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12(목)
 

박윤식목사, ‘이단시비’ 한(恨) 풀고 떠났나


 
한국교계 이단감별사들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당해온 박윤식목사가 오랜 암투병 끝에 엊그제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리원이 고향인 박목사는 해방정국의 혼란 속에서 단신 남하하여 지리산 공비토벌대에서 복무했으며, 청년 시절에 성경을 수백독 읽고 독학으로 성경을 공부하여 교회를 개척했다. 그러나 신학적 훈련이 없는 상테에서 한 몇 편의 설교가 문제되어 이단시비에 휘말렸다.
이후 호헌측과 합동보수측 총회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여 신학적 체계를 갖춘 박목사는 평소에 교회에서 가르쳐온 설교와 성경공부 내용을 정리해 ‘구속사 시리즈’라는 탁월한 저술을 남겼다. 구속사 시리즈는 현재 9권이 발간되었고, 3권은 초고가 완성되어 유고작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또 60여년의 성역을 통해 7만여 명에 이르는 대형교회를 이루고, 국내외에 300여 개의 교회를 개척해 자립시켰다.
박목사에 대한 이단시비는 70년대 말 변찬린의 ‘성경의 원리’를 인용해 한 몇 편의 설교에서 비롯됐다. 이단감별사들은 변찬린이 통일교에서 원리강론을 배운 일이 있다는 사실을 내세워, 박목사가 “하와가 뱀과 성관계를 하여 낳은 것이 가인이라고 설교했다”며 유사 통일교 이단이라고 공격했다. 박목사는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해명했으나 그들은 공격을 맘추지 않았다. 이로인해 박목사는 이빨이 모두 빠지고 대상포진을 앓는 등 말할 수 없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후에 법정에서 이단감별사들의 이 모든 주장이 조작되었음이 밝혀지고, 한기총에서 재검증을 통해 이단해제를 결단했지만, 그때는 이미 박목사는 중병을 앓고 있었다.
이단감별사들은 자신들만이 이단으로부터 한국교회를 지킨다는 ‘불굴의 확신’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그들의 확신은 마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종교와 신념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무참히 살해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희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요 그 혀로는 속임을 베풀며 그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고 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고 그 발은 피 흘리는데 빠른 자들이라”(롬 3:13-15).
박윤식목사는 그나마 최근 한기총의 재검증 결과 이단해제 판정을 내림으로써 그 한을 반쯤이라도 풀고 떠났을지 모르겠다. 남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하면 제 눈에는 피눈물을 흘리는 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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