. 이에 분개한 신하들이 단종 복위 운동을 벌였습니다. 명나라 사신이 오는 날에 거사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거사를 모의했던 사람 가운데는 무사였던 유응부와 문인이었던 성삼문이 있었습니다. 유응부는 이 일이 새어 나가기 전에 바로 거사를 해야 한다고 서둘렀지만, 문인이었던 성삼문과 다른 사람들은 때가 아니라고 하면서 다른 날로 미루었습니다. 그 결과 김질에 의하여 일이 탄로되고 말았습니다. 그들이 옥에 갇혔을 때 유응부는 고문을 당하면서 군인이 입만 산 서생들과 같이 계획을 짜면 안 된다더니 과연 그 말이 맞더라.”고 한탄하였습니다.

 

이처럼 거사는 머뭇거리거나 미루면 화근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조심스러웠던 에스더는 자칫 모르드개가 하만에 의하여 죽임을 당한 후에야 하만을 죽여달라고 왕에게 요청할 뻔하였습니다. 모르드개가 죽은 상태라면 에스더는 비록 하만과 그의 가족, 아말렉인을 멸절시킨다고 해도 슬픔이 떠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만이 모르드개를 나무 위에 달기 위하여 바깥뜰에 대기하던 날 밤, 아하수에로 왕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잠들기 위하여 엎드려 자거나 숫자를 거꾸로 세는 대신, 신하에게 왕들의 일기를 펼쳐 읽게 하였습니다. 마침 두 내시 빅다나와 데레스가 왕을 모살하려고 했던 것을 모르드개가 발견하여 고발하였던 장면을 폈습니다. 왕은 모르드개에 대하여 어떤 상급도 내리지 않았던 것을 알고, 하만을 불러 왕이 존귀케 하려는 자에게 어떤 상을 내려야 할지 물어보았고, 하만은 왕이 입는 의복을 입게 하고, 왕이 쓰는 관을 쓰게 하며, 왕이 타는 말을 타게 하여 왕의 방백 중 존귀한 사람의 손에 붙여서 성 중 거리로 다니며 왕이 존귀케 하기를 기뻐하는 사람에게 이같이 할 것이라 하게 하소서.”(6:9내용). 말하였습니다. 왕은 그가 한 말대로 모르드개에게 행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하나님께서는 모르드개에 대하여 하만이 입도 벙긋 못 하게 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에스더와 수산성에 사는 유대인들의 기도로 인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첫째, 왕으로 하여금 에스더를 사랑스럽게 보게 하였습니다. 둘째 에스더가 비록 잘 못 판단하였지만, 하나님께서는 에스더의 실수까지도 하만이 모르드개를 왕에게 참소하지 못하도록 입을 막음으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하신 점입니다. 셋째는 화가 복이 되어 그들을 멸망시키려고 하였던 유대인의 대적 하만과 그의 가족 그의 민족이 모두 멸망당하였을 뿐만 아니라, 모르드개는 왕의 다음이 되어 유대인의 유익을 도모하였던 점입니다.

 

이처럼 기도는 성도들에게 좋은 일들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화가 복이 되게 하며 또 보이지 않는 재앙에서 벗어나게 하십니다. 쉬지 않고 기도하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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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독연 칼럼] 강성률 목사의 ‘기도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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